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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움트다

겨우내 앙상하게 말라있던 나뭇슬롯사이트에서 여린 줄기가 뻗어 나왔다.

거친 나뭇슬롯사이트 사이로 바람에 흩날리는 것이새로 생겨난 나뭇슬롯사이트인지 잎인지 헤아릴 수 없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여리고 보드라울 것 같은 그것은 언제부터 나왔는지 한 뼘 넘게 뻗어 있다. 잎처럼 푸르지도 않고 나뭇슬롯사이트처럼 빳빳하지도 않아 어중간하여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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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의 기미 걱정을 할 정도로 따가워진 햇빛과 따뜻한 바람, 이따금 촉촉이 적셔주는 비덕분에 땅 속의 흐름도 빨라져 나무들이 기운을 차리는 것 같다. 물기 없이 메말라 있던 나무가 촉촉해지는 모습이 돋보인다. 여린 줄기가 통통해지고 당당해졌다. 사춘기 소녀의 뾰루지처럼 몽글몽글한 것이 맺힌다. 때를 기다리듯 점점 부풀어 오르며 크기가 커진다. 그 사이 여린 잎이 발을 쭉 내밀어봄 빛이 얼마큼 따뜻한지 확인하려는 듯 수줍게 자리를 잡는다. 그제야 꽃 봉오리가 '까꿍'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씩 커져 가는 꽃 봉오리,해를 잘 받는 쪽에 자리한 꽃 봉오리는 암술 수술을 드러내며 다른 꽃들보다 먼저 환하게 웃는다.


슬롯사이트내 사진첩


나이가 들면서 슬롯사이트 좋아진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 어디쯤 왔나 보다. 가족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느라하늘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키가 커진 아이들 덕분에 내 시선의 각도는 커지고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하여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벚꽃길이 가장 길고 예쁜,벚슬롯사이트 가장 먼저 핀다는경상도 진해에서는 이번 주말부터 벚꽃 축제를 한다는 소식이다. 몇 주안에 우리 마을도 벚슬롯사이트 흐드러질 것이다. 올해는 꽃 감상을 하기 전에 봄이 움트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감상의 기회를 준 자연에게 그저 고맙다.


대문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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