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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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공간에서 나의 글을 쓰고 작가님들 글을 읽으면서 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브런치 방에서 잠시 외출하는 시간은 중편,장편소설을 쓰면서 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koWed, 02 Apr 2025 09:16:13 GMTKakao Brunch브런치 공간에서 나의 글을 쓰고 작가님들 글을 읽으면서 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브런치 방에서 잠시 외출하는 시간은 중편,장편소설을 쓰면서 글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HOiaEVm96okSToc5rWinSH35v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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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0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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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멈춰 세웠다. 그냥 자나치기에는 눈앞에 보이는 초겨울 가로수들의 향연이 너무나 곱고 화려해서 넋을 잃고 보다가 아예 그곳에 자동차를 멈추었다. 내가 자동차를 멈춰 세운 곳 바로 앞 가로수 포플러 나무들이 황금색의 향연을 뽐내며 나풀대고, 나부끼고 있었다. 바람 한 점에 낙엽 한 닢이 나무에서 멀어지고 바람 두 점에 두 닢의 나뭇잎이 나뭇가지에서 아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FC7NGYviN50K_i1qsuhmrtY3eGI" width="500" />Fri, 14 Mar 2025 11:56:07 GMT이종열/@@dzLy/115개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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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수의 입원을 그의 아내와 자식, 그리고 주치의가 권하였다. 그들의 권유에 본인의 생각을 접고 환자복을 입고 병실에 누운 것으로 보아 창수도 이제 늙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젊었을 때 그는 자아가 강하고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스스로가 맞다고 생각하고 판단한 것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그는 자신이 생각하고 판단하고 그 생각과 판단대로 행동하였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KNZLHei0lhtxC5PZ019Qvnf7pjU" width="500" />Thu, 13 Feb 2025 10:31:39 GMT이종열/@@dzLy/113나는 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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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 가지가 어둡고 세 가지가 아둔한 삼치(三癡)다. 그것도 아주 지독히도 어둡고 지독하게도 아둔하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그럴 것 같다. 인정한다. 나의 삼치 중 그 첫 번째가 길치이고 두 번째는 기계치이다. 그리고 나는 몸치다. 뭐 달리 다른 어떤 것들도 꼭히 똑 부러지고 똑똑하지도 않지만 특히나 이 세 가지는 어둡고 둔하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dh7VXP15sxS9Zu2MwM-xaoO1L7c" width="500" />Wed, 22 Jan 2025 07:37:42 GMT이종열/@@dzLy/112사람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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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색된 아스팔트 위를 힘없이 구르는 낙엽을 밟으며 성수가 긴 코트에 양손을 찔러 넣고 걷고 있었다. 성수가 밟으며 걷고 있는 아스팔트도 퇴색되었고 그 위를 구르는 낙엽도 퇴색되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걷는 성수의 머릿속이 생각에 생각을 물고 일어나 상념으로 가득하다. 한 때는 푸르다 못해 녹음의 그것으로 살았을, 그러나 지금은 퇴색되어 바람이 이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LgfEOQzSxnYbSwM9TGYRAA9yBJE" width="500" />Thu, 09 Jan 2025 10:42:32 GMT이종열/@@dzLy/111自斧斫足(자부작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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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은행에 입행하였던 그 해 그날 1981년 11월 30일. 월말이고 월요일이었다. 학생의 신분에서 직장인으로의 변태도 내게는 낯설었지만 난생처음 겪어본 '직원합숙소'라는 장소도 내게는 참으로 낯설었다. 태어나고 처음으로 매일을 여러 낯선 사람들과 합숙소라는 한 공간에서 먹고 자는 것을 하였다. 24평형 아파트에서 6명의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서 잠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As0ASarB8Jf3a6gnR3QBtOLz71Q" width="500" />Tue, 17 Dec 2024 12:19:39 GMT이종열/@@dzLy/110무엇 때문에 태어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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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부름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를 부르는 것인지 처음에 그는 금방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보니 그는 최근에 누군가로부터 부름을 받아 본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아니다. 사람이 내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어본 기억조차 거의 나지 않는다. 그리고 보니 자신의 옆에 아무도 없이 오롯이 혼자 살아왔던 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37trEqcczqokePWuTE-kcqAIqFM" width="500" />Mon, 25 Nov 2024 07:07:56 GMT이종열/@@dzLy/109일기를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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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열아! 일기를 쓸 때 쓰지 말아야 단어가 두 가지 있데이~ 첫째는 '나'라는 단어이고 둘째가 '오늘'이라는 단어인기라. 니 일기는 니가 쓰는 일기니까 '나'라는 말은 굳이 할 필요가 없고 또 일기는 오늘 쓰는 거니까 '오늘'이라는 말도 굳이 할 필요 없다 아이가. 알겠나?" 국민학교 3학년 때 내 일기를 검사하신 선생님이 나한테 하신 말씀이다. - 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sO6f0ukaahJ65WBqEznSq1R8j38" width="500" />Sun, 10 Nov 2024 10:46:58 GMT이종열/@@dzLy/108나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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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눈이 떨어졌다. 눈을 뜬 병호가 캄캄한 방에서 손을 더듬어 침대 옆 탁자 위에 있는 휴대폰을 찾아 시계를 보았다. 새벽 3시 50분이다. 어제 잠들기 전 맞추어 놓은 4시보다 10분 더 일찍 잠에서 깬 것이다. 병호는 늘 새벽시간에 알람을 맞출 때 그 알람보다 자신이 먼저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eXu_qcqWvIBCf_mmkdzkadTxvKA" width="500" />Sat, 26 Oct 2024 07:27:46 GMT이종열/@@dzLy/107평균의 모순
/@@dzLy/104
"까톡~" 커피 한 잔을 태우고 거실에 앉아 지척에 보이는 뒷산을 보고 멍 때리며 백수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내 옆 휴대폰이 이제 정신줄을 잡으라고 소리를 지른다. 이 시간쯤이면 늘 오는 광고성 문자이겠다 싶어 열어 보지 않으려다 이제 일어날 시간도 되었고 싶어 열어본 카톡의 내용이~~ 당신 자동차보험이 8월 26일 만기가 되었으니 그렇게 알고 있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6811UiKaVG6Vr2kr50wVdOTtvRc" width="500" />Tue, 08 Oct 2024 07:11:50 GMT이종열/@@dzLy/104새옹지마(塞翁之馬)
/@@dzLy/103
정수가 태어나고 3년이 지난 후 정현이 태어났다. 둘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친 형제이며 정수가 정현이 보다 3년 위 형이다. 정수 아버지 석도와 어머니 정애는 동네 중신아비의 중매로 결혼하였는데 중매의 대가로 남자 쪽에서는 고급 양장 한 벌을 맞추어 주었고 여자 쪽에서는 구두 한 켤레를 중신아비에게 맞추어 주었다. 남자 쪽에서 중신아비한테 얼마간의 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LK0goxj4mTRiB7qoK-9Ws9HAH9I" width="500" />Mon, 23 Sep 2024 00:55:51 GMT이종열/@@dzLy/103세 잎 클로버, 네 잎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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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주방에 붙어 서서 혼자 설거지하는데 느닷없이 피식 웃음이 난다. ‘내가 설거지를 다 하다니...’ 설거지하는 내 모습에서 웃음이 나고 이런 나를 예사로 보는 내가 우습다. 내가 어리고 젊었을 때는 상상도 하지 않은 일이다. 가부장적이셨던 생부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고 어쩌다 나와 남동생들이 부엌에서 나오는 것을 보셨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ZiaWQQJU1rj_ZI4ZY2-N4xgLukc" width="500" />Tue, 03 Sep 2024 07:32:52 GMT이종열/@@dzLy/102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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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 직업의 사전적 의미이다. 직업!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에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 직업을 통해서 자신의 목표를 실현하고 그것으로 인해 성취감을 가지며 자아를 실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추상이고 의미 부여식의 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UIBYhhuRDrpjOoOth2chGxroJoA" width="500" />Mon, 26 Aug 2024 06:33:31 GMT이종열/@@dzLy/101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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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지면 이내 해가 뜨고 저녁노을이 가고 이내 별이 뜨는 오뉴월의 하루는 대체 얼마나 긴 것일까? 여자가 한(恨)을 품고서야 서리를 내리게 할 수 있다는 오뉴월의 땡볕은 또 대체 얼마나 뜨거울까? 나는 그렇게 긴 하루의 해를 품은 오뉴월에 태어났다. 나는 온 천지를 전부 녹일 듯 뜨거운 오뉴월에 태어났다. 내 생일은 음력 6월 16일이다. 매년 내 생<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3UWfcPf3s1AIJMTUbiIQt31EidU" width="500" />Mon, 12 Aug 2024 12:01:39 GMT이종열/@@dzLy/100순기와 기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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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자(貴子)가 시집오고 석 달 후에 분녀(芬女)가 시집왔다. 귀자와 분녀는 같은 해, 같은 마을에 시집왔다. 귀자는 4월에 낡은 가마를 타고 시집왔고 분녀는 세간살이 짐과 함께 친정아버지가 끄는 구루마 (수레)를 타고 시집왔다. 구루마를 끄는 아버지도 늙었고 소도 늙었다. 귀자가 시집왔을 때 마을 뒷산에 창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뻐꾸기가 구성지게도 울었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I2FCobEJXFkOg23_oSvNQXqYQYk" width="355" />Sun, 21 Jul 2024 06:52:39 GMT이종열/@@dzLy/99떠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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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람으로 태어나 한평생을 살면서 쓰고, 해야 할 양(量)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는 모양이다. 평생 동안 흘려야 할 눈물 평생 동안 먹어야 할 음식 평생 동안 해야 할 말 평생 동안 자야 할 잠ㆍ ㆍㆍ 어리고 젊었을 때 내 눈에 눈물이라는 것이 도대체 있을까 싶을 만큼 울 줄 몰랐던 내가 60의 나이인 지금은 뒹구는 낙엽에도 눈물이 난다. 어리고 젊<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lEwF6W726Y6RXNNXveLKGMV_HBU" width="500" />Tue, 09 Jul 2024 06:25:47 GMT이종열/@@dzLy/97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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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로 모여 놀던 열 명 남짓 아이들이 한 아이 앞으로 모여들었다. 아이들을 불러 모은 것은 골목대장 만순이었다. 모여든 아이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잠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더니 이내 흩어져 어디론가 갔다가 금세 흩어졌던 곳으로 다시 모였다. 조금 전 아이들이 흩어져 갔던 곳은 각자의 집이었고 그들은 각자의 집에서 바가지 하나씩을 들고 다시 모<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Zb76QUdUEnPLNqiDGykX_qvdvV0" width="500" />Thu, 20 Jun 2024 12:39:05 GMT이종열/@@dzLy/92윤회(輪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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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내 옆에서 지금 내 아내와 아이 셋이 둘러앉아 울고 있고 또 다른 하나의 나는 울고 있는 가족옆에서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서있는 나는 내 몸이 일찍이 이렇게 가볍고 건강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얼마 전의 나는 몸의 무게가 천근을 넘어 만근이나 되었고 몸 구석구석 어디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어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z_I45qSTytc6s_hbkn2B0VOlTe4" width="500" />Thu, 06 Jun 2024 11:38:50 GMT이종열/@@dzLy/98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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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막냇동생이 또래인 옆 집 세진이와 또 한판의 결투를 벌였다. 막냇동생은 옆집 세진이와 같은 69년생 동갑내기였는데 어떤 날은 아주 절친으로 사이좋게 놀다가 또 어떤 날은 철천지 원수로 치고받고 싸웠다. 둘은 어제 각자 엄마와 눈을 맞추고 쳐다보며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 약속하였지만 날이 바뀌면 늘 같은 이유로 같은 장소에서 혈전(?)을 벌였다. 막<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nfNHQjqnoL7PtsS9yfLX--JlGXU" width="500" />Mon, 20 May 2024 05:59:08 GMT이종열/@@dzLy/90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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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의 근심은 날이 갈수록 더 깊어갔고 그 근심의 가짓수도 나날이 늘어갔다. 근심은 밤잠을 설치게 하였고 어떤 때 그 근심은 만석의 몸을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무기력에 빠뜨리기도 하였다. 만석의 근심이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머리를 옥죄어 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제, 오늘 일도 아니었다. 만석의 조부(祖父)는 본시 가난하였다. 그가 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X5p_DILvpUmQD1jarNPHUczTg-c" width="500" />Wed, 08 May 2024 07:56:18 GMT이종열/@@dzLy/95은행원이었던 나는 수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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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점으로 출근하라는 지점발령 통지서를 받고 첫 출근하기 전 날 나는 문구점으로 가서 펜과 잉크를 사서 글씨연습을 하였다. 그날 나는 은행원은 무엇보다 글씨가 깨끗하고 정갈해야 한다는 생부(生父)의 말씀에 한글과 한자, 그리고 숫자를 펜으로 정성스럽게 쓰고 또 썼다. 그즈음 나에게 글씨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말씀하신 분은 비단 생부만이 아니셨다. 내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zLy%2Fimage%2FCi6AK7qznfyInRqy4OK-KqeHz4g" width="500" />Tue, 23 Apr 2024 06:10:31 GMT이종열/@@dzLy/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