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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타는 사람들은 입모아 말하기를 산을 오르내리는 건 인생과 같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고 한다. 산을 꼭 올라라, 그럼 삶의 희노애락을 느낄 것이다, 하신다. 허나, 그걸 굳이 직접 타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서 카지노 바카라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정도가 아니라 기피하는 수준. 카지노 바카라은 일단 힘이 들고, 땀도 나는 데다가 어차피 내려갈 거 왜 오르냐 이 말이다. 난 차라리 풍경이 계속 변하는 수평 운동을 하지 바뀌는 건 고도뿐인 수직 운동을 하는데서는 큰 매력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카지노 바카라에 발 들이밀 게 된 건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이 산 저 산을 가게 돼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 따라 강남보다는 먼 하지만 건강에는 오천 배 더 이로운 산을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청계산 두 번, 그리고 카지노 바카라을 다녀왔다. 꼴랑 두 번 다녀왔다. 그래도 평지에 딱 붙어사는 내게는 체감상 에베레스트나 진배없다. 다부진 마음으로 등산화도 샀다. 등산화 집 사장님이 끈은 이렇게 저렇게 묶어야 된다고 솜씨 좋게 묶어 주셨는데 도저히 따라 하질 못한다. 그래서 그냥 리본 묶고 다닌다. 등산화가 초보주인 만난 탓에 디버프가 된 것만 같아 조금은 애잔하다. 심지어 매주 매달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신발장에 조신하게 놓여 있을 뿐이라서 미안한 마음은 나날이 배가 된다. 봄이 오면 출동시켜 주마.


산의 최강자는 초딩들이다. 미취학 아동은 조금 버거워하거나 부모 다리에 매달려 가는 게 보이고, 중고등학생은 카지노 바카라로에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효심이 그득한 거다. 하지만 산에서 발견하는 초등학생은 실로 야생의 생물이다. 그들은 카지노 바카라화 따위도 필요 없고, 고어텍스 뭐 그런 건 하수들이나 챙긴다는 듯 크록스와 후드 차림으로도 산을 평정하신다. 끊임없이 채워지는 체력은 물론이요, 그들의 빠른 발, 재잘거리는 입과 두리번거리는 시야는 오장육부마저 쉬고 있지 않다는 걸 짐작케 한다.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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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계획할 적에는 온갖 부산은 다 떨면서 정작 산이 눈앞에 나타나면 게을러진다. 열심히 오르고는 싶으나 진도가 빨리 나가지도 않는다. 영 산 체질이 아니긴 한갑다. 그래서 차라리 카지노 바카라할 거 다 하고, 쉴 거 다 쉬어가며 가는 둥 마는 둥 오르는 게 나을까 싶다. 괜히 욕심부려가며 허겁지겁하다가는 다음 날 찌릿한 근육통에 제대로 걷지도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차피 산은 대충 오르든 말든, 느리게 가든 후다닥 가든 정상이야 언젠가는 나올 테니 말이다.


날 풀리고 봄이 오면 이 산 저 산 많이 다녀야지, 또 다짐은 대차게 해 본다. 정작 바지런 떨어 봐야 고작 동네 뒷산 한두 군데뿐일 거면서 마음만은 산악 대장이다. 뭐, 그래도 풀 있고 나무 자라는 언덕배기는 다 산이다. 그렇다고 치자. 산이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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