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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슬롯사이트의 초대

기성의 집에서 열린 모임은 여느 때보다 화기애애했다. 치매 해프닝을 계기로 기성과 그의 슬롯사이트들은 더욱 단단한 유대감을 형성했고, 정수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기성은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농담을 주고받으며 정수의 딸과 아내와도 편안한 대화를 나눴다. 정수는 겉으로는 평소처럼 태연하게 웃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여전히 슬롯사이트들에게 제대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가 끝난 후, 모두가 거실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던 중, 기성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야, 이렇게 모였는데 뭔가 특별한 걸 해야 하지 않겠냐?”

슬롯사이트의 딸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삼촌, 뭐요? 뭔데 그렇게 뜸 들이세요?”

기성은 일부러 뜸을 들이며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

“슬롯사이트동반 해외여행을 가는 거야! 우리 다 같이 떠나자고.”


순간 거실이 술렁거렸다. 슬롯사이트의 딸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고, 슬롯사이트의 아내도 뜻밖의 제안에 살짝 놀란 듯 미소를 지었다.

“해외여행이라니…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이제는 우리도 그런 추억을 한 번 만들어야죠.”


슬롯사이트는 차를 마시며 말없이 듣고 있다가 조용히 말했다.

“그런 건 좋은데… 어디로 갈지 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걸.”


그러자 기성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게 뭐가 어려워? 다 같이 머리 맞대고 정하면 되는 거지. 내가 보기엔 유럽이 딱인데.”

슬롯사이트의 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삼촌, 저는 일본이 좋아요. 온천도 가고 애니메이션도 보고 싶단 말이에요.”

슬롯사이트의 아내는 동남아를 추천하며 말했다.

“난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데가 좋을 것 같아. 가까우면서도 예쁘고, 슬롯사이트 여행으로 딱이잖아요.”

슬롯사이트는 이들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말했다.

“내 생각엔 미국이 좋은데. 뉴욕 가서 자유의 여신상도 보고, 브로드웨이 공연도 보고.”


각자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모든 사람이 만족할 만한 여행지로 태국이 선택되었다.

“푸껫해변에서 쉬고, 방콕에서 도시를 즐기고, 아유타야에서 문화도 느껴보자고. 완벽하지 않냐?”

기성이 흥분하며 말했다.


여행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 때, 기성이 돌연 슬롯사이트를 향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야, 정수야. 이번 여행은 네가 우리 슬롯사이트한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야.”

슬롯사이트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뭐라고? 내가 네 슬롯사이트 해외여행 비용을 대라고?”

기성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야, 돈도 많은 슬롯사이트 회장님이 쪼잔하게 굴기는. 그냥 대주면 안 되냐?”

슬롯사이트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네 슬롯사이트 여행비는 네가 내야지. 왜 내가 대?”


그러자 기성은 갑자기 두 손을 모으고, 슬롯사이트 앞에서 허리를 굽히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이고~ 정수 회장님! 제가 평생 이런 부탁은 한 번도 안 해봤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우리 슬롯사이트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슬롯사이트는 한참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너 뭐 하냐? 이렇게까지 비굴하게 나오니까 좀 웃기긴 하네.”


기성은 계속해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정수 회장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우리 슬롯사이트이 해외여행 가서 당신 덕분에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게해 주십시오. 내가 평생 갚겠습니다!”

슬롯사이트는 팔짱을 끼고 고민하는 척하며 말했다.

“글쎄… 네가 조금 더 비굴하게 나오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기성은 다시한번 고개를 푹 숙이며 손을 모았다.

“회장님~! 제가 이렇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번 한 번만 봐주시면 앞으로 내가 죽을 때까지 고마워하며 살겠습니다!”

슬롯사이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야, 됐다, 됐어. 알았어, 내가 다 낼게. 너 참 웃긴 놈이다.”


슬롯사이트가 모든 여행 비용을 맡기로 하자, 기성은 마치 세상을 얻은 사람처럼 환호성을 질렀다.

“와! 역시 슬롯사이트 회장님! 역시 대인배야!”

슬롯사이트의 딸과 아내도 슬롯사이트의 결정을 듣고 환하게 웃었다. 딸은 아빠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아빠, 고마워요! 아빠 덕분에 진짜 특별한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슬롯사이트는 딸의 환한 미소를 보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래, 네가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



여행 준비는 점점 구체화되었다. 항공권 예약부터 숙소 선택, 일정 짜기까지 모두가 함께 의견을 모았다. 슬롯사이트는 처음으로 딸과 아내의 취향을 듣고 맞춰가며 준비했다.

“아빠, 방콕 가면 꼭 쇼핑몰에도 가요! 그리고 타이 마사지도 받아봐요.”

“그래, 그래.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여행 출발 전날 밤, 슬롯사이트는 창가에 앉아 혼자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번 여행… 내가 우리 슬롯사이트에게 진짜 선물을 주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네.”

그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오랜만에 마음 깊은 곳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그들은 모두 태국으로 슬롯사이트 동반 여행을 준비하기로 하고 모든 준비는 정수가 맡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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