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 Lion /@@f0MA 한국에서는 꽤 오랜 시간 영화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소울메이트 남편과 호기심 많은 검은 고양이와 함께 다시 태어난 듯 살고 있습니다. ko Sun, 29 Dec 2024 18:40:00 GMT Kakao Brunch 한국에서는 꽤 오랜 시간 영화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소울메이트 남편과 호기심 많은 검은 고양이와 함께 다시 태어난 듯 살고 있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k.kakaocdn.net%2Fdn%2FT5fb7%2FbtrPYC2q5Qb%2F87NNnXV3IkxkUhnYz64po1%2Fimg_640x640.jpg /@@f0MA 100 100 녹차향 가득하던 5월의 보성에서. - 봄날은 무덤 꽃이 피리라 /@@f0MA/30 봄날은 무덤 꽃이 피리라. 내 봄날의 무덤 앞에는 어떤 사람들이 찾아올까. 따듯한 봄날에 가고 싶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밤이면 조금 쌀쌀한 그런 봄날. 연둣빛 녹차 잎이 향긋이 익어가는 날. 겨우내 녹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날. 나비가 팔랑팔랑 바람 따라 마실 가는 날. 많은 사람 없어도 날 많이 사랑하는 이들 몇몇만 기타와 하모<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lu0OXhfYuVy9REg02zKlancyHwc.jpg" width="500" /> Sat, 09 Nov 2024 15:02:19 GMT Snow Lion /@@f0MA/30 모호함 -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에 대하여 /@@f0MA/29 가을이면 내가 사는 이곳은 비가 자주 내리고 어두운 새벽부터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집에 있는 모든 창을 활짝 열면 묵묵한 습기를 머금은 짙은 안개가 집 안 가득 밀려들어 와 열이 오르고 들뜬 나의 화기를 차분하게 어루만져 준다. 아마도 아주 오래전 대관령 양 떼 목장부터였을 것이다. 안개가 짙은 날을 유독 좋아하게 된 것은. 며칠 전 우연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fs2Urn7Tjv8qioz3CG2FQR8wV2I.jpg" width="500" /> Thu, 31 Oct 2024 00:49:22 GMT Snow Lion /@@f0MA/29 다람살라 맥그로드 간즈에서 - 여행의 마지막 날 /@@f0MA/27 나는 지금 북인도 다람살라 맥그로드 간즈에 있다. 15일의 일정, 홀로 배낭을 메고 늦은 밤 인도 공항에 내리던 첫날의 설렘. 길다면 길었던 보름의 시간도 어느새 지나고 내일이면 떠나는 날이다. 마음을 따라온 이곳. 바람처럼 거침없이 인연 따라 발걸음이 가는 대로 다녀보았던 시간들. 오래도록 내 안에 가둬놨던 것들은 이제 훌훌 흘러 보내고 새로운 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Uf8x-KXBM-Q-1djCpMfjyfI4oR8.png" width="500" /> Sun, 26 May 2024 04:17:14 GMT Snow Lion /@@f0MA/27 시절 인연 - 그토록 소중한 인연은 이생의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f0MA/16 그녀와 나는 에펠탑이 이렇게 빼꼼히 보이는 작은 호텔에 나란히 누워 밤 깊은 시간까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스르륵 잠이 들었다. 유부녀들의 달콤한 자유시간, 둘 다 한국을 떠나 콧대 높은 이 나라에 사는지라 긴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프랑스에 온 시기도 비슷하고 무려 동갑인 그녀는 이 먼 타국에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Esocnm6XiJsi1QWYswhOwwd_tAg.JPG" width="500" /> Sat, 02 Mar 2024 00:07:47 GMT Snow Lion /@@f0MA/16 사성제 네 가지 고귀한 진리 -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 /@@f0MA/25 사성제 최근 몇 달간 이른 오전 시간과 자기 전, 따로 시간을 내어 윤회도와 12 연기 그리고 사성제 16 행상을 틈틈이 공부했다. 각 명칭과 이론만 대강 알고 있었을 뿐 깊이 공부하지 못했던지라 더없이 소중한 시간, 그날도 어김없이 늦은 밤 조용히 앉아 사성제를 펴고 천천히 필사를 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한 구절에 오래도록 눈과 마음이 머물렀다. &ldquo;<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GsCouYhaW_Q55L9OwIcwyms7b50.png" width="500" /> Wed, 21 Feb 2024 12:03:37 GMT Snow Lion /@@f0MA/25 겨울밤 파리의 노트르담 - 노트르담 드 파리 /@@f0MA/23 La com&eacute;die musicale &laquo;Notre-Dame de Paris &raquo; 파리 &lsquo;팔레 데 콩그레&rsquo;에서 (Le Palais des Congr&egrave;s de Paris) 뮤지컬 &lt;노트르담 드 파리&gt;를 보고 난 뒤 남편과 함께 부슬비가 내리는 밤거리를 걸었다. 뮤지컬을 보고 노트르담 대성당을 다시 보니 느낌이 또 남다르다. 오래전 우연히 읽게 된 빅토르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VmN91VQm4VeRpanxYndlQV2eZHU.jpg" width="500" /> Sun, 14 Jan 2024 00:07:33 GMT Snow Lion /@@f0MA/23 그저 소리와 이름뿐이다 - 내가 보는 것들은 사실 진실이 아니다. /@@f0MA/21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피할 수 없는 크고 작은 고통들을 수도 없이 마주한다. 특히 인생에서 겪는 대부분의 괴로움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이다. 사랑하는 이들이 아프거나 세상을 먼저 떠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어디 가도 나와 맞지 않는 이들을 계속 마주쳐야 해서, 아무도 곁에 없는 고립감과 외로움으로 등등 이토록 사람으로 인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je2bs_Q8AJNfmry6jDsb-G3oFTs.jpg" width="500" /> Thu, 04 Jan 2024 14:50:40 GMT Snow Lion /@@f0MA/21 히말라야. 마법사와 바람의 말 - 어른들을 위한 동화_당신의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f0MA/19 # 1. 마법사와 바람의 말. 만년설이 고요히 잠든 히말라야의 깊고 깊은 산기슭에, 유달리 겨울이 길고 밤이 일찍 찾아오는 오지마을이 있었다. 제일 가까운 마을마저도 말을 타거나 걸어서 꼬박 사나흘 이상을 가야만 하는 히말라야의 고산, 오지 중의 오지인 그곳은 사방이 산인 데다가 가는 길이 험준하고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외지인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YGjcykPRQ3iXwZcZJjIM0-x3bXM.jpg" width="500" /> Thu, 30 Nov 2023 10:02:43 GMT Snow Lion /@@f0MA/19 소중한 인연은 속절없이 짧았다 - 어쩌면 우리는 한동안 만나지 못할 것이다. /@@f0MA/18 그와 나는 작품을 함께 하며 처음 만났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언제부턴가 그는 까칠한 나에게 갖은 구박을 다 받으면서도 나를 직책이 아닌 '누나'라고 부르며 살갑게 대하기 시작했고 우린 힘든 현장에서 희로애락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하필이면 또 겨울, 날은 추운 데다 현장 분위기까지 좋지 않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현장이었기에 그 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ZOn-ccO5qnpzpn-6XzeQXTeKn20.JPG" width="500" /> Fri, 24 Nov 2023 00:37:48 GMT Snow Lion /@@f0MA/18 파리발 기차는 떠나고 - 나는 홀로 남았다. /@@f0MA/17 파리 몽파르나스 (Gare de Paris - Montparnasse). 남편이 타고 있는 기차가 곧 출발한다. 휴가가 끝나 다시 출근해야 하는 남편은 먼저 돌아가고, 나는 파리에 남아 3일 더 머무르기로 했다. 누가 보면 고작 3일 가지고 왜들 저럴까 할 테지만 기차에 혼자 앉아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자꾸만 손을 흔드는 남편을 보니 괜스레 마음이 짠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vigN2Gx41taVkQD21-3wuv1_pd8.JPG" width="500" /> Sun, 19 Nov 2023 10:06:04 GMT Snow Lion /@@f0MA/17 길에서 우리는 서로를 마주한다 - 그럼, 그 존재 그대로 충분한 것이다. /@@f0MA/14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나가는 타인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어쩌다가 눈이 마주쳐도 &quot;Bonjour.&quot; 하고 인사를 건네고 다시 각자의 갈 길을 갈 뿐이다. 아마도 그 짧은 인사는 낯선 이에게 보내는 최대의 친절일 것이다. &quot;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네요.&quot; &quot;어머나. 이 시멘트 틈에 이름 모를 꽃을 보세요. 너무 대단하지 않아요?&quot; &quot;와! 강아지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nengwNIh1NidgiMNpBkEZE4SYaE.jpg" width="500" /> Wed, 08 Nov 2023 00:13:17 GMT Snow Lion /@@f0MA/14 문득 그리울 수도 있는 것이다 - 눈이 많던 어느 겨울 향기로운 추억. /@@f0MA/12 내가 사는 지역은 가을에 비가 자주 내린다. 지난 며칠 동안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자주 쏟아졌고 오늘도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습기 머금은 찬 바람맞으며 잔뜩 흐린 하늘을 보고 있자니 묻어 놓았던 오래전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눈이 유난히도 많이 내리던 2008년 겨울, 태안의 장길산 세트장. 2007년 가을부터 시작된 촬영은 이미 해를 넘겨<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BoxzqQ3pfpkGHqiNbpkPw7qyqrg.JPG" width="500" /> Tue, 31 Oct 2023 21:14:18 GMT Snow Lion /@@f0MA/12 나는 아직도 김광석의 노래를 듣지 못한다 - 바람이 불어오는 곳 /@@f0MA/11 우린 함께 여행을 갈 때나 술잔을 기울일 때 김광석 노래를 자주 듣곤 했다. 그 당시 영화 스텝들 처우가 상당히 열악했던 시기인지라 우리들이 마시는 술은 항상 값이 제일 싼 소주와 막걸리였고, 담배 역시 값싼 디스 플러스였다. 비록 우리의 지갑은 가벼웠으나 함께 영화인의 꿈을 키우며 기울이던 소주 한잔 그리고 피어오른 담배 연기가 안개처럼 자욱한 어둑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4MjENyq6w6h2L5asEFg_8xF6_dI.png" width="500" /> Thu, 26 Oct 2023 14:26:22 GMT Snow Lion /@@f0MA/11 프랑스의 행복한 이방인 - 빛과 바람, 해와 달을 언제나 마주한다 /@@f0MA/5 Il fait beau ce matin. 날 좋은 아침이면 밝은 햇살이 수채화 물감 번지듯 사르르 창문을 타고 들어와 침대 왼쪽 벽면을 붉게 물들이며 살며시 아침 인사를 건넨다. 그 따뜻하고 뭉근한 붉은빛의 농도가 조금씩 달라지면 고요히 흐르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새로운 하루가 다시 밝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럼 굳이 시계를 보지 않아도, 시끄러운 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U1Rl-VOOQ7Z3LzeVeVrLnPA1JDI.jpg" width="500" /> Wed, 25 Oct 2023 03:26:50 GMT Snow Lion /@@f0MA/5 약사여래불 그리고 만다라 - 모든 것은 공(空)하다. /@@f0MA/9 미국 미네소타 주에 위치한 사원에 계신 아봉 린포체(Abong Rinpoche)께서 남인도에 위치한 세라 사원(S&eacute;ra Mey)의 스님들과 함께 프랑스로 만다라 순례 법회를 오신다는 소식을 접하고 며칠간의 기다림 끝에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하였다. 전통적인 베트남 양식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사찰 '파고드 반한'(Pagode Van Hanh)에서 이번 순례 법<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jfxgF3sid_S5zNOGuWor02PWkkc.JPG" width="500" /> Wed, 25 Oct 2023 03:23:42 GMT Snow Lion /@@f0MA/9 프랑스의 티베트 불교 - 프랑스에서 템플 스테이 /@@f0MA/8 남편과 나의 이번 여름휴가 목적지는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 지방에 위치한 티베트 불교 사원인&nbsp;팔덴상파(Paldenshangpa)이다.&nbsp;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차로 쉼 없이 5시간을 달려야 다다를 수 있다. 거리가 꽤 멀고 오래 머물면서 기도하고 싶은 마음에 총 2박 3일 예약하였다. 1987년에 설립된 이 사원은 티베트 4대 불교 종파 중의 하나인 까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f0OT4kWQRla0OnBVVspswcWV_5A.png" width="500" /> Wed, 25 Oct 2023 03:23:10 GMT Snow Lion /@@f0MA/8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프랑스에서 불자로 살기. /@@f0MA/4 나는 프랑스에서 불교 철학을 공부한다 이 생에서는 가본 적도 없는 히말라야 왕국이 눈물 나게 그리워 우뚝 솟은 영혼의 성산 카일라스를 가슴 깊이 소중히 품고 사는 나는 불교 수행자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은 눈 덮인 설산 깊은 곳 어느 외딴 동굴 속, 바람 소리 벗 삼아 홀로 정진하는 출가 수행자처럼 조용히 책을 보고 공부를 하거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vBi73tnDJRaNgP2cdwZ9op2klaM.jpg" width="500" /> Wed, 25 Oct 2023 03:22:46 GMT Snow Lion /@@f0MA/4 오로지 바람만 불고 있을 뿐이다 /@@f0MA/1 2월의 북한산.해가 지기 시작하자 겨울바람은 더 매섭고아이젠을 채운 발은 힘 없이 툭툭 자꾸만 미끄러진다. 발을 헛디디면 큰일이다. 힘 없이 허우적거리며 떨리는 다리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어느덧 해는 붉은 잔영을 남기며 서쪽 하늘너머로 천천히 사그라지기 시작하고, 드문드문 하산하던 사람들마저 어느새 뚝 끊기니 마음만 자꾸 급해진다. 오늘따라 몸은 또 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f0MA%2Fimage%2Fs93VyM2hGT4gVZvWkcCP-ipxPVA.jpg" width="499" /> Wed, 25 Oct 2023 03:22:17 GMT Snow Lion /@@f0M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