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2025년 존엄사/비류잉 지음/글항아리
-외로울 땐 독서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물론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죽음이라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출생은 개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죽음은 개인의 의지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살이나 안락사 등의 형태로 가능하다.
나라마다 의료법이 달라서 안락사가 인정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그래서 법이 허용 안 되는 곳에 사는 사람은 많은 경비와 시간을 들여가면서 다른 나라로 가서 자신의 죽음을 실행하기도 한다.
이 책은 안락사 중에서도 ‘슬롯사이트 2025년 존엄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슬롯사이트 2025년존엄사는 말 그대로 음식물을 서서히 줄이면서 너무 많은 의학적 치료로 인한 고통을 받지 않고 자연사에 이르게 한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죽음의 방식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대만의 재활의학과 의사 비류잉이다. 그녀는 자기 어머니의 슬롯사이트 2025년사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털어놓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64세에 진행성 소뇌실조증을 발견했고 이십여 년 간 힘들게 살았다. 그리고 어머니 자신이 슬롯사이트 2025년을 통해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로 결심했다. 자식들은 어머니의 고통을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존중했다.
사랑하는 가족의 손을 놓아버리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지만, 진정으로 사랑했으므로 손을 놓아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 슬롯사이트 2025년은 어머니의 상황을 블로그에 올려놓았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녀는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이 책에 그간의 사정을 세세하게 밝혀놓았다.
사람들은 죽음을 터부시 하고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입에 올리기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유한한 생명체인 인간에게 죽음은 이미 정해진 여정이다. 그렇다면 죽음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보면 삶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머리말‘슬롯사이트 2025년와의 거리’에서 사람들의 죽음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1. 80퍼센트는 병원에서 온갖 고초를 겪다가 사망한다.
2. 사망 전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보내는 여명이 8년에 달한다.
3. 사람들은 죽음 이야기를 기피하고, 삶과 죽음이라는 큰일에 대해 미리 의논하거나 당부하지 않는다.
4. 당사자가 슬롯사이트 2025년하지 못한 삶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고 했더라도 가족이 꼭 그 바람대로 하지는 않는다.
5. 안락사를 위해 원정 가는 일은 비인간적이다.
6. 장기 간병으로 심신이 지친 나머지 가족을 살해하고 양심과 법의 제재를 받는 상황은 인간 지옥이다.
7. 의사는 사망을 의료 실패로 여겨 무의미한 의료가 이루어진다.
8. 삶의 의미를 잃고 고통만 남았을 때, 자주적 슬롯사이트 2025년의 권리는 엄격한 법률의 제한을 받는다.
저자의 어머니는 발병 초기 때부터 자식들에게 상황이 안 좋아지면 떠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이 스스로 슬롯사이트 2025년존엄사를 선택했다. 자식들은 처음에는 그러한 결정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죽기 전에 겪어야 할 고통의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고통이 심할 경우에는 환자가 내린 결단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슬롯사이트 2025년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약 3주가량의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저자의 어머니는 살아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고 가슴에 한이 맺혀 있는 부분도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된 부분을 옮겨 본다.
아버지에게 착취당하고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착취당하면서도 자기 자신보다 친정과 시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슬롯사이트 2025년의 일생을 듣고 아들은 놀라워했다. 아버지와 남편의 오랜 억압 때문에 위축된 슬롯사이트 2025년는 본인의 장점과 가치를 보지 못했다. 그런 착취와 억압이 슬롯사이트 2025년 마음에 여전히 큰 상처로 남아 있었다. (142쪽)
대만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우리 슬롯사이트 2025년들의 삶이 저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예전 남자들의 남존여비 사상과 가부장적 사고방식은 많은 여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했다. 지금이야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자식들은 이런 슬롯사이트 2025년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떠나기 전에 평생 맺혀있던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자식들은 슬롯사이트 2025년의 삶을 정리하도록 도와주었고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냈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별의 모습이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슬롯사이트 2025년가 돌아가신 후 꿈에서 슬롯사이트 2025년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떠난 슬롯사이트 2025년와 남은 가족들의 마음이 다 편안해 보여서 좋았다.
저자는 의사였으므로 죽기 전에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고통의 과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어머니의 슬롯사이트 2025년사 부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도 어머니와의 이별을 힘들어했다. 가족이니 왜 그렇지 않겠는가.
일반인들이 이런 결단을 내리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미래의 상황에 대해 미리 생각해 둔다면 좀 더 담담하게 마지막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죽음은 100% 예정된 미래이기 때문이다.
책 뒤편에는 저자 슬롯사이트 2025년, 남동생 비헝다, 그리고 저자의 남편인 황둥수의 후기가 실려 있다.
그들의 후기를 통해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삶의 의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기들이 다 감동적이었지만 특히 남동생 비헝다의 글이 특히 인상적이어서 옮겨 본다.
나는 무신론자다. 교회에서 기도하거나 절에서 향을 피우지 않고 조상께 제사를 지낸 적도 없다. 나는 하루하루가 평범하면서 특별하다고 생각해 명절을 딱히 쇠지 않는다. 지구와 태양은 광대한 우주에서 모래 한 알에 지나지 않는데 나라는 존재는 또 뭐란 말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유한한 삶 속에서 존귀하고 책임감 있게 하루하루 사는 것이다. 우연히 태어나, 필연적으로 죽는다. 죽음에 초연했던 슬롯사이트 2025년는 가장 소중한 수업을 해주셨다. 나 또한 이곳에 밝히겠다. 앞으로 다른 이들이 혐오하는 노인이 되지 않으리라. 어느 날 몸이 노쇠해 고통만 남았을 때 중환자실에 들어가지 않고, 응급 처치를 받지 않고, 튜브를 삽입하지 않고, 죽은 뒤에는 어떤 의식도 하지 않도록 하여 지전 한 장 태우지 않고 한 줌의 먼지로 돌아가겠다. (2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