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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우리 카지노이 맞구나


[우리 카지노 일 안 가니까 좋다.]


금요일밤, 아들이 자기 전에 나에게 한 말이다. 아들은 나랑 보내는 시간을 기다린다. 우리 카지노가 출근하지 않으면 아침부터 함께 놀 수 있으니까. 공룡탐험도, 낚시 놀이도, 아이스크림 사장님 놀이도. 우리 카지노가 일을 가지 않으면 함께 재밌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카지노의 출근 여부를 아들은 수시로 묻는다.


우리 카지노


[우리 카지노 오늘 일가?]


[자고 나서 말이지? 우리 카지노 내일은 일가.]


오늘과 내일이 헷갈리는 시우. 내가 일 간다는 소식에 시무룩하다. 어린이집에선 누구보다 신나게 노는 아들이지만 우리 카지노랑 노는 게 좋나 보다. 요즘 부쩍 같이 놀려고 한다. 아내가 있지만, 둘째 지우를 많이 보고 있으니 시우는 내가 담당해서 논다. 퇴근 후부터 잘 때까지, 주말은 하루 내내 아들과 시간을 보내니까.


우리 카지노


아들에게 나는 어떤 의미일까? 같이 놀아주는 친구? 과자를 잘 사주는 사람? 이유야 어쨌든 아들에게 나는 소중한 우리 카지노다. 유치하고 단순하고 목소리가 누구보다 큰 우리 카지노.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은 나를 보고 배워서다. 아들이 하는 행동들은 나를 따라 한 것이다. 나는 철없는 어른이고 시우는 어린 아이다. 우리의 눈높이는 딱 맞다.


우리 카지노장난 가득한 너


장난 가득한 우리 카지노을 볼 때마다 아내는 나에게 이야기한다.


[박씨네 남정네들은 하나같이 말을 안 들어. 그중에 오빠가 제일 말 안 듣고.]


시우는 이런 이야기는 한 번을 들어도 기억한다. 그리고 바로 써먹는다. 내가 실수를 하거나 장난을 칠 때면 엄마랑 똑같이 이야기한다.


[우리 카지노는 엄마말 안 듣지. 말 잘 들어야지.]


[너도 잘 안 듣잖아? 그런데 나보고 잘 들으라고?]


생각해 보니 이게 어린아이와 성인이 하는 대화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아내는 아이 셋을 키운단다. 부정할 수 없다. 나도 내가 뱉은 말이 부끄러웠지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우야. 우리 엄마말 잘 듣기 대결할까?]


[우리 카지노. 그런 거로 대결하는 거 아니야. 엄마 말은 잘 들어야지.]


아… 내 우리 카지노이 맞구나.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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