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 /@@fzdE 가정폭력으로부터 생존해 나로 산 지 3년 된, 세 살 가람입니다. 구겨진 채 자란 마음 돌보며, 필명 뒤에 숨어 다리 하나 은근슬쩍 내놓은 채 소설적 에세이로 사랑을 씁니다. ko Fri, 27 Dec 2024 03:17:20 GMT Kakao Brunch 가정폭력으로부터 생존해 나로 산 지 3년 된, 세 살 가람입니다. 구겨진 채 자란 마음 돌보며, 필명 뒤에 숨어 다리 하나 은근슬쩍 내놓은 채 소설적 에세이로 사랑을 씁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E%2Fimage%2FgFqVudANJBIu8MKQPtSoTYu2CJ4.JPG /@@fzdE 100 100 고백 - 들키고 싶은 사적 영역 /@@fzdE/268 잘 안다.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사랑을 주고, 받을 줄 안다는 것을. 타인의 사랑이 고플 때일수록 자신과의 대화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나처럼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겐 쉬이 내어주는 말이거늘 정작 스스로에겐 영 설득력이 없다. 구원을 기다리는 자는 결국 멸했을 것이다. 쉼은 있어도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 구원해야 구원될 수 있겠지. 매 Tue, 24 Dec 2024 03:27:56 GMT 가람 /@@fzdE/268 욕조 - 마음 기록 시 /@@fzdE/266 가득 채운 외로움으로 머리와 무릎이 닿은 채 가라앉아 흘러넘치는 그것들 사이로 평평히 사라졌습니다 불쑥 들어온 손은 나를 꺼내려 했고 나는 무례하다며 손을 떼라 했습니다 어떻게 나가야 합니까 어디로 나가는 겁니까 간섭이라 쏘아붙이곤 다시 기어들어갑니다 가라앉고 있어요 이번엔 더욱 치밀하게 날아간 숨에 들킬까 내쉬지도 않습니다 저쯤 저물어가는 것이 Tue, 10 Dec 2024 06:13:37 GMT 가람 /@@fzdE/266 한 획 - 들키고 싶은 사적 영역 /@@fzdE/263 사랑을 쓰자니 너무 쉽게 읽히는 글이 써졌다. 덜 잘 읽히게 써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그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아니었다. 사랑은 단 한 번의 닫음과 충돌 없이 한 획에 읽힌다. 어느새 스며 굽이쳐 안긴다. 사랑. 발음부터 사랑인 것을. 네가 사랑이었음을 인지하는 것에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 그러했다. 그것을 괜히 어렵게 꼬고 돌려 표현할 Tue, 03 Dec 2024 08:53:23 GMT 가람 /@@fzdE/263 코가 긴 어른 - 마음 기록 시 /@@fzdE/259 발 끝을 바라보던 아이는 숨 끝이 머뭇거릴 때면 가득 외운 밑줄과 별들로 크게 웃었다 미리 봐두었거든 그녀가 사랑받던 때를 눈을 맞추는 아이가 되었을 즈음 사랑받고 싶어요 그 부분은 유달리 닳고 닳아있더라 나이가 몇인데 낯을 가려 그렇지 난 무엇이든 잘해요 털털하고 솔직해요 밝고 잘 웃어요 그러니까 날 떠나지 마요 어디 가지 마요 날 두고 가지 Wed, 27 Nov 2024 03:39:24 GMT 가람 /@@fzdE/259 내 살길 - 마음 기록 시 /@@fzdE/253 잘. 지내시는지요 저요 글쎄요 잘은 무엇이고, 지내는 것은 또 무엇인지 나는 도통 모르겠습니다 밥 먹고 일은 잘 다니는 것인지 묻는다면 예에 밤에 잘 자는지 물으시면 아니요 넷이 셋이 된 모습에 퍽이나 좋아 보이더랍니다 어째 애초 내 자리가 아니었던 듯 어찌 시리지 않겠습니까, 마음이 이리도 이리도 다솜 순우리말로 사랑을 뜻한답니다 그래서 사랑을 편애 Mon, 21 Oct 2024 02:49:32 GMT 가람 /@@fzdE/253 오명 /@@fzdE/252 월광은 종종 고지식하게 나이 든 자명종 시계처럼 팔짱을 끼곤 오늘치 그것을 쥐어주곤 했다 그러니까 기울어진 글을 짰다 쏟아지는 마음 얼기설기 실은 촘촘히 저 집에서 또 사람이 죽어나갔대 목을 매었다지 무녀는 살풀이를 준비하랬다 양지바른 묫자리 얻어드린다며 실은 난 가장 맹랑한 거미야 바람 잘 들고 어두운 곳 빛 골목에 자리 잡고 그것들로 짜 Wed, 16 Oct 2024 04:36:55 GMT 가람 /@@fzdE/252 초라하고 어여쁜 편지 - 친애하는 당신에게 /@@fzdE/244 솔직하게 말하자면요, 실은 나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당신 생각을 했어요. 꺼내 보일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아 줄곧 묵음으로 응해왔지만, 인정하기 어렵진 않았어요. 당신이 어느새 내 하루가 되어있던 것을. 눈물 범벅 된 편지 끝엔 내가 무어라 적어 드렸던가 기억이 잘 나질 않아요. 내 사랑.이라 썼던가, 내 사람.이라 썼던가. 어쩌면 점철된 눈물에 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E%2Fimage%2Fgmgctg8RqJeHqBM63RI0MyNhJ2g.jpg" width="500" /> Sun, 06 Oct 2024 13:47:32 GMT 가람 /@@fzdE/244 사랑이라 애써 믿지 말기로 해요 - 친애하는 당신에게 /@@fzdE/238 조금 이른 저녁, 함께 식사를 합니다. 해가 긴 계절답게 오후 6시 반에도 창 밖은 윤슬로 가득합니다. 당신은 하이볼 난 무알코올 칵테일을 기울이며 사적인 조곤거림을 나눕니다. 소란스럽던 윤슬이 자자해졌고 어느샌가 붉은 낙조가 서렸습니다. 당신은 낙조 같아요. 약간 갸웃거리며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바라볼 수밖에 없는 존재요. 그러니까, 해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E%2Fimage%2FTAGjvyIyx54vsuZwt_v-ENJ56Qs.jpg" width="500" /> Wed, 21 Aug 2024 02:28:35 GMT 가람 /@@fzdE/238 계절을 통과하고 있는 J에게 - 친애하는 당신에게 /@@fzdE/234 내 16년 지기. 우린 인생의 사계절과 마음의 사계절을 함께 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사계절은 크게 다른 속도로 흐르진 않았네요. 중간 기말고사와 두발규정, 복장검사일을 신경 쓰던 우리. 시험이 끝나면 노래방에 갔고, 지금은 어렴풋이 남아있는 짝사랑에 대한 기억이 그 시절엔 참 아팠고 즐거웠지요. 대입 시험의 두렵고 떨리는 순간도 함께했고, 대학생 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E%2Fimage%2F7vFYpICzIdLNQb6OWMEn0QJHC_M.jpg" width="500" /> Thu, 25 Jul 2024 11:50:38 GMT 가람 /@@fzdE/234 넌 아침 일곱 시의 노래야 - 친애하는 당신에게 /@@fzdE/235 혹시 당신도 아침 일곱 시에 생각난 노래가 하루 종일 생각 나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나요. 전 종종 아침에 생각난 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고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 경험을 하곤 해요. 아침 일곱 시 노래. 꽤나 로맨틱하고 따스한 말이 자꾸만 맴돌았습니다. 문득 고등학생 시절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인생을 24시간이라 가정하면 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E%2Fimage%2FgU-bf45q__e_c1xXjNLp67TkRXE.jpg" width="500" /> Mon, 22 Jul 2024 06:01:30 GMT 가람 /@@fzdE/235 필명을 사용하게 된 이유 - 결국 듬뿍 사랑하고 싶단 말이에요 /@@fzdE/231 안녕하세요. 강다솜이자 가람입니다. 저 또한 누군가의 독자로서 글을 마주할 때, 필자의 경험 기반 내용인지 픽션일지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글 자체가 주는 힘, 감정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다만 독자가 제 지인이라면 얘기가 다르더군요. 특정 글엔 제가 많이 힘들어 보이고, 기뻐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 전 작가이기 전 지인이니까 Thu, 18 Jul 2024 04:01:01 GMT 가람 /@@fzdE/231 안전지대 - 친애하는 당신에게 /@@fzdE/219 사랑을 잘 모르겠는 한 사람이 드리는 편지입니다. 사랑은 잘 모르겠어도 편지는 곧 잘 쓰거든요. 마지막 모임 때 한 발자국 떨어져 우리를 바라봤습니다. 참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순간임을 직감했고요. 이런 마음들 어디 가서 다시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것을 온 감각이 뼈저리게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영원히 붙잡고 싶은 순간들이 중첩되어 벅차오르기도 했습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E%2Fimage%2FmAW6RNJt-qioxlPmYRf4AkfqKqM.jpg" width="500" /> Wed, 26 Jun 2024 09:02:11 GMT 가람 /@@fzdE/219 찬사 - 친애하는 당신에게 /@@fzdE/221 전 기다림에 능하진 않지만 익숙해요. 상대방이 절 기다리게 하는 것이 싫어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습관이 있어 일상이거든요. 그리고 내게 걸어올 시간이 필요한 당신을 기다리는 순간을 마주할 때면, 내가 할 일은 기다리는 것뿐임을 되새겨요. 누군가는 이런 절 타박했습니다. 약속시간에 항상 빨리 도착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고요. 지각한 것도 아닌데 다 Mon, 24 Jun 2024 11:08:53 GMT 가람 /@@fzdE/221 사랑하며 살고 있습니다. - 가정폭력 생존자의 절박한 자애 /@@fzdE/213 아주 어렸던 시절, 그러니까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다지 불안하거나 불행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그 시절 알고 지낸 세상이 그것이 전부였기에 무엇을 내어준 부모였던 사랑 했습니다. 때문에 하염없이 흔들리고 무너져내리는 마음을 알아채지 못한 채 웃으며 지냈습니다. 중학생이 되며 친구들과 다르게 이유 모를 불행이 짙게 덮여있음을 알아갔습<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zdE%2Fimage%2FNKKyyEk9HLGEMKQK_-04oTyuCI8.JPG" width="500" /> Sat, 22 Jun 2024 14:26:38 GMT 가람 /@@fzdE/213 내게 살다 가줘서 고맙습니다 - 친애하는 당신에게 /@@fzdE/216 자리에 두고 가시면 저희가 정리하겠습니다. 조금 전 밤 산책을 다녀왔는데 왜인지 모르게 이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카페와 식당에서 종종 안내받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치 인연의 끝에도 어울리는 말 같았습니다. 소중히 내어드렸던 내 마음. 거기 두고 가시면 제가 정리할게요. 따뜻하고 맑은 물로 품어내어 또 다른 마음을 소담히 담아내 드릴 수 있도록. 당신도 Sun, 16 Jun 2024 00:17:46 GMT 가람 /@@fzdE/216 사랑이 뭔지 - 들키고 싶은 사적 영역 /@@fzdE/209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이 구겨진 채 자란 상처투성이 마음이라. 이를 초라하게 느낀 시절이 있다. 기죽은 눈빛으로 조심히 건넨 마음이었지만, 마음을 주고받는 것에 어려움이 없던 몇 상대는 고민의 시간을 헤아리긴 어려웠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빛이 바랜 작고 볼품없는 마음이어서였을까. 가벼운 파티에 쓰고 버린 풍선처럼 기쁘게 하늘로 날려버리기도 Fri, 07 Jun 2024 12:13:59 GMT 가람 /@@fzdE/209 새벽이 흐를 때 쓴 일기 - 마음 기록 시 /@@fzdE/200 엄마 왜 난 세상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길고 튼튼한 팔다리를 가졌는데도 달릴 수가 없어요 수많은 밤 지새우며 바깥을 동경하는데 왜 조금도 저 불빛들에 가까워질 수가 없을까요 언젠가 나 무너져 내리는 날이면 침묵마저 숨죽인 늪지 어딘가 누워 소란스러운 생각들 꺼두고 하염없이 쉬고 싶어요 실은 그러지도 못해요 최대한 빈틈없이 창가에 붙어 앉아 생동 Mon, 03 Jun 2024 12:20:32 GMT 가람 /@@fzdE/200 마지막의 찰나 - 너를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어서 /@@fzdE/131 떠난 자리 흩어진 네 조각들을 잡으려 애써도 햇빛에 힘없이 부서져 내렸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네게 나지막이 읊조린다. 사랑해. 가볍게 날아오르는 널 바라본다. 책상에 놓여있는 빛바랜 우리. 그만큼 뜨거운 햇빛을 받았다는 뜻이겠지. 덕분에 우리 마지막 모습이 덜 차갑게 기억될 수 있을까. 미지근한 유리창을 통과한 햇살은 따사롭기만 하다. 덕분에 온 Thu, 16 May 2024 08:06:30 GMT 가람 /@@fzdE/131 흑조 - 당신이란 가락 /@@fzdE/136 엄마, 희고 고운 얼굴로 카모마일 같은 미소 지을 때면 햇볕 냄새가 나곤 해 여름날 잘 말린 빨래 냄새가 나는 품을 보면 그저 예전처럼 작은 아이가 되어 달려가 안기고 싶어 테이블매트, 세워놓은 욕실화, 수박, 접시, 이불, 흰 벽, 화병, 환기, 시계 볼 때면 무엇을 떠나왔는지 새삼스럽고 디퓨져, 노란 조명 볼 때면 어디서 왔는지 반갑기도 해 Thu, 09 May 2024 01:10:57 GMT 가람 /@@fzdE/136 내 인생영화는 너야 - 너를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어서 /@@fzdE/116 반달아 안녕? 단 한 번도 불려본 적 없는 호칭으로 불러도 금세 뒤돌아 날 향해 웃어줄 것을 알아. 네 눈웃음을 상상해 봤는데, 반달을 닮았으니 반달이라 부를래. 반달아, 그거 알지. 나 영화는 좋아하는데,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딱히 없잖아.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 인생 영화가 무엇인지 묻는 경우가 많아서 취향도 아닌 로맨스 영화 하나를 인생영화로 골라 대 Mon, 01 Apr 2024 07:15:06 GMT 가람 /@@fzdE/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