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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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김박은경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koTue, 08 Apr 2025 23:32:21 GMTKakao Brunch시를 쓰는 김박은경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xhCbCwCG-xP_e335xhDeIlmhwtM.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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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0자판을 두드릴 일인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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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풀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다. 달리 할 일이 없다. 빠른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없다. 원래대로 밤에 출발해서 내일 도착한다. 오늘 아침 조식 뷔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며 접시에 채운 빵과 쨈에 집중할 무렵,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갑작스러운 피로감, 불편함이 식사 때문인가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 소식을 듣게 된다.Tue, 08 Apr 2025 07:52:12 GMT김박은경/@@eaPL/414어느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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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편지를 쓰는 사람을 발견했다. 갈색 구두는 앞코가 둥글고 상처 하나 없다. 진갈색 재킷은 멋있네. 구불구불한 머리, 흰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사랑의 편지라고 짐작하는 이유는 그의 옆에 놓인 쇼핑백과 그 속에서 고개를 내민 박스 리본과 고개를 숙이고 살그머니 웃으며 천천히 정성스레 써 내려가는 자세 때문. 그 모습을 보며 따라서 웃으며 환했던 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d1KULN8zKQEKs2-rqgmHOn025Y4.png" width="500" />Mon, 24 Mar 2025 22:17:41 GMT김박은경/@@eaPL/413사물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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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에 따라가면 꼭 써보고 옵니다. 오늘 절대 새 안경은 하지 않는다, 다짐하면서요. 이미 넘치도록 많거든요. 안경마다 잘 어울립니다. 안경형 얼굴이라는 게 있다면 바로 그것이 된 것 같아요. 다 잘 어울려서, 뭘 해도 멋있어질 것 같아서 먼저 서둘러 나옵니다. 유혹에 지지 않았습니다. 잘했어. 사이드미러 속의 글귀처럼 안경 유리알에도 경고문을 박아주세Thu, 13 Mar 2025 22:12:08 GMT김박은경/@@eaPL/412이른 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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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비비 삑삑삑 짹째짹 빅비비 빨리삐이, 새들입니다. 겨울에는 울지 않았을까요. 그럴 리 없는데 이제야 들리고, 들리니 이제야 봄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포장이라니 이른 봄밤이 추웠을 텐데, 취기 끝의 후식이 아니었을까 짐작을 합니다. 찬 거 먹고 술 깨서 가자, 했으려나요. 요거 하나만 먹고 가자, 하며 오 분 십 분 함께 있고 싶었을까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x9uNRg7erW9WQd5IcVYQ7vn9bMw.png" width="500" />Thu, 13 Mar 2025 21:52:35 GMT김박은경/@@eaPL/411도구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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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함께 생각하기" (다산연구소 1247호, 주윤정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의 글을 읽었다. GPT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시각에 공감한다. 도구로서의 GPT을 활용하려면 질문하는 방식의 고민이 필요하다. 글의 일부를 옮긴다. "연구자로서 GPT를 도구로 활용하기 유용한 사례는 많다. 예컨대 기초 연구 조사, 녹취록 정리, 자료 통합, 맞춤법Thu, 06 Mar 2025 22:35:39 GMT김박은경/@@eaPL/409허기는 금기를 뛰어넘고 - -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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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 먹지 마 소리친다 넌 그런 새 아니잖아, 그러나 허기져 텅 비어버렸다면 그마저 부지런하여 가능하고 까치 다음엔 비둘기가 온다 (쓰레기장을 뒤지던 아이들 사진이 떠올랐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JhHmt7DRT04PC8E_D5z1_yLF9Ew.png" width="500" />Thu, 06 Mar 2025 22:20:55 GMT김박은경/@@eaPL/408엉망진창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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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많이 하시나요. 저는 요리할 때마다 검색을 하는데요. 혈압 오릅니다. 따라 하다 산으로 가요. 쳇지피티로 쓴 글들이더라고요.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도 가짜고요. 새로 시작한 드라마가 웹툰 원작인가 검색하는데 웝툰이라는 글이 바로 나와요. 그런가 하고 읽다 보니 글이 영 이상해요. 챗지피티에게 문장 단련을 요청하지 않았더군요. 진위 여부를 의심하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qZGYLNe1uu7pYA2xPRvmuCoHrjk.png" width="500" />Sat, 01 Mar 2025 21:49:50 GMT김박은경/@@eaPL/407나만의 꽃 시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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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지나 4월이면 또 얼마나 많은 꽃들이 필까요. 거기 있었는지도 몰랐던 나무에서, 죽은 줄 알았던 나무에서, 이제 막 심어둔 작은 꽃나무에서, 비실비실한 꽃모종에서 침공하듯 꽃 폭탄이 터지겠지요. 그런 날이 시작되면 일찌감치 출근합니다. 가는 길이 멀어지니까요. 새 꽃들 보는 맛에 이리저리 돌아가거든요. 그리고 꽃 검색을 시작합니다. 알던 것 조금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BcMdflLpSVq5bz-crsA80GdVg.png" width="500" />Wed, 19 Feb 2025 22:15:57 GMT김박은경/@@eaPL/406포기하지 않기 위해 포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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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심초사하던 화분을 정리합니다. 잘 자라다가 죽어가기를 여러 차례, 제 힘으로 살리기를 두어 차례, 차에 싣고 또는 카트에 싣고 걸어서 화원으로 데려간 게 두어 차례. 매일 새 잎을 보고 다시 죽은 잎을 확인하는 날들이었어요. 커다랗다가 키가 낮아진 앙상한 가지들. 자라는 것인 동시에 키우는 것이니 유책사유는 제게 더 많이 있을 겁니다. 그걸 몇 달 들여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lPQYhgBnL0mTWj6rhbKqkCpSvRA.png" width="500" />Mon, 17 Feb 2025 22:26:32 GMT김박은경/@@eaPL/405구멍 없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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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식구들에게 언니오빠 아버지에게 선생님에게 하트를 보내고 말로도 한다. 그럴 때 내 마음은 정말로 사랑한다. 사람들이 사랑한다고 말한다. 식구들이 언니가 오빠가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트를 보내주고 말로도 한다. 그럴 때 마음은 울고 싶어진다. 슬쩍 울기도 한다. 누가 나를 전적으로 사랑해 준다는 것, 그걸 내가 믿는다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gkz8pTPJhF9horEjygd9jGlOuGU.png" width="500" />Wed, 12 Feb 2025 21:53:35 GMT김박은경/@@eaPL/403어느 글이 더 가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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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경우처럼 우리는 결핍이 풍족보다 즐겁다고 믿지는 않는다... 이런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재화를 통한 쾌락>에 대한 글이다. 저자는 2000년 전의 사람,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할 때 그을린 두루마리 중 하나다. CT와 AI 기술을 통한 해독작업 중 가장 어려운 것은 검게 탄화된 파피루스에서 검은 잉크를 구분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6<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6seEztsPVrgMFNsfidZIE5LgnHI.jpg" width="500" />Sun, 09 Feb 2025 02:08:34 GMT김박은경/@@eaPL/404이너피스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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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이상했다. 혼자 타고 앉은 버스는 신호가 오기도 전에 멈추고, 텅 빈 정거장에서 오래 쉬다가 신호가 와도 망설이다가 출발했다. 오늘 왜 이래, 이러다 늦겠네, 마음은 분주해진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 바쁘다.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하려고, 다 잘 해내려고 뛰어다닌다. 전체를 바라보면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러고 싶지 않지만 습관이 되어Sun, 09 Feb 2025 01:54:50 GMT김박은경/@@eaPL/402새벽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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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는 숙면 중인 걸요 급히 필요한 것도 아닐 걸요 새벽 2시는 마법도 풀어진 시간 재투성이 아가씨, 너무 애쓰지 마요 (새벽배송 포장지를 분리수거장에서 보았습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DA2bq-jE_TzrMXLELedLu8ZSKAk.png" width="500" />Thu, 06 Feb 2025 22:06:08 GMT김박은경/@@eaPL/401절반은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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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엽수는 고집이 세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침엽수의 나무줄기는 한눈팔지 않고 하늘을 향해 쑥쑥 자란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침엽수는 항상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자라려고 한다. 모든 침엽수는 일사불란하게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종종 강한 돌풍이 불어닥쳐도 침엽수가 쓰러지지 않는 것도 이런 꼿꼿함 때문이다. 침엽수는 흙으로부터 나가떨어지지 않으려 사력을 다Wed, 05 Feb 2025 22:19:52 GMT김박은경/@@eaPL/398괜찮아요, 은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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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글을 쓰지 않는다고 나무라는 사람도 없는데 우리는(저는) 글을 씁니다. 써야 한다고, 써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지 않을 때조차(글을 쓰지 않을 때 더욱) 글 생각을 합니다. 이건 중독의 일종일까요. 도피의 일종일까요. 구원에의 기대일까요. 애거사 크리스티는 말했어요. “쓰고 싶지 않을 때도 글을 써라.Sun, 02 Feb 2025 11:28:46 GMT김박은경/@@eaPL/400대가족 전철 탑승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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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이 달려옵니다. 아주머니, 할머니, 청년, 숙녀, 중장년 어른이 짐 실은 카트 두 개와 함께 빨리 와, 타야 해 소리치면서 돌아보면서요. 1등은 아주머니와 카트입니다. 2등은 청년이고요. 그리고 전철 문은 닫힙니다. 다들 쳐다봅니다. 이산가족이다, 어서 전화를 해야죠, 다음 역이 어디야, 거기서 기다리겠다고 해요, 수군수군 구경하는 순간 두 겹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6R5zed3fRbI-GCmbNPFw3b1uKoE.png" width="500" />Thu, 30 Jan 2025 21:51:05 GMT김박은경/@@eaPL/395모바일 생일선물 금지 품목 - -개인적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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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기 싫은 것은 비타민 홍삼 피로회복제 케이크 옷 술… 이렇게 적고 보니 다 싫단 소리네요. 선물은 감사한 일이지만, 저마다의 취향은 물론이고 상황이 다르니까요. 보낸 사람은 돈과 시간과 마음을 썼는데 받아서 그다지 즐겁지 않으면 미안하잖아요. 저희 집에는 받았던 그대로 잘 보관했다가 약품 별도 분리배출을 하기도 하고, 원하는 분께 증정하기도 하고, 나눠Thu, 30 Jan 2025 21:44:45 GMT김박은경/@@eaPL/397병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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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장 떼고 어디 가셨나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최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BXEy_w9MIm2iGeMGty_cf6sSBjY.png" width="500" />Sun, 26 Jan 2025 01:26:31 GMT김박은경/@@eaPL/394발빠짐 주의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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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짐이 좋을까요 미음은 부동의 상태, 예뻐짐 좋아짐 기뻐짐 환해짐 밝아짐 뭐든 고를 수 있다면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aIHX-X0zp-oGCgB_K6GAqsOx7n8.png" width="500" />Sun, 26 Jan 2025 00:58:20 GMT김박은경/@@eaPL/393누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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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잠옷은 푸른 페이즐리 무늬, 도톰한 소재는 0.5센티 간격으로 누벼져 있다. 누빔 바지는 검은색 민무늬. 무릎과 종아리의 누빔 간격을 달리해서 힙한 감이 있다. 두 벌의 누빔 옷에 기대어 이 겨울을 난다. 솜이라야 얇디얇지만 입기도 전에 이미 기분이 따스해. 무언가 몸을 둘러싸는 느낌. 패딩점퍼와는 다른 다정함이 있다. "누비다"라는 말은 1 두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aPL%2Fimage%2FcprgC-rEKAud__ttqCYGWbNGYsA.png" width="500" />Sun, 26 Jan 2025 00:00:02 GMT김박은경/@@eaPL/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