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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9. 2025
파라오 슬롯의 귀여운 반항
문어인형의 표정
파라오 슬롯 녀석과 영화를 보기 전 오락실에서
인형 뽑기를 한 적이 있다.
운이 좋게도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덥석 뽑혔던 문어 인형이다.
신기해서 날 잡고 갔다가 또다시 쉽게 뽑혔던 문어인형,
그때 이후로는 더 이상 쉽게 뽑히지 않았지만 파라오 슬롯 녀석이 원하는 색상으로 뽑아 왔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며 집으로 데려왔다.
뒤집으면
표정이 다르다.
아무리 살면서 사람도 이런 표정 저런 표정 짓는다지만, 인형의 화난 모습인지 울적한 모습인지는 보고 싶지 않았다.
매일같이
침대 위에 웃는 모습으로 올려놓으며 눈 떴을 때 미소가 지어지게 하는 파라오 슬롯
파라오 슬롯들을
기대하며 잠들었던 파라오 슬롯과 엄마다.
안 그래
도 아침형인 우리 가족인데,
새벽에 일찍 일어나도 너무 일찍 일어나는 파라오 슬롯 덕분에 6시 알람
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야 하는 상황들이 계속된다.
방학.. 심지어 겨울인데, 이불 돌돌 말아 7시까지만이라도 푹 자고 싶은 심정이다.
어제도 오늘도 파라오 슬롯 녀석이 꿀렁이며 움직여도 모르는 척 누워있었더니 스스로 거실로 나가 불을 켜고 사부작거린다.
다시 돌아오더니 웃는 모양의 문어인형을 마치 삐쳤다는 양 표정을 바꾸고는 조용히 침실 밖으로 나간다.
끝까지 못
본 척했더니 다시 와서는 엄마 얼굴에
퍽!
아빠 얼굴에
퍽!
하나씩 올려놓고 나간다.
"그냥 말로
해라
파라오 슬롯~=..=^"
"엄마 아빠는 왜 맨날 늦잠을 자요?!"
핸드폰 시간을 확인해 봐도 6시가 안 됐다.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는 게 반칙이
지~!"
"치!"
삐쳐서
거실로
나가더니
꼼지락거린 지
1분도 채 안되어
다시 돌아오는 파라오 슬롯이다.
"오늘 아침은 참 우울한
날이다
아~"
쬐깐한
게 한숨을 쉬며 문어인형을 들었다 놨다 하고는 머리맡에 다시 입이 삐쭉한 모습으로 다시 펼쳐둔다.
파라오 슬롯 녀석, 그래도 이불 돌돌
말아
누워있고 싶다.
알람이 울리고 아빠를
따라나서며 쫑알쫑알 폭풍 수다를 떨지만 아빠의 씻으러 들어간 화장실
문이 닫히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와 침실로 들어오는 파라오 슬롯이다.
"아휴.. 오늘은 엄마가 늦잠을 자네~ 우울하네~ 심심하네~ 문어도 심심하다네~"
쉴 새
없이 떠드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엄마는 늦잠 좀 자면
안 돼?"
"네!^^ 일어나세요~! 아침이에요~!"
말 한 번 건넸다가 반갑다고 꼬리 흔들며 달려드는
애교 덩어리
강아지
같다.
형이나 누나, 동생이 있었다면 매일 아침 너네끼리 놀아라 하겠는데, 강아지라도 있으면 좀 수월했을 텐데.. 등 온갖 생각들이 어지럽힌다.
못 이기는 척 오늘도 6시를 갓 넘어 강제 기상이다.
조용히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문어인형의 모습을 웃는 표정으로 바꾸어 놓는다.
"
아무리 인형이어도 웃는 모습을 보자~^^"
"네~ 좋아요^^"
파라오 슬롯 녀석의
파라오 슬롯하는 방법이 제법 건전해서 다행이다.
이른 아침
늦장 부리지 않고 파라오 슬롯 녀석과의
시간을 다시 계획할 필요를 느낀다.
어지간하면 늦잠을 권하고 싶지만 엄마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촛불만 켜놓고
잔잔한 음악으로 시작해서 명상이라는 시간을 가져볼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애초에 더 일찍 일어나서 파라오 슬롯 녀석을 역으로 깨워버릴까.
모자간에 함께하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며 김미경 작가님의 영상을 볼까.
엄마의
잔꾀라도 아직까지 믿고 따라주는 파라오 슬롯이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래저래 아침부터 밥 먹이고
설거지하고
온몸으로 놀고 또
정리하고
간식도 먹이고 학원도 보내고 보니 오늘도 시간은 빠르게 지났지만 집 밖으로 나가서 좀 걷고 싶다.
그러나
추워도 너무 추워진
날씨다.
춥지 않은 날은 알아서 먼저 등산하자고 하는 파라오 슬롯이니 오늘 같이 추운 날
칭얼댈 것이 뻔한 파라오 슬롯 데리고
산책은
어렵겠다
.
창문 밖으로 앙상한 나무의 가지들이 휘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칼바람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다.
그나
마
하원하고 돌아온 파라오 슬롯 녀석을 씻으라는 핑계로 화장실로 보내버리고 엄마인 나는
레몬생강차 한 잔 하면서 혼자만의 여유를 부려본다.
끽해야 10분이지만.
이게 뭐라고, 흐뭇한 표정을 짓게 만드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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