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란 다섯 단어가 완벽한 문장이 되자, 80년간 머리를 구속했던 육체와 이별을 했다. 한 층 가벼워진 존재의 느낌이란 이런 걸까, 슬프면서도 홀가분하다. 삶과 죽음의 미묘한 경계에 선 오타는 아직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생각도 할 수 있었다. 오타의 시야의 수평선은 점점 낮아지며, 탐욕으로 가득 찬 생명들의 굶주린 눈 빛과 마주했다. 가죽만 앙상한 쥐새끼들, 타버린 촛불의 심지처럼 말라버린 개미떼가 서열을 맞춰 오타를 향해 진격했다. 무서웠지만 감각을 잃은 오타는 전율조차 느낄 힘이 없었다.
“츳 츳, 내가 화답하기 전에 머리가 잘려 나갔군, 어쨌든 메리크리스마스 앤드 해피버스데이. 그래도 아직은 내 말 들리지? 머리가 잘려도 2~3초간 의식은 살아 있다고 하더군, 아직 입술이 움직이는 군”
“누….구….”
오타는 힘을 다 해 두 마디를 내뱉고 입술의 가동이 완전히 정지했다.
“저리 가, 더러운 녀석들아! 이 대가리는 내 몫이야, 대신 너희들은 저 몸을 가져가, 평생을 먹어도 모자라지 않을 거야!”
남자는 오타의 머리로 달려드는 쥐들과 개미떼를 발로 밝아 쫓아버리며, 오타의 머리채를 잡아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전혀 감각이 없지만, 오타는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죽음이 이런 것이라니, 묘하고 신선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개안(開眼)의 환희, 우주삼라만상을 창조한 신이 된 느낌이다. 비록 육체는 잃었지만 죽은 후에도 오타는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괴한의 남자는 은색 철 박스를 열어, 다른 잘린 머리들과 함께 오타의 머리를 가장 끝에 보기 좋게 배열했다. 은색 철제 박스는 오타가 60년 전 한국에서 유학했을 때 종종 봤던 짜장면 배달 박스였다. 사람의 머리를 2열로 보관하고, 휴대하기 안성맞춤인 물건이었다. 괴한은 은색 철제 박스를 들고 서재 밖으로 나갔고, 목이 잘린 상태로 흔들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는 오타의 몸은, 쥐들과 개미떼들로 덮이며,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로 탈바꿈됐다.
/탁/
주검의 양손에 들고 있던 ‘Last report’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서재의 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책장을 마구 넘기며 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를 폈다.
“저….건….”
‘Human will introduce Reborn system at the beginning of 20000 Years. Reborn system is going to be applied to a lot of ancestors, it is going to change the paradigm of life and death as well, as long as The God does not engage in…(20000년이 되는 해, 인류는 정품 슬롯사이트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다. 정품 슬롯사이트시스템은 죽은 과거의 선조들에게로 확장될 것이며, 삶과 죽음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것이다. 신이 개입하지 않는한…)‘
[현재]
오타의 기억은 Last report의 마지막 장에 적힌 정품 슬롯사이트을 소환해냈다.책에서 예언한 일본 대지진, 광기 테러집단의 출현, 사람들의 죽음과 증발, 모두 정확한 날짜에 발생했다. 책의 예언이 맞다면, 지금 사후의 세계에 온 것이 아니라, 아니 사후의 세계에 머물다가, 정품 슬롯사이트이 되어 다시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당신은 후손들에 의해 정품 슬롯사이트이 된, 18,000년 전 생존했던 선조입니다. 당신이 죽었던 것은 사실이며, 죽고 나서 흩어졌던 원소들을 양자집합기로 수집해서 재결합을 해서 다시 살아나게 된 것입니다.”
(정말 책에서 말한 대로 정품 슬롯사이트이 현실화 된 거라면...)
정품 슬롯사이트이 되어 다시 살아나다니 기분이 묘했다.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 딱히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썩 유쾌한 것도 아니었다. 개인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품 슬롯사이트을 당했다는 것이, 마치 장난감이나 애완동물 취급을 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난 정품 슬롯사이트을 바란 적도 없었어… 왜 나를 정품 슬롯사이트시킨 거지?”
"정품 슬롯사이트이 되었다는 것이 못 마땅한가 보군요. 정품 슬롯사이트은 후손들의 결정이지, 당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습니다. 정품 슬롯사이트이 되었으면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당신의 소명입니다.”
“나를 정품 슬롯사이트시킨 후손들은 어디에 있는 거지?”
“죽은 사람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것은, 더 이상 정품 슬롯사이트의 영역에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후손들은 생명을 다를 수 있는 신과 동격입니다. 당신이 범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후손들이 신과 동격이라고? 정신 나간 소리를 해대고 있군, 그래봤자 정품 슬롯사이트이야…배고프면 먹고, 배에 똥이 차면 싸질러 대는 생물이라고!“
“오타씨, 당신과 실랑이를 벌일 시간이 없습니다. 곧 가야 할 곳이 있으니, 일단 그곳에 도착하게 되면 정품 슬롯사이트이 된 이유를 설명해 줄 예정입니다. 지금 곧 나가야 되니, 어서 자리에서 일어나세요.”
“후손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지금 여기서 당장 내가 정품 슬롯사이트이 된 이유, 목적을 알아야겠어. 피존물을 만들어 놓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신이 갖추어야 할 품위라고 생각하나 본데, 지랄하지 마. 후손들을 이곳으로 데려오던지, 나를 후손들에게 데려다줘.”
“오타씨, 당신 때문에 밖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집을 부린다면 무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자제력을 시험하지 말아 주세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나 말고도 정품 슬롯사이트된 사람들이 또 있다는 거야? 정말…나와 같은 정품 슬롯사이트자들이 또 있다고…?”
“네,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 그들을 만나보고 싶으면 침대에서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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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는 제임스의 안내를 따라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6개의 태양 빛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고, 제임스처럼 검은 헬멧을 쓴 무리들이 있었으며 그들로부터 2~3미터 떨어진 곳에는 남자, 여자로 구성된 100여 명의 동양인, 서양인, 흑인들이 섞여 있었다. 몇몇 사람들 중에는 3m가 넘는 장신도 보였다.
“저 사람들이 당신처럼 정품 슬롯사이트된 선조들입니다.”
정품 슬롯사이트자들은 오타처럼 나체의 모습이었으며 특이한 것이 있다면, 남자나 여자나 몸의 성기가 보이지 않았다.
“오타씨, 그곳에서 비키세요. 정품 슬롯사이트자를 태운 케리어 또 한 대가 착륙할 곳이에요.”
/둥/둥/둥/
하늘을 바라보니, 헬리콥터처럼 프로펠러가 달린 직사각형의 파란색 비행체가 지상으로 내려오고, 비행체에는 투명 창문이 여러 개가 달려 있었다. 비행체가 지상의 착륙지점으로 가까이 오자 비행체의 창문에서는 눈, 코, 입을 가진 여러 개의 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정품 슬롯사이트잖아..”
“정품 슬롯사이트지만 조금 특별한 정품 슬롯사이트들이죠. 지금은 정품 슬롯사이트로 보이지만, 점차 인간으로 진화 중에 있습니다.”
정품 슬롯사이트들은 안내자들의 말을 따라 줄을 지어 질서 정연하게 비행체에서 내려, 인간 재생자들이 모인 구역으로 다가왔다. 정품 슬롯사이트들의 키는 사람과 비슷하게 160cm에서 2m 정도의 크기였으며, 인간처럼 직립보행을 했고, 서로 일본어로 대화를 하기도 했다.
"정품 슬롯사이트자들은 저를 주목해 주세요.”
제임스는 광장의 한가운데 있는 단상 위로 올라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을 했고, 사람들과 정품 슬롯사이트들은 제임스를 주목했다.
“플래닛 A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을 에덴의 벽까지 안전하게 인솔할 안내자의 대표 제임스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에덴의 벽까지 이동하는 동안 안내자들의 지시를 반드시 따라 주시고, 눈앞에 마주할 상황들에 대해서 놀라거나 동요하지 마십시오. 에덴의 벽까지는 도보로 이동하며,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에덴의 벽에 도착한 후에는, 여러분들이 정품 슬롯사이트이 된 이유와 이곳에서 살아갈 방법들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드리도록 하겠으며, 이후에 여러분들은 에덴의 벽 너머에 있는 정품 슬롯사이트자 마을로 배치가 될 예정입니다. 지금 궁금한 것들이 많이 있으시겠지만, 에덴의 벽에 도착할 때까지 질문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기요, 검은 헬멧 양반, 지구를 말아먹은 저 녀석들과 왜 우리가 같이 가야 하는 거죠? 따로 이동하면 안 될까요? 몸과 마음에 더러운 배설물을 들고 다니는 추악한 정품 슬롯사이트들과 떨어져서 이동하게 해 줘요”
“그래요, 우리는 정품 슬롯사이트들하고 같이 있기 싫어요. 지옥에나 떨어져야 하는 녀석들이 이런 곳에 있다니, 재수 없는 새끼들…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은 녀석들이에요.”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진 정품 슬롯사이트 한 마리가 대열에서 튀어나와 제임스에게 호소했고, 뒤이어 다른 정품 슬롯사이트들도 합세해서 항의했다. 안내자들은 정품 슬롯사이트의 동요를 막기 위해 막대 봉을 들어 올리며 방어자세를 갖추었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신인류의 계획이니, 불만이 있더라도 참아 주세요. 무력으로 제압을 하기 전에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가십시오.”
안내자들의 헬멧이 붉은빛으로 반짝반짝 거리며, 삑삑삑 하는 신호가 울리시 시작했다. 정품 슬롯사이트들은 괴로운 듯 귀를 막더니, 다시 대열로 돌아갔다.
“광장 문을 오픈하길 바란다.”
제임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광장의 문이 좌우로 천천히 열리고, 안내자들은 인간과 정품 슬롯사이트로 구성된 재생자 그룹의 앞으로 나가서 인원 수를 계수한 후, 일제히 외쳤다.
“행진!”
광장 밖은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졌고, 초대형 나무들과 풀들이 무성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나무는 얼마나 높이 뻗었는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나무의 가지마다 커다란 입사귀들이 달려 있고, 입사귀들 사이로 반짝반짝 윤이 나는 타원형의 붉은 열매가 무수히 달려 있었다. 붉은 열매의 크기는 작은 것은 1m, 큰 것은 5m 정도로 다양했다. 일부 열매 중에는 붉은 껍질이 벗겨지다 만 것, 그리고 껍질이 완전히 벗겨져 열매 속이 보이는 것도 있었다. 열매 속은 투명 젤리 류의 물질로 이루어졌는데, 그 안에는 파란, 빨간 불 빛들과 먼지들이 섞여 압축하고 팽창을 하고 있었다. 우주가 태어났을 때의 빅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