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jba 시詩가 되지 못한 낱말들을 줍고 있습니다. ko Sun, 22 Dec 2024 22:29:47 GMT Kakao Brunch 시詩가 되지 못한 낱말들을 줍고 있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QAD9azmI5GIgWSITTjiRRat7mKE.jpg /@@jba 100 100 잃었다면 사랑이 맞겠군요. - 마르그리트 뒤라스, &lt;사랑&gt; /@@jba/299 이름을 부를 수 없다. 옆 자리에 몸을 부리며 손가락을 까딱한다. _언제 온건가요? _아까부터 있었어요. 입에 대었던 물을 내 머리 위에 붓는다. 뜨거운 입김이 입술 밖으로 간신히 빠져나간다. 고성(古城)의 이끼처럼 권태롭다. 남은 빵 한 조각을 그에게 내민다. 물에 젖은 빵을 받아 든 그가 우걱 씹는다. 해가 자취를 감추는 방향으로 나는 머리를 두고 눕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jba%2Fimage%2FuJ-eclBlYIEmL3bxsJkvYw3GDN0.jpg" width="500" /> Thu, 19 Dec 2024 03:00:07 GMT 경계선 /@@jba/299 그럼에도 함께 걷는 길, 가장 아름다운 사랑에 대하여. - 로맹 가리, &lt;자기 앞의 생&gt; /@@jba/298 프랑스 작가 &quot;로맹 가리(Romain Gary)&quot;는 &quot;에밀 아자르(&Eacute;mile Ajar)&quot;라는 필명으로 평생에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프랑스 문학상 공쿠르 상을 한 번 더 받은 작가이다. 프랑스에서 유일무이하게 일어난 일로, 그가 죽고 나서야 두 이름이 동일 인물임이 밝혀졌다. 누구나 가지 않은 길을 동경한다. 한 번에 두 가지 인생을 살고 싶은 생각은 누 Thu, 12 Dec 2024 03:00:06 GMT 경계선 /@@jba/298 분노만이 사랑이다. /@@jba/297 세상의 도덕이 나의 도덕을 규정한다. 구부러진 세상 안에서 혼자 직선을 그을 수는 없다. 세상 밖에서 내가 걸을 길은 없었다. 그러니 &lsquo;나의 숙명이 세상을 바꾸라 말한다&rsquo;며 비껴서지 않는 여학생들처럼, 반듯한 직선을 긋기 위해서는 세상을 단정하게 손질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 망한 조국이라도, 그거라도 가지려고 내가 버리지 않으면 망하긴 했어도 조국 아니겠냐 Thu, 05 Dec 2024 10:38:08 GMT 경계선 /@@jba/297 침묵의 그림 한 점, - 욘 포세, &lt;아침 그리고 저녁&gt; /@@jba/296 내 기준에서 독특한 글쓰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작가는 &lsquo;마르그리트 뒤라스&rsquo;였다. 낮은 감도의 필름을 감아 찍는 사진기에 찍힌 점들이 촘촘히 박힌 듯한 글들에서, 사건의 전개가 마치 해체적인 추상화를 그린 피카소를 떠올리게 했다. 읽히지도 않는 글은 몸으로 흡수되길 기다리는 활자 같았고, 내 몸 세포의 크기보다 활자의 크기가 더 컸는지 처음에는 글이 Thu, 05 Dec 2024 03:00:04 GMT 경계선 /@@jba/296 고통에 대한 인간의 연민, 그 완벽한 사랑에 대하여. - 한강, &lt;작별하지 않는다&gt; /@@jba/295 한강의 소설은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로 완전히 구별 짓는 힘이 있다.&nbsp;그리고 읽고 난 뒤의 나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그 뒤에 오는 나를 온전히 인정하고 만날 수 있을까. 소설의 내용이 어렵다가도, 내용의 깊이에 압도되다가도, 책의 끝 장의 막다른 골목에서 나 자신과 부끄럼 없이 만나야만 하는 시간이 어렵다. 모든 독서가 대체로 나를 다시 만나게 Thu, 28 Nov 2024 03:00:08 GMT 경계선 /@@jba/295 사랑, 혼란(2)-그래도 변하지 않는 가치 - 이반 투르게네프, &lt;아버지와 자식&gt; /@@jba/294 &lt;연기&gt;를 읽은 후, 이반 투르게네프의 작품을 하나 더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년에 사 두었던 민음사판 세계문학 전집 404번 &lt;아버지와 자식&gt;을 책장에서 다시 뽑았다. 사실주의적 소설은 사건의 전개에만, 그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에 탁월하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었던 내 관점을 뒤돌아보게 했다. 역시나 많이 읽어야 한다. 읽을수록 보이는 것은 많아지고 더불어 Thu, 21 Nov 2024 03:00:03 GMT 경계선 /@@jba/294 사랑, 혼란 - 이반 투르게네프, &lt;연기&gt; /@@jba/293 사랑은 모든 삶을 변주한다. 이반 투르게네프(1818-1883)의 소설은 건조한듯하지만 생생하고, 그림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이라는 표현 자체가 그를 위한 표현일까 싶을 정도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보다도 서구에 심취했던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왜인지 그들보다도 투르게네프의 소설이 읽기에 문화적으로는 더 Thu, 14 Nov 2024 03:00:02 GMT 경계선 /@@jba/293 '문명'이라는 단어의 허상을 고발하다 - 윌리엄 골딩, &lt;파리대왕&gt; /@@jba/292 우화라고 하기엔 너무도 신랄하고 묵직했다고 해야 할까. 인간이 만들어놓은 문명이 이렇게 나약하고 신기루 같아 보이다니.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나약한지, 이 나약함이 얼마나 큰 잔인함에 닿아 있는지, 그 잔인함이 인간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극단적 생각까지 하고 있는. 나는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 나의 나약함과 인간의 잔인함 사이에서 출구 없는 생각들로 Thu, 07 Nov 2024 03:00:03 GMT 경계선 /@@jba/292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삶. - 시몬 드 보부아르, &lt;레 망다랭 1, 2&gt; /@@jba/291 견딜 수 없다면,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그 정도의 마음이 될 수 없다면, 나는 시작하고 싶지 않다고. 그렇지만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여 그 마음을 당신이 이용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언젠가의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하여 나는 택하기도 했지만, 떠날 때는 가차 없었다.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 Thu, 31 Oct 2024 03:00:03 GMT 경계선 /@@jba/291 이토록 사치스러운. - 나희덕의 시집, &lt;가능주의자&gt; /@@jba/290 나희덕의 새 시집을 읽으며 생각한다, 사치라는 단어에 대해. 혼자 왔지만, 달콤해 보이는 새하얀 케이크를 함께 주문하고 김이 올라오는 머그잔에 한가득 담긴 필터 커피의 향을 음미하는 날이다. 이런 여유가 늘 허락될 것만 같은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좋은 창가 자리에 앉아 주섬주섬 책을 꺼내고 무거운 겨울 옷을 잠시 벗어두고 커피를 한 모금하고 보니 진정 Thu, 24 Oct 2024 03:00:03 GMT 경계선 /@@jba/290 당신은 누가 죽었을 때 가장 슬플까요. - 최진영, &lt;구의 증명&gt; /@@jba/289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은 천둥벌거숭이의 황구였다. 생후 3개월이 조금 넘어 우리 집에 온 지 2주가 막 지난 어린 강아지였는데, 초등학생 어린 시절의 나에겐 참으로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강아지가 등교하는 나와 동생 뒤를 졸졸 따라오다 차에 받혔고, 그 길로 우리를 애처롭게 바라보다 비명을 지르며 오던 길을 반대로 되짚어 한쪽 다리를 들고 급히 Thu, 17 Oct 2024 03:00:03 GMT 경계선 /@@jba/289 사랑을 위해 무엇까지 해봤니. - 잭 런던, &lt;마틴 에덴 1, 2&gt; /@@jba/288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과 강한 확신, 그 확신을 위해 자신을 철저하게 바꾸고자 마음먹고 실제로 행하는 노력. 사랑은 사람을 바꾸기도 하지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 끝이 파멸이거나 죽음일 수도 있다. 사랑은 간단치 않다. 사랑이었는지조차 의문을 갖게 하기도 하고, 사랑이었음을 부정하게 하기도 한다. 단순히 치기 어린 감정을, 그 깊 Thu, 10 Oct 2024 03:00:07 GMT 경계선 /@@jba/288 용기 낼 수 있는 사람이 어른. - 체호프의 희곡&lt;바냐 삼촌&gt;과 하마구치 감독의 영화 &lt;드라이브 마이 카&gt; /@@jba/287 우리는 살아가야만 한다, 죽을 수 있을 때까지. ​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 1860~1904)는 그가 쓴 &lt;바냐 삼촌&gt;이라는 희곡에서 하나의 종교를 분명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체호프의 희곡 &lt;바냐 삼촌&gt;의 어두컴컴한 터널을 통과하면서도 마지막에서 주인공 '소냐'의 독백 내용 때문에 이 작품을 비극이라 부 Thu, 03 Oct 2024 03:00:03 GMT 경계선 /@@jba/287 그렇다고 블랙 드레스를 입을 수는 없어요. - 임솔아, &lt;나는 아직도 거기에 있어&gt; /@@jba/286 &ldquo;각자가 선 자리에서 우리는 만날 수 있을 거예요.&rdquo; 나는 이 문장을 자주 쓴답니다. 이 문장에서 저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돼요. 저는 언제나 혼자를 즐기고, 혼자의 시간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지만 누군가와 늘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그것 자체가 나의 에너지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요. 그럼에도 사람과의 많은 교류에서 Thu, 26 Sep 2024 03:00:05 GMT 경계선 /@@jba/286 통속적인 자기 비판과 미러링 - 김기태, &lt;두 사람의 인터내셔널&gt; /@@jba/285 소소한 통속소설 그리고 그 이상의 해학과 유머를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 김기태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다 이야기 하지 않는 욕망, 다 이야기하지 않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감정, 아주 그럴만한 보통의 사람들을 다뤄낸 소설. 다른 작품보다도 &lt;롤링 선더 러브&gt;와 &lt;두 사람의 인터내셔널&gt;, &lt;전조등&gt; 그리고 &lt; Thu, 19 Sep 2024 02:42:56 GMT 경계선 /@@jba/285 살아가는 일 자체의 모순 - 양귀자, &lt;모순&gt; /@@jba/284 &ldquo;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rdquo;에 대한 소설일까. 오래된 책이 조금은 촌스럽지 않을까 생각하며 별 기대 없이 책을 폈다. 내용이 조금은 애매하고, 시의성에서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그렇지만 그런 생각은 의미 없었고, 역시나 오래되었지만 126쇄를 찍었다고 표시되어 있는 책의 면지 내용을 보며 많이 읽히는 책의 위엄(!)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많이 읽힌다고 Thu, 12 Sep 2024 03:00:04 GMT 경계선 /@@jba/284 발견 /@@jba/283 나는 너의 아픔과 고통으로 네가 자라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올겨울에 만난 너와 지금의 네가 달라진 것을 너는 아느냐고 내가 묻는다. 그때보다 슬플지 모르겠지만 더 진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아마 이전의 너를 폐기하고 새로운 바다로 나아갈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다. 알고 보니 우리는 스스로 고립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그 안에서 다만 안온만을 Fri, 07 Jun 2024 00:38:33 GMT 경계선 /@@jba/283 /@@jba/282 11월, 해가 넘어가고 어둑해지는 오후 4시 반이 넘어간다. 자전거가 지나가기도 하고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는 골목길에 가로등이 껌뻑 눈을 뜬다. 눈뜬 가로등 사이로 낮은 단층집들이 옹기종기 창에 다투어 불을 밝힌다. 부엌 봉창문이 열렸다가 닫힌다. 아이들 떠드는 소리와 어른들 꾸짖은 소리, 그리고 압력밥솥의 추 흔들리는 소리. 밥 짓는 냄새가 골목 한가 Tue, 04 Jun 2024 00:09:41 GMT 경계선 /@@jba/282 금요일 /@@jba/281 시계를 보는 눈동자들이 초조하다. 아직 30분이나 남았다구. 그렇지만, 컴퓨터를 벌써 끄고 싶어. 꼭 이럴 때 업무 메시지 보내는 사람 있더라? 아 또 왜 나 부르는 거야. 지금 이 시간에? 일단, 컵을 미리 씻어두자. 머그잔을 씻고, 화장실도 미리 다녀오고. 머리도 한 번 더 매만지는 거지. 거울로 옷매무새도 한 번 더. 날씨는 왜 또 이렇게 쨍한 거야. Fri, 31 May 2024 02:01:44 GMT 경계선 /@@jba/281 행운 /@@jba/280 &quot;무엇을 해야 할까요?&quot; &quot;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quot; &quot;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면요?&quot; &quot;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죠. 찾는 게 제일 오래 걸리는 작업이에요.&quot; &quot;하고 싶은 것을 찾는 건 어떻게 해야 하나요?&quot; &quot;이것저것 다 해봐야 해요. 특히 내가 잘하지 않았던 것들. 배우지 않았던 것들. 그런 것들을 해보려 하고, 배워보려 해야 해요. 나 스 Mon, 27 May 2024 23:16:43 GMT 경계선 /@@jba/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