우리 카지노

분류(과명) : 백합과 (여러해살이풀)
원 산 지 : 중국의 서부
역 사 : 고려시대 이전부터 재배

생각 #01. 모두 쉽다지만 내겐 어려운

일상적으로 밥상에 차려지는 음식들에서 빠지지 않는 채소 중 하나가 우리 카지노다. 1차적으로 자급자족 농사를 원했던 나는 농사 첫 해부터 파를 키우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 카지노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봄에 밭에 키우기 시작하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 작물- 감자, 고추, 참깨 등 은 따라 농사짓기가 좋다. 그런데 우리 카지노는 언제 어떻게 키우는지 밭에서 잘 보이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영부영하다 첫 해에 우리 카지노를 키우는 것을 놓쳐 버렸다.

오히려 밭마다 남은 것이 별로 없는 겨울이 되고 나서야 뒷집 할머니도, 옆집 할머니도 밭 어딘가에 우리 카지노를 키우고 있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할머니들의 밭에서 한 겨울에 유일하게 남아 서 있는 작물이 우리 카지노였다. 그래서 다음 해엔 봄이 되기가 무섭게 물어보고 다녔다.

"어머니~ 우리 카지노는 언제 심어요?"

"아 이제 슬슬 씨 부서(부워)놔~"

"씨 뿌려 놓으면 돼요?"

"아 여름 되면 엥겨 줘야제(옮겨 줘야지)"

"생각보다 파 키우기 어렵네요..."

"파 키우기가 뭐시 어려붜? 거름만 마이 주면 되제."

두 번째 해엔 할머니들 말을 따라 했다. 하지만 옮겨 심을 때 1/3 정도가 죽었고, 잠깐 주변 잡풀을 제거해 주지 않은 틈에 사라진 파가 많았고, 평소처럼 무투입(*퇴비, 비료 등을 투입하지 않고 키우는 농법)으로 내버려 뒀더니 우리 카지노가 아니라 실파도 겨우 얻기 힘든 결과만 얻었다.

세 번째 우리 카지노 농사를 앞두고 오랫동안 우리 카지노를 키워 먹은 여성들에게 다시 재배법을 묻고 다녔고,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아직 실력이 없는 농부이기에, 밭에 직접 씨를 뿌려 옮겨 심지 않고 모종판에 씨를 뿌려 모종을 옮겼다. 어릴 때 주변 잡풀을 제거하는 일에 힘썼고, 우리 카지노만큼은 무투입으로 키우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 숙성한 거름을 넣어 주었다. 세 번의 시도만에 우리 카지노스러운 우리 카지노를 얻었다. 월동도 시켰다.

우리 카지노 키우는 법을 물을 때면 동네 할머니들은 하나같이 '씨 부서(뿌려) 놨어? 그럼 됐어잉~' 이라며 큰 일 아니라고, 뭐 그리 간단한 일을 묻느냐는 듯 답하곤 했다. 그토록 쉬운 일을 나는 삼 년 만에 겨우 감을 잡는다. 여전히 감 잡지 못한 농사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언젠간 나도 그토록 간단하고 쉬운 일인 듯 말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살면서- 남들은모두쉽다지만, 나는어려운일이늘있었다. 나만어려운, 유독나에게만어려운일도있었다. 돌이켜보니'나만', '유독나에게만' 이란수식어가붙던순간은주변사람들은그렇지않은듯보여서, 나를더혹독하게채찍질하며구석으로스스로를몰아갈때였다. 그런데농사를지으면서는내가어렵게여기는것을당연시여기게된다. 평생을농사를지어온어른들앞에서나는비교대상이못된다. 서른번, 마흔번아니쉰번도넘게우리 카지노를키워본할머니와겨우세번키워본나를어떻게비교할수있으랴.

한 해, 또 한 해가 지나가면 나도 조금씩 쉬워지겠지. 시간이 필요한 것이겠지. 사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 내게 시간을 줘야지 무슨 일이든.

생각 #02. 파우리 카지노

파 농사를 잘 짓지 못했을 땐, 파를 우리 카지노째 뽑는 것이 아까워 잘라먹었다. 그런데 파를 곧잘 키울 수 있게 된 후로는 우리 카지노째 뽑아 수확한다. 파는 본래 전체를 다 먹는 식재료니 우리 카지노째 수확하는 것이 답이다.

물론 파의 우리 카지노를 요리에 쓰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파를 손질할 때면 파우리 카지노와 흰 줄기가 시작되는 경계에서 우리 카지노를 잘라내어 버리고 그 윗부분만 사용한다. 하지만 파우리 카지노는 분명히 식재료다. 파우리 카지노를 물에 담가 뒀다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흙을 완전히 제거해 육수를 만들 때 쓴다. 파우리 카지노가 많을 땐 잘 말려서 두고두고 이용한다. (감기 기운있어 생강, 대추, 계피 등을 달여 먹을 때 나는 이 파우리 카지노도 꼭 넣는다)

버릴 수 없는 식재료이자 약재이기 때문에 파우리 카지노에 집작 하기도 하지만, 파우리 카지노는 내가 농사짓는 땅의 상태를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다른 채소들을 우리 카지노째 뽑을 때도 나는 우리 카지노의 상태를 면밀히 살핀다. 얼마나 깊이 땅 속으로 우리 카지노가 뻗어 나가는지, 우리 카지노가 얼마나 건강하게 보이는지는, 그 속을 알기 어려운 땅을 보기 위해 중요하다.

수확 후 바로 손질하지 않고 며칠을 내버려 뒀어도, 우리 카지노를 물에 잠시 담아 놓으면 어느새 물속에서 숨 쉬듯 살아나는 것을 본다. 흙에서 뽑혀와 며칠간 다 말라 버린 듯 보였지만 여전히 살아 있다.

뿌리가 아닌 흰 줄기와 푸른 잎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나는 뽑아 놓은 우리 카지노를 볼 때면 뿌리만 보게 된다. 잘 보지 않는 부분을 보게 되는 일. 남들이 버리는 부분을 귀하게 여기게 되는 일. 다 농사 탓에 생긴 버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