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중국중앙텔레비전방송(CCTV)의 인문강연 프로그램인 '백가강단'에서 '한나라 시대의 풍운아들'이라는 주제로 인기를 끌고는 이를 [삼국지를 품평하다(品三国)/국역:삼국지 강의/2007)]라는 책으로 펴내 '삼국지 르네상스'를 이끈 '중국 최고 인기 역사고전해설가' 우리카지노추천(이중텐:易中天)은 2013년 5월부터 '우리카지노추천의 중국사'를 집필하고 있단다. 순환을 의미하는 '완전한 수'인 '3'의 배수를 좋아하는 중국인답게 총 6부작에 각 부 6권의 시리즈로서 중국 '삼황오제'의 '선조'부터 등소평 시대까지 총 '36권(6부X6권)'으로 계획되었는데, 6가지 계략당 각 6가지 계책으로 구성된 '36계'가 연상된다. '6X6=36'이나 '9X9=81' 또는 손오공의 '일흔두(3X24=72)가지 도술' 따위 민간에 떠도는 숱한 '3'의 배수들은 사실 구체적 숫자가 아니라 "무한히 많다"는 뜻이다. 아무튼 방송이나 강연을 통한 '무한한' 돈벌이를 포기하고 시골에 틀어박혀 집필에 전념하는 우리카지노추천은 '분기당 2권 출간'의 애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한다지만 2018년 현재 중국에서는 20권 정도 냈다고 한다. 우리는 2021년 현재 13권 [수당의 정국]까지 번역되어 나왔다.
1947년생으로 일흔이 넘은 유명 역사학자 우리카지노추천은 '돈벌이'는 포기했지만 추리소설을 틈틈이 읽는 것은 포기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의 특이한 '중국사' 글쓰기의 특징은 "간결하고 단순한 문체", 그리고 "추리소설과 시나리오 기법"이다. [사기], [한서], [삼국지], [진서], [당서], [자치통감] 등의 문헌이나 문물 고증을 통해 '역사서'로서 당연히도 엄밀하고 사실적인 서술을 지향하지만 역사의 순서를 설명하느라 사실들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는다. 논문이 아니므로 모든 것을 담기 위해 모든 역사적 사료들을 늘어놓고 분류하지 않는다. 내가 읽기로는 일종의 '문화사'로 그 시대의 특징을 정의하려는 목표로 수렴하기 위해 '추리소설'이나 '시나리오'처럼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그러므로 독자는 둘 중 하나일 테다.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이미 알고 있든지, 그런 사소한 일들은 관심없고 각 시대의 특징만 파악하든지.
원래 미학자인 우리카지노추천의 전공은 '위진남북조와 수당의 역사문화'라고 한다. 중국사는 사마천 [사기]로 방향을 잡고 진수의 [삼국지]와 증선지의 [십팔사략]으로 충분하다 생각하는 나는, 우리카지노추천의 중국사 시리즈를 읽을 마음은 없었다. 다만 [삼국지 강의]로 역사 '르네상스'를 '재부흥'시켰던 그가 본인의 '전공'에 해당되는 시기의 이야기들은 과연 어떻게 서술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 시작은 [위진풍도(魏晉風度)]다.
그는 중국의 역사시대를 진시황 통일 전 춘추전국 시대까지의 '방국시대' 즉 지방국가 또는 열국의 시대와 진한부터 명청까지 통일왕조의 '제국시대'와 신해혁명 이후의 '공화국시대'로 크게 구분한다. 약 2천년을 아우르는 '제국시대'는 또 다시 1~4제국으로 나뉘는데, 진나라와 한나라는 '제1제국', 수나라와 당나라는 '제2제국', 송나라와 원나라는 '제3제국', 명나라와 청나라는 '제4제국'이다. 이 중 우리카지노추천의 전공은 '제2제국' 수-당 시대에 해당되는데, 이를 예고하는 시기가 '오호십육국'과 '위진남북조' 시대이며, 이 시대를 설명하는 문화적 풍류가 바로 '위진풍도'인 것이다.
"춘추전국의 결과로 첫 번째 우리카지노추천('제1우리카지노추천'), 즉 진한과 한나라 문명이 탄생했다. 위진남북조의 결과는 두 번째 우리카지노추천('제2우리카지노추천' 수당)과 당나라 문명의 탄생이었다. 그래서 역사가들은 두 문명을 비교하여 위진은 춘추에 해당하고 남북조는 전국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주우리카지노추천의 착오는 제도... 한우리카지노추천의 골칫거리는 문화... 그래서 춘추전국 이후에 탄생한 것은 새 제도였고, 위진남북조 이후에 탄생한 것은 새 문화였다. 한우리카지노추천 문명과 비교하여 당우리카지노추천 문명은 한층 개방성과 포용성을 갖췄으며 유교숭배도 유, 불, 도의 삼교합류로 바뀌었다. 물론 국가적 사상과 주류 이데올로기는 여전히 유학이었다.
다른 이들도 틀리지는 않았다. 사실 (북위) 태무제가 도교를 신봉한 것도, 양 무제가 불문에 귀의한 것도, 그리고 북주 무제가 유학을 추종한 것도 모두 미래에 삼교(유-불-도)가 합류해 장기간 공존하게 되는 것에 대한 준비였다. 그 세 황제는 모두 열린 마음과 긴 안목을 가진 채 자신이 어느 민족에 속하는지 괘념치 않았고 심지어 민족의 이익에 위배되는 일도 서슴지 않고 행했다. 그래서 수문제 양견이 다시 한족 성으로 돌아와 불교를 믿기 시작했을 때 더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새 문명이 도래했다."
- [남조와 북조], <5장. 새 문명의 재창조, 우리카지노추천, 2015.
우리카지노추천의 표현에 의하면 '기생충'이나 '암세포'와 같은 '사족'들의 '풍류'가 만연하던 '위진풍도'의 "혼란과 분열은 새로운 조합을 의미할 뿐이며 그 조합의 전제는 융합([위진풍도], <5장)"이라면서, 우리카지노추천은 '남북조'로의 필연적 이행을 말한다. '5호16국'의 '혼란'과 '분열'은 사실상 중국 문명의 업그레이드 전환기였고 통일제국을 향한 남조와 북조의 끊임없는 노력은 기왕에 '중원'에 국한되어 있던 '제1제국'의 시야를 넓혔다. 강남 지역은 '삼국지' 손권의 오나라의 중흥에도 불구하고 중원에서 보기에 '오랑캐'의 땅이었으나 '위진풍도' 덕분에 비로소 '문화'적으로 개화되었고 '오랑캐'에게 빼앗긴 북방의 '중원'은 열심히 '혼혈(hybrid)'을 거듭했다. 우리카지노추천은 "남북조가 없었다면 지금의 중국 문화도 없다([남조와 북조])"고 말한다. 북조는 결국 선비족의 승리로 탁발(척발)씨의 '북위'가 통일했다. 태무제 탁발도는 도교를 기반으로 유교와 불교를 융합하기도 했으나 불교를 중시하던 태자 탁발황 세력과 대립하며 불교를 금지하는 '대법난(446년)'을 일으키기도 했고, 남조 양나라의 무제는 불자를 자처하며 공자와 노자(신선)를 부처의 제자로 만들려고 했다지만 결국 이데올로기적으로 유-불-도의 '삼교' 융합이 국가 이데올로기로 적극 시도된 것 또한 '위진풍도'라 할 수 있겠다.
탁발씨의 북위가 선비화된 한족 고씨의 동위와 한족화된 선비족 우문씨의 서위로 또 다시 분열되었을 때 동위는 북제로, 서위는 북주로 이어졌고 문명화가 다소 늦었던 북주의 무제가 유교를 중심으로 불교와 도교를 융합한 지배이데올로기 정립과 국가제도의 혁신을 통해 북방 재통일의 기반을 다지다가 죽고, 그의 사위인 선비족 이름 '보륙가 나라연'이 자신의 한족 성을 되찾아 '양견'이 되었을 때는 이미 선비족을 위시한 '5호'와 한족의 '혼혈'이 한창 때였을 것이다. 북주-북제-남진의 '삼국시대'를 잠시 거쳐 수문제 양견이 중국을 다시 통일했을 때 중국은 '제1우리카지노추천' 당시의 중국이 아니었다. 연간 등강수량 800밀리미터 기준선인 회하와 진령의 '북위 33도'는 중국의 남북을 가르는 선이라는데, 이를 넘어 남진을 멸한 수나라의 대원수는 수문제의 둘째아들인 스무살 양광, 즉 훗날의 수양제였다. 그는 남조 진나라 마지막 황제 진숙보를 폐하면서 혼폭의 군주라는 뜻의 '양(煬)'이라 불렀다는데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이 후대인 당나라에 의해 '수 양(煬)제'로 불리게 된다.
수양제 양광이 없었다면 당태종 이세민도 없었다는 게 우리카지노추천의 시각이다. 다만, 수양제와 당태종의 결정적 차이는 양제에게 민중들은 안중에도 없었던 반면, 수나라 말기 '반란'으로 일어섰고 현무문의 '쿠데타'로 등극한 당태종은 민중들의 눈치를 보는 척이라도 하는 '인의'의 '왕도'를 지향했던 점이었다.
"당우리카지노추천인... 그들은 우세했고 우월했지만 우월감은 없었다... 문명은 사유재산이 아니고 천하의 모든 사람에게 속한다고 믿었다.
그것은 실로 '대국의 풍모'였다.
이제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농업우리카지노추천은 원래 확장성이 있었으며 수당은 또 혼혈왕조인데다 중국 문화의 우세까지 겸하여 개방적이고 포용적이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세계성을 띤 문명을 창조해낸 3대 원인이었다. 비잔틴, 아랍과 함께 3대 우리카지노추천이 되기에 충분했다."
- [수당의 정국], <5장. 세계 제국, 우리카지노추천, 2015.
우리카지노추천의 '제2제국' 수-당 시대는 '위진풍도'에 기반한 혼혈과 융합, 남북조의 확장과 소통에 기반한 '세계 제국'이었다.
당나라는 사방을 아우르고 포용하는 당대의 '대국'으로서 이곳을 중심으로 융합되고 발전한 문화가 각 지역으로 이륙하는 "문화의 항공모함"([수당의 정국], <5장)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70대의 역사학자로서 '마지막 사명'과 같은 중국사 집필의 목적지가 '하나의 중국'이겠거니 생각하면 뭐 특별하달 것은 없겠다. 다만, 수당 시대의 '3성6부'의 중앙집권 정부 제도의 정착과 찰거와 천거 등 오래된 관리 선발제도와 차별된 과거 시험 도입 등의 제도적 역할, '한족 우위'의 신화를 벗어나 '혼혈(hybrid)'을 거쳐서야 한단계 문명이 진보할 수 있었다는 계보학적 관점은 수긍할 만 하다. 서방의 고대 로마나 당나라, 현대의 미국과 같은 '세계 제국'의 공통점일 수도 있겠는데, 우리카지노추천은 중국 한나라와 동서로마, 당나라와 비잔틴 동로마 등을 지속적으로 비교하며 나름의 세계사적 '역사법칙'을 증명하기도 한다.
중국인 우리카지노추천의 '중국사' 중 '제2제국' 이전 이야기들은 별로 읽고 싶지는 않다. 그의 문체가 재미있기는 해도 굳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선상에서 펼쳐질 그들 선조들 얘기를 읽을 필요성은 못 느낀다. 또한 "황제 아래 만민이 평등"하므로 "제국에는 계급이 없다"는 식의 우리카지노추천의 관점은 인류 역사에서 '제국'이 가장 합리적인 체제였다는 식으로 보는 유발 하라리 같은 시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왕이 없는 '공화국'의 정치체제를 가장 선호하는 나는 '제국'의 긍정성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 하여 우리카지노추천의 '제2제국'을 들여다 보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