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입플
를 가장한 소비는 이제 그만!
오늘 쓰는 글은 개인적인 다짐을 담고 있는 글이다.
사람들은 카지노 입플라고 하면 돈을 엄청 많이 버는 줄 안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사회 평균적인 소득에 비해서수입이좀 더 높을수는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좋은 집에 산다거나 비싼 차를 모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의 카지노 입플는,
대기업에 다니는 근로 소득자보다 조금 더 많이 벌뿐이다.
그리고 카지노 입플를 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공부를 오래 하니까)을 생각하면
이 정도 소득은 당연히 벌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업무강도까지 고려하면, 스스로를 돈 많이 버는 카지노 입플라고 생각하는 카지노 입플는 별로 없을 것이다.
가끔 의뢰인들도,
"카지노 입플님이 하시는 일을 보니, 내가 드린 수임료가 많지 않다고 느껴집니다"라고 할 정도이니.
그런데 카지노 입플라고 하면
뭔가 제대로 된 정장이라도 제대로 갖추어 입어야 할 것 같고,
시간은 금이니까 괜찮은 손목시계도 하나 차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재판 가면서 경차를 몰고 가면,
의뢰인이 '우리 카지노 입플님 일이 별로 없으신가'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카지노 입플들은 다 멋지니까 말이다.
그런 저런 핑계로 일한 지 이제 13년 차에 접어드는 나는,
옷장 안에 철마다 입을 만한 정장이 몇 벌은 있고,
사람들이 명품이라고 부르는 브랜드에서 대표적인 제품 몇 가지를 사기도 했고,
작년부터는 수입차를 리스해서 운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막상 일에 치이고 월급도 짜게 받던, 신참내기 카지노 입플일 때는
그렇게 뭔가 여유 있어 보이는 선임 카지노 입플들이 너무 부러웠는데
막상 내가 그런 선임 카지노 입플의 연차가 되고 보니
오히려 신참 때가 더 행복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 것이다.
카지노 입플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갖고 싶던 물건을 내 소유로 만들 때느끼는 만족은정말 찰나이고,
오히려 (쓴 만큼)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
사무실 사정이 점점 더 나아져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사건을 더 능숙하게 척척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 아주 작은 만족감을 뒤덮어버리는 것이다.
그래, 카지노 입플는 더 이상 외적인 걸로 하지 말자.
카지노 입플를 가장한 소비는 이제 끝이다.
나에게꼭 필요한논문이나 주석서를 읽는 것 외에도 시대의흐름에발맞출수 있게공부도 하고,
틈틈이 읽던 책도 더 많이 읽고,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경험도 더 많이 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 시간을 내어 참석하는 것이,
그것이 변호사로서의 진정한 카지노 입플를 유지하기 위한 일이 아닐까.
힘든 사건을 하나 끝내고 나서 나에게 주는 선물도,
갖고 싶었던 것을 쇼핑하는 것 말고,휴식으로대체하면 어떨까.
지금 내 결심이
똑같은 일을 10년, 20년 하면서 버틸 수 있는 열정으로 작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번 다짐해 본다.
작심 3개월 정도 될지라도, 3개월 이후에 또 다짐하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