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디자이너로 시작해 UX/UI 디자이너, 프로덕트 오너, 프로덕트 디자이너까지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며 살아온지 15년차입니다.
15년을 흘러가는 대로 살아오진 않았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배우며 보냈습니다. 강의를 듣고 책을 보며 역량을 키웠고 커리어를 계속해서 성장시켰습니다.
때로는 동료가, 때로는 전 직장 대표님이, 때로는 소개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의 시작을 함께하곤 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창업 멤버로 들어간 곳에서는 엔젤투자로 시작해서 엑싯까지 간 경험도 해보았습니다. 그 밖에 시리즈 A부터 B 브릿지까지 다양한 스타트업 생애주기를 겪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 종료와 회사 폐업의 경험을 적지 않게 했습니다. 그 때 저는 비즈니스는 단지 좋은 사용자 경험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죠. 비즈니스의 본질과 제 직업의 본질을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데이터와 비즈니스 전략과 지표 그리고 고객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비즈니스 성공에 기여하는 프로덕트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더 넓은 시야를 가지려 애썼습니다.
사용자 인터뷰를 하기 위해 부산, 울산, 인천 등 가리지 않고 다녔습니다. 서비스의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냉랭한 분위기의 탈퇴 회원을 만나 질의하기도 했습니다. 전사가 함께 데이터로 쓰일 수 있도록 고객을 정의하겠다며 마케팅, 영업, 프로덕트팀을 하나로 모아 유저 인터뷰 진행을 했습니다. 마케터가 없는 곳에서는 사용자를 전환시키기 위해 직덥 마케팅 전략과 통합 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유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생애주기가 긴 편인에 그에 비해 팀끼리 데이터가 흐르지 않아 유저가 계속 사각지대에 놓이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사 지표를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저를 포지션에 가두지 않고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는 경험은 모두 했습니다.
애쓴 덕인지 사이닝 보너스를 받고 입사한 경험, 연봉의 7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받고 입사한 경험이 생겼습니다. 저라는 사람이 가진 역량을 믿는다는 증표이니 참 감사한 일이죠.
참 많은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스타트업은 배운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모두 다양한 이유로 제각각입니다.
꼬여있는 회원 정책, 항상 부족한 돈, 예상하지 못한 엣지 케이스, 내 마음과 다른 동료들, 수시로 바뀌는 서비스 방향성, 말이 통하지 않는 리더, 지표보다 감으로 운영하는 대표, 플로우 맥락보다 아이콘 디자인에 집착하는 창업자 등 참 많은 문제들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고 모멸감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저를 성장시킨건 결국 이런 경험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환경에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 경험, 꼬일대로 꼬여있는 곳에서 끝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은 온실 안 이었다면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느리고 평범한 사람입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느리더라도 계속해서 그 길을 가는 것 정도 입니다. 그래도 그 덕에 2년만에 연봉 91%상승 이라는 성과도 이루었습니다.
이제는 이 경험을 저처럼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성장 시키려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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