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투약을 마무리하고 스테이션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차, "♬♪~♬♪~♪" 간호사를 찾는 콜벨이 울렸다. 코로나19 바카라 꽁 머니들은 입원해 있는 병실 밖으로 나올 수 없기에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할 때, 콜벨을 누르게 된다."어! 제가 가 볼게요."임상에 있을 때, 귀에 박히도록 콜벨 소리를 들었고 소리를 듣자마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콜벨이 울리자마자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 도움을 요청한 병실을 확인했다. 그리곤 두 다리를 감싸고 있는 방호복이 서로 스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릴 만큼, 빠른 발걸음으로 병실로 향했다. 이 또한 습관처럼.
"위~잉~" 병실 문을 열자마자 창가 쪽에 설치되어 있는 이동식 음압기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병실 문을 닫고 입원해있는 5명의 바카라 꽁 머니들을 한눈에 쭉 둘러보는데,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훔치고 있는 한바카라 꽁 머니를 발견했다.순간, '무슨 일이지? 어디가 많이 아픈 걸까?'란 생각이 들었다.
왜 울고 있어요, 괜찮아요?
라며 곁으로 다가가니, 앳된 얼굴의 바카라 꽁 머니는 대답 대신본인의 귀에 대고 있던 핸드폰을 내 쪽으로 건넸다. 두 겹의 글러브를 낀 손으로 핸드폰을 건네 받았다. 그리곤 "제가 받아 볼까요?"라고 물으니, 바카라 꽁 머니는 겨우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가 자꾸 어제부터 침대 밑에서 누가 쿵쿵 친다면서 무섭다고 해요. 원래 겁이 많은 편이긴 한데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새벽에도 자꾸 잠에서 깨고 잠을 거의 못 잤다고 그래요. 제가 걱정이 너무 많이 돼서요. 혹시 가능하면 병실을 바꿔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좀 괜찮아질지, 부탁 좀 드려요."
"네, 많이 불안하셔서 그런가 봐요. 어머님, 제가 우선 바카라 꽁 머니분이랑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 볼게요. 그러고 나서도 바카라 꽁 머니분이 병실을 바꾸길 원하시면, 병동 상황을 확인해 보고 상의드려볼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 혹시나 다른 전달사항이 생기면 직접 다시 전화드릴게요."
홀로 병원에 격리되어 있는 딸에 대한 걱정이 가득 담긴 엄마의 목소리.울면서 엄마에게 너무 무섭다, 잠도 제대로 못 잔다며 전화하는 딸이 얼마나 안쓰러울까. 오직 핸드폰으로만 연결되어 있는 채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은 전화로 딸을 달래는 것. 그리고 딸을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그것이 엄마의 최선이기에, 나는 어머님이 내게 전하는 이야기들을 마음을 다해 들었고, 조금이나마 걱정을 내려둘 수 있도록 답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릴게요.'
바카라 꽁 머니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의료진으로서, 이제껏 수많은 바카라 꽁 머니와 보호자들 곁에서 간호했던 경험을 바탕 삼아 이 상황을 잘 해결해 드리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내 가슴속을 가득 채웠다. 이 또한 '간호'이지 않을까 싶었다. 누군가를 '간호한다'라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처치 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니까. 약물을 투여하고, 이상 징후가 없는지 체크하고 치료 과정이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뿐만이 간호가 아니니까. AI가 간호사를 완벽히 대체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바카라 꽁 머니를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그의 심리적인 아픔까지도 '간호'하는 그 과정엔 반드시 '공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바카라 꽁 머니를 간호하는 간호사의 역할도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두려움, 불안, 스트레스, 죄책감 등의 바카라 꽁 머니의 심리적 문제도 간호의 범주 안에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본원 간호사 선생님에게 전달을 한 후 다시 바카라 꽁 머니 옆으로 갔다. 여전히 울고 있는 바카라 꽁 머니의 어깨를 다독이며 마음이 좀 안정될 때까지 옆에 있겠다고 말했다. 극도로 불안할 땐, 누군가 나를 위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진정될 수 있으니까. 그리곤, 자연스럽게 어떤 점이 불안하고 힘든지 표현할 수 있도록 질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