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모 /@@hbfB 시와 산문, 그리고 문학적 상상 ko Thu, 23 Jan 2025 01:20:30 GMT Kakao Brunch 시와 산문, 그리고 문학적 상상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pjUQTecOekTRiSwGNQLtd8I8Wwc /@@hbfB 100 100 우연 /@@hbfB/134 사람 사는 일이 참으로 소설 같을 때가 있다. 뒤집어보면 영화도&nbsp;소설도 노래도 죄다 사람 사는 일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 굳이 소설 같다고 할 일도 아니지만. 길을 걷다가 갑자기 비가 내린 십여 년 전의 그날만 해도 그렇다. 종각 근처의 미팅이 예상보다 일찍 마치는 바람에&nbsp;서대문에서의 저녁약속에 여유가 생겨 모처럼 한적한 기분으로&nbsp;종로에서부터 느린 걸음으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flZjrxD6R01RwqE7KadTh21zf2U.jpeg" width="500" /> Wed, 22 Jan 2025 06:55:30 GMT 남모 /@@hbfB/134 밀어 /@@hbfB/83 말문이 막혀 차마 뱉지 못한 말들이 가시연꽃처럼 온몸을 찌르는 날 무작정 산사로 가고 싶다 노스님 죽비 옆에&nbsp;맞을 채비 한 후에 쪽방촌 난닝구 할매의 마지막 연탄과 어이없이 죽어간 순한 넋들과 배곯아 우는 동생 얼르다 울고 마는 여자애를 내친김에 너와 나의 파랗게 질린 청춘까지 달걀귀신처럼 뭉뚱그려 써내려 간다 망할 놈의 염불은 산문 밖에서 외라며 등짝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BCj53PP1DskfwHYfDgc95ZqYQ3I.jpg" width="500" /> Tue, 21 Jan 2025 08:04:03 GMT 남모 /@@hbfB/83 절도의 추억 /@@hbfB/131 추억은 지나간 기억이다. 어떤 사물이나 음식에 얽힌 것일 수도 있고 어떤 날에 가졌던 사람과 감정의 깊이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칼린&nbsp;지브란은&nbsp;오늘의&nbsp;슬픔&nbsp;가운데&nbsp;가장&nbsp;비참한&nbsp;것은&nbsp;어제의&nbsp;기쁨에&nbsp;관한&nbsp;기억이라고&nbsp;했지만 이건 듣기만 해도 선제적 슬픔이 느껴져&nbsp;선뜻 동의하기가 어렵고,&nbsp;무라카미 하루키의 아무리 힘든 일을 겪더라도 그 추억들을 결코 놓고 싶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tFOwJzK-x7ke2Hl0XInUO7Cxxg8.jpeg" width="500" /> Sun, 19 Jan 2025 11:00:03 GMT 남모 /@@hbfB/131 저기요 /@@hbfB/42 마음이란 철이 없고 제멋대로라지만 그건 일말의 사랑이었어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육체와 영혼과 심지어&nbsp;염치와 한숨과 탄소까지 줄지어 융합하고 분열하는 것, 예고 없이 잔뜩 엄습해 온&nbsp;항거불능의 재난이 어느날&nbsp;헛울음처럼 잉잉거렸죠 그건 은밀하고 전격적인 최후의 퇴각신호였어요 화산재 같은 잔해는 수습하는 자의 슬픔으로 남긴 채 낭패한 씨줄과 날줄의 망령이 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_itotpW5wGri82dCN9EsdBKFrwg.jpg" width="500" /> Fri, 17 Jan 2025 02:10:28 GMT 남모 /@@hbfB/42 폭설 /@@hbfB/127 하늘이&nbsp;한꺼번에&nbsp;내려앉고 있다 몸을 가누지&nbsp;못하고&nbsp;지상으로 깃들고 있다 그리하여&nbsp;먼저&nbsp;다정한 말들이&nbsp;잊혀지고 아름다운 것들은 조금씩 무색해졌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누구인지&nbsp;말없이 끊는 전화 아무도 나를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설마&nbsp;나는 대책 없는&nbsp;사랑이라도 꿈꾸었느냐 우체부도&nbsp;오지 않는 저녁 눈발은&nbsp;근심의 두께만큼 쌓이고 기다리는 것은 언제나 마음보다 늦게 당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6A9vyixp3TfKQuycWovr69bFkHE.jpeg" width="500" /> Wed, 15 Jan 2025 08:00:04 GMT 남모 /@@hbfB/127 안부 - 序詩 /@@hbfB/124 살다 보면 저리도록 그리운 사람이 있다 숨어 사는 사랑도 홀아비꽃대도 아닌데 다문 입으로 억새울음 목이 쉬고 손 끝에 걸린 별 하나 밤새 꼼지락거린다 우리 이러고&nbsp;몇 해만 더 살자 살아서 군불도 뜨겁다는 걸 보여주도록 하자 오늘밤&nbsp;그대에게 묻는다 여전한지 잘 지내는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60uGPnxeIADm0TZgn0sqdH-ncDo.jpeg" width="500" /> Tue, 14 Jan 2025 08:00:36 GMT 남모 /@@hbfB/124 술맛의 시작 /@@hbfB/132 솔직하게 고백을 하자면 평생 술은 입에도 대지 않겠다고 결심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겐 술이 웬수였던, 아버지에겐 술이 유일한 피난처였던 시절 탓이겠지요. 어머니는&nbsp;정말 큰아이가 술과 멀리 떨어져 살 줄 알았다며 아버지의 주량과 사연에 데지도 않았느냐 간혹 타박을 합니다. 아버지요? 이상하게도 지금은 어머니와 한편이 되어 누가 요즘 그렇게 술을 마시느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W2z-ytDd8BmNb-qcouxiqa-yEkk.jpeg" width="500" /> Sun, 12 Jan 2025 11:20:20 GMT 남모 /@@hbfB/132 먼 그대 /@@hbfB/41 당신 잊고 사니 나 행복하다 쓰다 맵다 말이 없는 데데한 하루 당신만 없는 완전한 세상 심장까지 긁어먹던 계절은 인연의 비늘&nbsp;다 떨어져 슬픈 나신의 기억 하나 남지 않았다 누가 누굴 떠났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혼자서&nbsp;쓸쓸한 교훈을&nbsp;되뇌이다 먼발치로&nbsp;두고두고 잊어갈 뿐 오늘도 허깨비처럼&nbsp;밥을 우물거리며 뜬눈으로&nbsp;아득히 늙어가는 나 잘 지내요 슬피 웃던 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JWIaHWqBQXr0e-eiej40jxCL8S0.jpg" width="500" /> Fri, 10 Jan 2025 03:08:14 GMT 남모 /@@hbfB/41 집이 멀었으면 좋겠네 /@@hbfB/122 집이 멀었으면 좋겠네 세상이 나 몰래 내 생과 작당을 하고 본처인 듯 아무리 들들 볶아도 배 꺼진 생애를 등 돌려 누울 용기 나 없었네 터벅터벅 또&nbsp;하루 덧정처럼&nbsp;나이를 먹고 밥값은 못했어도 밥은 먹었네 뱃속&nbsp;뜨끈하고&nbsp;살&nbsp;것 같았네 문밖의&nbsp;취객들&nbsp;한잔 더 실랑이 소리 나는 탁자에 엉덩이를&nbsp;바짝 더 붙이고&nbsp;앉아 더운&nbsp;국밥을 저으며&nbsp;남은 술을 따르고 누구 하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bMue-yZW7k2ci62Z1LwEc6dquM4.jpg" width="500" /> Wed, 08 Jan 2025 11:31:12 GMT 남모 /@@hbfB/122 쇠죽 냄새 /@@hbfB/128 어느 겨울이건 눈 내리고 비가 오는 날이면, 아직도 거리엔 온통 어릴 적 할머니께서 끓이시던 쇠죽 냄새가 진동합니다. 아마 계절도 비슷하지 않았나 싶어요. 얼어붙은 논두렁 위에서 감나무 주위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다 곱은 손을 녹이려고 집으로 뛰어들어가면 할머니는 어김없이 누렁이에게 줄 쇠죽을 가마솥으로 하나 가득 끓이고 계셨으니까요. 큰 가마솥에 적당히 잘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DpPOYG0NkfaiPhHwsIyHpOqXE-A.jpeg" width="500" /> Tue, 07 Jan 2025 04:26:08 GMT 남모 /@@hbfB/128 겨울 풍경 /@@hbfB/126 첫서리 지나&nbsp;시래기 널고 타작&nbsp;마치면 까치밥 남겨두고 첫눈이 내린다 아이들은 토끼 발자국 따라&nbsp;비탈에 올라 엉덩이에&nbsp;비료포대 하나 깔고&nbsp;온종일 신날 적에 마을엔 아무 일 없이 눈사람 여럿 생기고 엄마들 일찌감치 밥 먹자 부르는&nbsp;소리 뉘엿뉘엿&nbsp;눈발을 털고 들어와 언 손을 녹여 북엇국 한 사발&nbsp;들고나가면 새끼를 다섯이나 낳은 복실이는&nbsp;젖을 다 먹였는지 꼬리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WCDLkAzffW6rMssYhq-fUe3ofDM.jpeg" width="500" /> Sun, 05 Jan 2025 03:09:46 GMT 남모 /@@hbfB/126 어머니의 갈치 반찬 /@@hbfB/112 칼칼한 갈치조림을 생각한다. 실한 갈치가 두툼한 무와 감자, 묵은지와 어우러져 온통 빨갛게 자글거리는 소리는 절로 뜨신 밥과 소주 생각이 나게 한다. 두근거리는 손끝으로 자작한 양념국물을 뜨고 밥 위에 슥슥 비벼선 갈치&nbsp;살점 하나를&nbsp;크게&nbsp;얹어 먹는다는 건, 푹익은 무조각과 묵은지를 곁들이는 그윽한 한입이란 건, 소리 없이 입안 가득 번지는 행복한 비린내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p6VVePF8179ckOi_yF46SRe7ogY.jpeg" width="500" /> Mon, 23 Dec 2024 07:00:02 GMT 남모 /@@hbfB/112 연하장 /@@hbfB/125 또 한해 갑니다. 밤이 깊어가고 상념도 따라 짙어가니 내 한숨의 동혈은 예상보다 길고 깊어 어느새 가슴 저 밑바닥을 한바탕 휘감고 돕니다. 그저&nbsp;살기&nbsp;바빠서 무엇 하나 반듯하게&nbsp;해낸 것도 없이 또 여기 왔네요. 남아있는&nbsp;마지막 달력을 바라보며 잠시&nbsp;서글픈 것도 같은 심정의 와류는 약간의 서늘한 냉기마저 내뿜고 있는 듯합니다. 허한 마음에 위무라도 할 겸 생<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UDrWgY1QMXA5BGCMYKGAS_8Mvj8.jpg" width="500" /> Sat, 21 Dec 2024 22:06:08 GMT 남모 /@@hbfB/125 당신, 잘 알지도 못하면서 /@@hbfB/40 다시는 기별하지 말라 했을 때 나는 그저 서글피 웃었지만 돌아선&nbsp;날갯죽지에서 남몰래&nbsp;떨어져 내린 해쓱히 편집된&nbsp;변명들 흠뻑 시들어 딱한 손짓만이 남았다 제발 가라며 울먹였을 때에도 나는 또 말없이 돌아설 뿐이었지만 마음마저 싸들고 가라 할 때는 다만 그까짓 사랑이&nbsp;죄라서 미련의 머리채 끝내&nbsp;잡아끌지 못하고 불 꺼진 너의 무심한 저녁 밖으로 상실의 문턱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jO6vuc51E56fENM76BRDP43Twxc.jpeg" width="500" /> Fri, 20 Dec 2024 00:00:13 GMT 남모 /@@hbfB/40 아라리 /@@hbfB/43 늘개비 자욱한 아우라지 강가 야속한 세월을 탓하며 부지깽이 장단에 곤드레 딱주기 큰애기 타령 산골 할마이 목청은 마침내 늙고 처량해져 청춘도 옛님도 백발도 멀구덤불이라지 여버리 총각은 가물 감실 속절없고 버드내 처녀 사시장철 애태우니 눈물로 천지간에 억수장마 질라는지 아주까리 올동박도 끝내 다 지고 말면은 나는 조금 슬픈 얼굴을 하고 어느 너와집 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JR7Jat1NzC9T3R-YN22SRbnPi7E.jpg" width="500" /> Thu, 19 Dec 2024 00:00:12 GMT 남모 /@@hbfB/43 땔감 /@@hbfB/106 온기 혹은 한기에 대하여 어떤 시간들을 건너왔는지 천천히 한 가닥씩 기억의 실밥을 풀어본다. 그렇지. 학교 갈 무렵 할머니 손에 들려있던, 새벽부터 밥물 넘치는 아궁이&nbsp;부뚜막 위에서 서서히 따듯해진 운동화가 그랬지. 할머니는 내가 아침밥을 먹을 동안 구부러진 손가락으로 운동화를 이리저리 뒤척이셨지. 그 운동화를 신고 눈 쌓인 마당에 처음 발을 디딜 때의 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Xu3e86wLrfZtWSbfXDI_SLepcJA.jpeg" width="500" /> Tue, 17 Dec 2024 09:00:04 GMT 남모 /@@hbfB/106 군고구마는 가라 /@@hbfB/120 하마터면 며칠 전에 군고구마를 살 뻔했다. 고소한 냄새와는 별개로 전혀 장사가 되지 않을 것이 빤히 보이는,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골목에 숨어 두꺼운 털옷를 입은 채 무덤덤한&nbsp;표정으로 군고구마를 태우고 있는 이를 보았을 때 하마터면 정말이지 군고구마를 살 뻔도 했다. 진화를 멈춘 채 명사처럼 굳어진 군고구마 전용 털모자까지 똑같이 쓰고 있는 한 남자를 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qr40dphX2Pb7zOAL1fSKT9mK7rY.jpeg" width="500" /> Mon, 16 Dec 2024 00:00:12 GMT 남모 /@@hbfB/120 슬픔의 연혁 /@@hbfB/29 비가 내리면 너를 맞았다 바람이 불어도 너를 맞았다 언제라는 기약도 없이 네가 한 번도 오지 않았으므로 나는 홀로&nbsp;산노루처럼 외로웠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2Iy9H9eMwAYgJ9ywkJ2gb5xnqjo.jpeg" width="500" /> Fri, 13 Dec 2024 00:00:15 GMT 남모 /@@hbfB/29 나중에 오는 것들이 있다 /@@hbfB/67 막차처럼&nbsp;맨 뒤에 오는 것들이 있다 상처마저&nbsp;바스락거리지 않을 때 손&nbsp;잡아줄 이 하나 없이 무작정&nbsp;죽어도&nbsp;살아도&nbsp;상관없을 때 고개를 저으며&nbsp;식은 밥상을 차리고 낡은 기억의 살림방 이삿짐을 꾸릴 즘에야 문간에서 미안한 얼굴을 하고&nbsp;조금 늦었노라며 더운 숨결 와닿는&nbsp;궁궐 같은 몸짓으로 가만히&nbsp;굽은 등을 쓸어 어루만져오는 가장 나중에 오는 것들이 있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gPlTuQQxHzZkeYMM0R8j-uG37DA.jpg" width="500" /> Thu, 12 Dec 2024 00:00:26 GMT 남모 /@@hbfB/67 탁류 /@@hbfB/64 돌아오지 않는 계절이란 없다 한 번만&nbsp;피고&nbsp;마는&nbsp;꽃들도 없다 뼈마디마다&nbsp;그렇게 새겨 넣는다 기억에 관한 짧은 사실과 그로 인한 상실과 저만치의 세상까지 인정한 후에야 내 몸과 생각은 흐르기 시작했다 낙담할 필요는 없다 아직도 내 소원은&nbsp;한 번이라도 나 아닌 다른 사람을&nbsp;사랑해 보는 것 흐르다 보면 땟국이 생기는 법이다 삶이란 결국 그것마저 품어 거대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bfB%2Fimage%2FaycTIrUvTYwc_dDP-3VOIfyqVTk.jpg" width="500" /> Wed, 11 Dec 2024 00:00:13 GMT 남모 /@@hbfB/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