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바카라 코칭을 받은 적이 있다. 연세가 지긋한 분이셨다. 약간 올드한 느낌? 그분은 매일 다른 골목, 다른 길로 다니신다고 했다.
바쁜 세상, 시간에 늘 쫓기며 살아온 삶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실 바카라 강좌를 듣는 것 자체가 글은 쉽게 잘 쓰고 싶은 도둑놈 심보에서 시작했으니 그분의 이야기가 선뜻 와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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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을 모아라! 잘 저장해 두어라! 호기심을 잃지 마라! 등 하시는 말씀을 듣고 있노라니 강연 내용이 아마도 스스로에게 하시는 것이 아닌가? 바카라 추측도 해 보았다.
그러다 불현듯 머리는 스치는 것이 있었다. 내가 그분을 바카라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저 연세에 이렇게 활동적이게 젊은이들에게 글이라는 수단을 매개로 인생을 전해 주시려는 모습이었다. 멋진 노년의 어르신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 나는 글에만 집중하려 하고 바카라. 정확히 표현하면 집중하지 못하고 바카라. 머릿속은 너무나 많은 것들이 헝클어져 바카라. 그러면서도 가끔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그들을 관찰한다. 서로 간에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하는지 의도적으로 들으려 하지 않아도 들린다. 그런데도 가끔 특정 단어는 귀에 뚜렷이 들린다. 지금의 나는 이 교재를 만들면서 주변을 바카라고 있는 것이다.
눈으로만 바카라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귀로도 관찰을 하고 있다. 글과 친구가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여기에 노트북을 켜고 잠시 앉아 있는 동안에도 글거리는 무궁무진하게 발견된다. 정치 이야기, 옷 이야기, 먹거리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 등 성별과 나이, 관심사에 따라 저마다 주고받는 대화, 외모 등 모든 것이 글거리이다.
세상에 널린 것들에 내 생각을 약간만 더해도 글이 된다. 단지 지금 당장 쓰지 않고 흘려버리며 쓰지 않기 때문에 나의 필력, 나의 바카라 근육은 발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