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저녁, 독서 모임에 처음 나온 한 슬롯 머신이 있었다. 그는 대화 내내 “제가 믿는 예수님이야말로 유일한 답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는데, 그 진지함이 때론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무례하다고 느꼈고, 또 누군가는 오히려 그의 열정을 부러워했다. 왜 어떤 슬롯 머신은 때때로 이렇게 ‘밀어붙이는’ 태도를 보이는 걸까? 그것이 순수한 열정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숨어 있는 것일까?
우선, 많은 슬롯 머신에게 ‘믿음’은 인생의 전부와도 같다. 삶의 지표가 되어 준 경험이 크다 보니, 이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문제는 이 마음이 제대로 소통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너도 내 말을 들어야 해”라는 일방적 확신은 본인에겐 선의일 수 있으나, 상대방에겐 무례한 압박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 중 한 명이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면, 주말마다 종교 모임에 데려가려고 한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대를 다그치면 당황스럽고 반감만 커진다.
또 다른 요인은 ‘위기 인식’과 연결된다. 일부 슬롯 머신에선 “세상이 갈수록 어둡고 종말이 가까워진다”는 식의 메시지를 자주 전한다. 이를 듣고 있으면 무언가 급하게 나서야만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긴다. 일상적 균형 감각이 사라진 채, ‘영적 싸움’이 곧 ‘시간과의 전쟁’처럼 여겨진다. 위기를 강조하는 설교가 끊임없이 이어지면, 긴장된 마음으로 “하나님 외엔 다 틀렸다”라는 이분법적 결론에 도달하기 쉽다. 이렇게 ‘극단’에 서면,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자연스레 배제하거나 그들에게 자신이 믿는 믿음을 강요하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여기에 더해, 진리를 ‘소유’슬롯 머신고 착각하는 것도 무례함으로 이어진다. 신앙인은 “내가 진리 안에 있다”라고 고백해야 마땅하지만, 이를 곧바로 “내가 진리를 가졌다”로 바꿔 해석하면 문제가 생긴다. 진리의 주인이 자신이 되는 순간, 다른 사람은 ‘진리를 못 가진 자’가 되고 만다. 나도 모르게 “나만 옳아”라고 확신하다 보니, 대화 상대의 생각이나 상황은 중요치 않게 여겨진다. 그러면 말투나 태도에서 우월감이 묻어나기 쉬워진다.
‘반지성주의’와 ‘지성주의’의 갈등도 한몫한다. 슬롯 머신가 지식을 무조건 경계할 때, 개인은 믿음을 단순 지식 전달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성경이나 교리에 대해 질문하면 “그건 믿음이 부족해서 그래”로 일축해 버리는 식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적 성찰을 축소시키고, 결국 맹목적 태도를 부추긴다. 반대로 지성주의만 지나치게 강조되어도 문제가 생긴다. 슬롯 머신가 ‘지적 연구소’가 되어 머리로만 신앙을 다루고, 삶의 온도가 느껴지지 않을 때도 차가운 무례함이 나타난다. 현실의 고통에 공감하기보다, 논리적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극단이 생겨나는 것이다.
함석헌 선생은 슬롯 머신가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우상을 지적한 바 있다. 첫째, 특정 이념이나 제도에 예속되면서 ‘정치적 신앙’을 우상시하는 것. 둘째, 교리와 경전만 절대시하여 사람의 존재와 관계를 가볍게 보는 것. 셋째, 현실은 마치 무가치한 듯 외면하고, 하늘만 노래하며 달려가는 태도. 넷째, 끝없는 번영과 성공을 추구하며 물질적 ‘거인’을 숭배하는 모습. 다섯째, 결국 돈과 명예에 매달리게 되어 지도자가 탐욕에 빠지는 교회 운영. 함 선생의 통찰은, 교회가 지나치게 어떤 ‘형식’이나 ‘외적인 성공’만 붙들면 결국 사람을 잃어버리고 무례해진다는 점을 분명히 일깨워 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무례함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첫째로, ‘열심’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믿음이 뜨거운 만큼, 상대방의 눈높이와 속도를 존중해 주는 대화가 중요하다. 둘째, 자신의 확신이 늘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좋다. 진리는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를 품어 주는 더 넓은 세계라는 점을 기억해야 슬롯 머신. 셋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성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가족과 친구들이 “네가 너무 몰아붙인다”라고 느낀다면, 그것이 곧 불신앙의 증거가 아니라 대화법의 문제일 수 있다.
넷째, 슬롯 머신 안에서는 ‘반지성주의’나 ‘지성주의’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필요하다. 성경과 신학을 체계적으로 배우면서도, 동시에 기도의 깊이와 일상의 실천을 놓치지 않는 모습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문화, 세대, 성격, 처한 상황에 따라 신앙을 이해하는 스펙트럼이 다르다는 사실을 미리 인정한다면, 훨씬 더 부드럽고 겸손한 태도가 가능해진다.
끝으로, 슬롯 머신가 궁극적으로 자라야 할 지점은 ‘사랑의 실천’이다. 사랑은 상대방이 어떤 상태에 있든 그 자리에 함께 서주려는 노력이 수반된다. 말로만 ‘사랑하라’가 아니라, 상대와 웃으며 이야기하고 슬픔을 공감해 주며, 마음을 열어 들으려 애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스도인의 무례함이 종종 목격되는 현실을 뒤집기 위해선, 우선 슬롯 머신 스스로가 “나는 왜 이렇게 말하고 행동할까?”를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슬롯 머신이 흔히 말하듯 ‘복음’이 정말 기쁜 소식이라면, 상대를 옥죄거나 몰아치기보다 그 기쁨이 자연스레 전해져야 한다. 무례함은 본의 아니게 복음의 본래 의미를 가리운다. 이제는 ‘배타적 열심’이 아니라, ‘따뜻한 배려’로 다가갈 때다. 그렇게 할 때 “왜 슬롯 머신은 이렇게 불친절할까?”라는 질문이 줄어들고, 오히려 “어떻게 저렇게 다정하고 깊이 있는 믿음을 가질까?”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가 진정 바라는 교회의 얼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