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지노 사이트가 휴대폰 노트 앱으로무언가를 적고 있다. 렌즈를 당겨 손가락에 집중해 본다.
<덤벙 퇴치작전 리스트 1. 모방일 캘린더에 일정 꼼꼼히 적어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2. '나갈 때 챙길 물건 목록' 사방에 붙여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3. 버스 타면 버스 하차 알림 바로 맞춰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4. 내 방출구에 '준비물 통' 마련해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손수건, 휴지, 안경, 시계, 보온병 등) 5. "나 내일뭐 할 거다~!" 이렇게 주변에 떠들고 다니면서 타인이 내 할 일을 강제로 알도록 하기 .... ....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잠깐... 1번이 뭐였더라... 휴대폰 화면을 위로 올려 다시 확인한다. 아, 맞다. 캘린더에 일정 적어 놓기.. 자, 다시 1번부터 점검해 보자.
13 14 2. '나갈 때 챙길 물건 목록' 사방에 붙여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잠..잠만.. 잠깐만.. 근데 이 리스트.. 내가 어제도 어디 적어 두지 않았었나? 어디에 적었더라?'
지금의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너, 아니?
과거의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너도 모르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지금의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아, 맞다.
자, 아무튼 그럼 다시 6번부터 리스트를 이어서 써 보도록 하자. 아, 잠깐만...
근데 가만.. 여기 어디야?(온라인 카지노 사이트가 그제야 고개를 든다.) 사람들 때문에 전철역 이름이 안 보여. (앉은 채로 고개를 두리번두리번하는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다.)
가만 뭐지? 뭐?? 어디라고? 앗!!!! 내려야 하는데!!
지하철 문이 닫힌다. 플랫폼은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에게서 멀어진다.
'하... 또 놓쳤다...'
우리의 봄봄(=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지난달엔 한 정거장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오늘은 간발의 차로 내릴 순간을 놓친다. (다행인 것은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치는 이 습관이 예전보다는 덜 출몰한다는 것. 10년 전만 해도 밤늦게 퇴근한 주제에 종종 딴짓을 하다가 집 근처 정류장을 손쉽게 지나치곤 했다. 자다가 놓쳤으면 억울하지나 않다. 멍을 때리거나 우아한 척 책을 읽다가, 혹은 오늘처럼 휴대폰이나 노트 위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다가 내릴 곳을 '열심히' 놓치고야 만다.)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 오늘도 열심히 살려다가..내려야할 데서못 내리고애먼곳에 자신을내려놓는다.
'흠. 여긴 어디지?'
이건 마치 타임 슬립 혹은 공간 이동을 한 느낌이다.
시공간 이동 능력을 보유한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의 '덤벙'은...
이렇게나재주가 많은 녀석이다.
<에필로그
덤벙: 자,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실 분~~~ 문 앞으로 나오세요~~~근데 쟤는 왜 또 안 내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