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 버거와 마살라 피자 등 나의 식생활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맛에 침공을 당한 후, 한동안 새로운 맛을 탐험하려는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러나 역시 인류의 위대한 발견은 우연하게 이루어지는 법. 뭘 찾고야 말겠다는 거창한 포부 없이 우연히 방문했다가 "아! 메이저사이트에서 죽으란 법은 없구나!"를 깨닫게 해 준 곳들이 있으니, 이곳들은 델리, 뭄바이, 콜카타 등 메이저사이트 대도시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들이다. 메이저사이트 여행자들이여,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가지 말고 이곳에 가면 배신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블루 토카이(Blue Tokai Coffee Roasters) - 맛메이저사이트 커피와 빵의 완벽한 조합
메이저사이트 남부 고대 언어로 '공작새의 꼬리'라는 뜻을 지닌 토카이(Tokai). 그래서 심볼이 공작새다. <이미지 출처: Pinterest
한국에 한 블록마다 스타벅스가 있다면 내가 사는 델리-NCR 지역에서 한 블록마다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블루 토카이다. 동그란 간판에 그려진 공작새 꼬리가 눈에 띄는 이곳의 정체는 커피 프랜차이즈. 처음 방문했었을 때 깔끔하고 심플한 카페 인테리어에 용기를 얻어 매장으로 들어가 보니 노트북을 펴고 앉아 공부하거나 일하는 메이저사이트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었다. 메이저사이트판 스타벅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메이저사이트에서 커피는 스타벅스를 포함해 어디에서나 팔지만 의외로 맛있는 커피 파는 곳을 찾기 쉽지 않다. 티와 쨔이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한국처럼 작지만 맛있는 커피를 파는 동네 카페도 없다. 그래서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맛있는 커피 + 동네에서 조용하고 한가롭게 멍 때릴 공간이 아쉬웠는데 블루 토카이는 바로 내가 원하는 완벽한 곳이었다. 블루 토카이 커피는 정말 맛있다. 그런데 블루 토카이는 베이커리도 진짜 맛있다.
블루 토카이 매장에는 항상 'Suchali Artisan Bakehouse'가 같이 메이저사이트데 무슨 관계인가 해서 찾아보니 2021년부터 파트너십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블루 토카이에는 크라상, 베이글, 머핀 등 다양한 빵을 파는데 그중에서 특히 사워도우가 맛있고 유명하다.
블루 토카이는 아침 7시부터 여는데 메이저사이트인들은 아침형 인간이 아닌지라 메이저사이트에서 이렇게 일찍 여는 카페는 세계 최강 부지런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곳이 아닐 수 없다. 아침에 가면 커피와 함께 다양한 아침 메뉴를 먹을 수 있는데 사워도우 선드라이드 토마토 샌드위치, 아보카도 오픈 토스트, 잠봉 크라상(메이저사이트인데 진짜 잠봉이 들어간!) 등 훌륭한 맛의 다양한 아침 메뉴들을 먹을 수 있다. 그 외에 샐러드, 파스타 등 식사 메뉴들도 하나같이 다 맛있다.
다시 커피 얘기로 돌아가면, 내 기준에는 블루 토카이 커피가 스타벅스보다 더 맛있다. 스타벅스는 심하게 다크 로스트를 해서 탄맛이 강한데, 블루 토카이는 원두의 로스트 단계가 라이트-미디엄-미디엄 다크-다크까지 여러 단계이고, 원두 자체의 향이 매우 풍부하고 쓴 맛이 없다. 어디 원두를 쓰나 찾아보니, 메이저사이트 전역의 커피 농장과 제휴를 맺고 원두를 공급받는다고 한다. 당연히 로스팅한지 오래된 스타벅스의 커피와는 신선도와 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커피 로스터리라 원두만 살 수도 메이저사이트. 미디엄 로스트 정도의 원두를 사서 핸드 드립으로 먹으면 아주 맛메이저사이트.
처음 블루 토카이에 갔을 때 딱 내가 좋아하는 로스팅 정도의 커피와 한국에는 잘 없는 독특한 메뉴의 샌드위치 맛에 반해 메이저사이트에 어떻게 이런 곳이 있나 어느 나라 브랜드인가 찾아봤는데, 메이저사이트 내셔널 브랜드이다. 그것도 생긴 지 이제 막 10년이 넘은, 메이저사이트 전역으로 매장을 무섭게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펀잡 그릴(Punjab Grill) - 인디안 파인 다이닝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반짝이는 식기, 잘 차려입은 직원의 서빙을 받으며 메이저사이트 요리를 즐기고 싶을 때 제격인 곳이 바로 펀잡 그릴이다. 정확히 말하면 메이저사이트 북부 요리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인데 여기도 블루 토카이만큼이나 어디에나 있는 곳이다. 버터 치킨 커리, 탄두리 치킨 등 우리가 잘 아는 메이저사이트 요리를 파는 곳이지만 고급스러운 식기에 아주 예쁘게 담겨 나온다. 그만큼 가격대도 좀 있는 편이지만 요리 하나하나가 다 맛있고, 분위기도 좋아서 한국에서 온 손님을 대접하기도 좋은 곳이다.
팔락 파타 챠(시금치 튀김)조차 이렇게 예쁘게 나온다 <이미지 출처: Pinterest
'그릴'이라는 이름답게 불맛 나게 구운 요리들이 맛메이저사이트데, 특히 추천할 만한 메뉴는 치킨 말라이 티카(Murgh Malai Tikka)와 파니르 시가 롤(Paneer Cigar Roll)이다. 치킨 말라이 티카는 캐슈넛 크림에 재운 닭고기를 구운 요리인데, 탄두리에 구워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그리고 탄두리 특유의 불향과 맛이 입혀져 풍미가 아주 좋다. 식감이 부드러워서 내가 아는 닭고기가 맞나 싶은 정도. 하나도 맵지 않아서 맵찔이들도 즐길 수 있다.
파니르 시가 롤은 순두부 같은 메이저사이트의 치즈 파니르를 돌돌 말아 토마토 소스를 발라 탄두리에 구운 요리이다. 처음 먹었을 때 충격적으로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고기 요리가 아닌데 식감이 고기처럼 묵직하고 새콤달콤한 토마토 소스가 잘 어우러져서 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탄두리에 구우면 식감과 풍미가 원재료와 다르게 엄청나게 좋아진다.
치킨 말라이 티카(왼쪽), 파니르 시가 롤(오른쪽) <이미지 출처: Pinterest
코가 질리는 냄새의 커리, 마살라 맛이 너무 강해서 하루 종일 속이 괴로운 그런 메이저사이트 요리의 편견을 깨는 곳이 바로 펀잡 그릴이다. 한국에서 파는 메이저사이트 요리와도 당연히 다르다. 향신료를 더 풍부하게 쓰지만 절대 괴롭지 않은 맛, 그리고 메이저사이트 현지의 요리법 덕에 한 끗 더해진 풍성한 맛이 포인트다. 메이저사이트 요리를 럭셔리하게 즐기고 싶다면 꼭 가야 할 곳이다.
내추럴스(Naturals) - 베스트 인디안 아이스크림
메이저사이트 사람들의 마살라 사랑은 못 말린다. 슈퍼에 파는 봉지 과자에는 마살라 맛이 꼭 있고 심지어 아이스크림에도 마살라 맛이 있다. 그러나 오로지 과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담백하고 상큼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으니 바로 '내추럴스(Naturals)'다.
자극적이지 않고 과하게 달지 않은 아이스크림 '내추럴스'. <이미지 출처: Pinterest
이 브랜드는 올해로 생긴 지 40년이 된, 아이스크림만을 판매하는 메이저사이트 최초의 브랜드이다. 설립자 Mr.Kamath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파브 바지(Pav Bhaji)'라는 커리 스타일의 메이저사이트 스트릿 푸드를 팔면서 사이드로 아이스크림을 함께 내놨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에 대한 반응이 점차 좋아지자 그는 메이저사이트에는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가 없다는 것에 착안하여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1984년 뭄바이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지금은 메이저사이트 전역에 약 130여 개 매장이 있다.
내추럴스의 특징은 천연 재료로만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는 점이다. 인공 첨가물이나 보존제가 들어가 있지 않아서 먹다 보면 빨리 녹는 편이고, 식감은 샤베트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먹을수록 입안이 상큼해져서 끝도 없이 먹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과일맛을 볼 수 있다. 코코넛, 파파야, 수박처럼 1년 내내 먹을 수 메이저사이트 맛이 있고 망고, 구아바, 커스터드 애플처럼 그 시즌에만 한정적으로 먹을 수 메이저사이트 맛이 있다.
내추럴스도 메이저사이트 전역의 농장에서 과일을 수급한다. 요즘은 커스터드 애플이 나오는 시즌이라 커스터드 애플맛을 먹어봤는데 매장에서 먹는 걸론 성이 안 차 500G짜리를 사서 며칠 만에 다 먹어치웠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먹고 싶다. 그 외에 추천하는 맛은 수박, 무화과, 코코넛 등인데 사실 모든 맛이 다 맛있다. 천연 재료를 쓰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마다 쫄깃쫄깃 과육이 씹히는 것도 특징이다.
메이저사이트 프랜차이즈에 이렇게나 진심을 담아서 소개할 수 있다니 나도 글을 쓰면서 놀랐다. 이 세 브랜드들의 매장에 가면 항상 사람도 많고 맛도 늘 훌륭해서 언제 가도 배신당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추구하는 바가 정확히 있다. 블루 토카이는 신선한 커피와 맛있는 베이커리, 펀잡 그릴은 고급스러운 메이저사이트 요리, 내추럴스는 자연 그대로의 맛 아이스크림. 이렇게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확실하게 잡혀 있으니 소비자도 명확히 받아들일 수 있다. 그 핵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좋은 재료를 현지에서 수급하고, 매장 인테리어 등 하드웨어를 갖추면 되는 것이다. 잘되는 브랜드의 조건을 이 세 브랜드에서도 다시 한번 발견하면서, 메이저사이트에 있는 동안 이들이 더욱 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