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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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행복해지고 있는 중이다. ⭐️koWed, 02 Apr 2025 13:53:14 GMTKakao Brunch조금씩 행복해지고 있는 중이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CVEdqXeT77kBXCNx-wqJ7Mj4dY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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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0아이가 반장선거에서 떨어진 날에
/@@disI/218
우리 집 둘째는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한다. 쑥스럽고 부담스럽고, 심지어 두렵다고 한다. 그런데 누나가 반장선거에 나가서 발표를 했다고 하니, 동생은 두 팔을 있는 대로 활짝 펼치며, "엄마, 앞에 나가서 발표를 하려면, 용기가 이--------------------------------------------------------------만큼 필요해."라고Tue, 25 Mar 2025 06:20:46 GMT나날/@@disI/218실패 개수보다 중요한 것은 - 연재를 마치며
/@@disI/213
나는 올해 두 가지 새로운 도전을 했고, 그로 인해 실패도 했다. 나란 존재가 별것 아닌 것 같은 기분이 지나갔는데, 그 분야에서는 그게 사실이므로, 현실을 인정하고 나니 나에게 새로운 힘이 장착되었다. 현실을 인정하므로 더 작아지는 게 아니라, 그런 나를 인정하고 끌어안기에 힘이 더 생기는 신비는 흥미롭다. 첫째 아이는 나보다 더 했다. 세 번의 큰 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NUvg8tapC19LzmOhdWtDPfImxNU.jpg" width="500" />Fri, 27 Dec 2024 14:31:16 GMT나날/@@disI/213등교시간이 계속 빨라지는 이유
/@@disI/211
요즘 아이의 삶에 톱니바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에게 톱니바퀴가 없거나 하나일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아이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정말 어려웠다. 학교에 가는 아침을 예로 들면, 오늘 아침에 첫째는 평소보다 몇 분 이른 시간이 되자 아주 산뜻한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인사는 솜사탕 같았다. 남사친이 등교하는 시간을 '은근히'Fri, 20 Dec 2024 06:52:28 GMT나날/@@disI/211어쩌다 보니 호호.
/@@disI/207
초행길이라 의지할 것은 내비게이션뿐이었는데, 무심한 기계는 무심하게 도착 예정 시간을 자꾸만 늦췄다. 약속 장소로 향하는 우리에게는 ‘약속 시간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뿐이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가는 길에 다른 변수가 없기를 바라는 게 전부였다. 영화를 보면, 이런 순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곤 하지만 우리는 영화 속에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니 그Fri, 13 Dec 2024 09:25:57 GMT나날/@@disI/207또 한 번 고개를 넘었네
/@@disI/204
'우리 아이는 수줍음이 많으니까 내가 가서 있어줘야지'라는 생각이 문제였다. 이미 나는 아이를 걱정하고 있었고, 아이를 바라보는 내 눈빛에는 이 마음이 섞여 있었을 게 분명했다. 숨기려고 하면 할 수록 어색해지는 게 마음이라더니, 외면하고 싶던 내 불안은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너무 강해져만 갔다. 아이의 유치원에서 한학기에 한번씩 진행하는 '부모참여 수업'<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pDO3FJ0cAId45lakGLW4G-ozskE.JPG" width="500" />Fri, 06 Dec 2024 08:37:28 GMT나날/@@disI/204태어나려고 마음먹은 아이
/@@disI/201
태어나지 않고 세상을 관찰만 하는 아이가 있다. 아마 아이는 '태어나면 뭐가 좋을지?'를 따져보며 세상에 대한 간을 보고 있거나, '태어나는 것'에 대해 본능적으로 불안한 상태일지 모르겠다. 그러다 이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태어나는 쪽으로 마음을 먹게 되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평범한 또래 아이의 삶에 있었다. 다친 아이가 엄마를 찾아가서 위로받고,Fri, 29 Nov 2024 06:51:54 GMT나날/@@disI/201a big deal - 시아버지께
/@@disI/193
이번에는 제가 처음으로 고사리나물 반찬을 직접 만들어봤는데, 어떠셨어요? "특별히" 제주 고사리였어요. 돼지 수육도 처음으로 해서 드렸잖아요. 정육점에서 그렇게 많은 양의 삼겹살을 덩어리로 사본 건 처음이었어요. 아마 아버님도 그렇게 큰 덩어리를 혼자 드셔야 했던 건 처음이셨을 걸요? 제 사랑이에요~ 그런데 아부지, 이렇게 불러도 괜찮지요? 이번에Thu, 21 Nov 2024 15:01:55 GMT나날/@@disI/193'물' 같은 마음
/@@disI/189
며칠 전에 첫째가 발이 아프다길래 정형외과에 갔다. 아이 발의 통증 부위나 정도를 살펴보던 의사는 가장 최악의 경우 발에서 가장 중요한 뼈가 다쳤을 수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다고 의견을 주었다. 어쨌든, 발목 인대의 탄력이 부족했다면, 발뼈가 다리뼈에서 빠져나오는 상황도 있을 수 있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아이가 평소에 뛰어노는 걸 좋아해서 단련되Fri, 15 Nov 2024 06:45:19 GMT나날/@@disI/189개똥벌레 철학
/@@disI/180
필리핀 어느 섬에서 봉사를 하던 때 얘기다. 나는 그날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숙소 마당에서 한숨 돌리는 중이었다. 철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밤에는 불을 켜지 않는 곳이라서 더 운치 있었을까, 갑자기 소리 없는 은빛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 둥둥 떠다니기 시작하더니, 주변을 채웠다. 은은한 빛들에 둘러싸여 있는 순간은 몽환적이고 아름다웠다. 이때가 태어나서 처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33O_OaTZ0ptbjLVdrnldmeA9Dr4.heic" width="300" />Fri, 08 Nov 2024 05:32:33 GMT나날/@@disI/180권하기 어려운 종합선물세트
/@@disI/179
지난주에 둘째의 유치원에서 가족운동회가 있었는데, 그 뒤부터 아이와 동네를 걷다 보면 모르는 엄마가 나에게 인사하는 경우가 생겼다. 나는 그분들을 모르지만 그분들은 나를 알아보며 인사를 해오니, 나도 어쨌든 가볍게 인사를 보낸다. 처음에는 같은 반 친구인 줄 착각하고 인사를 하나 싶었는데, 상황이 반복되니 아마도 지난 운동회 때문인가 싶어서 웃픈 미소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tlxjZwdiA1dQbKgevg2FtIE7FEc.heic" width="500" />Fri, 01 Nov 2024 06:45:43 GMT나날/@@disI/179이것이 레벨업이라면
/@@disI/178
작년 이맘때 불현듯, 터무니없이, 열흘 뒤가 마감이라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해 보겠다고 혼자 목표를 세웠었다. 매일 한편씩 적으면 글이 열 편 모이니, 응모할 수 있겠다는 게 당시 나의 계산이었다. 물론, 글이라면 '일기'만 써본 사람이라서 이렇게 '가당치도 않은'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거다. 아마도 그때 나는 '글 쓰는 것을 무슨 밥 하는 것<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IaSGKzjIj1zZosM8e3brAVn7WHc.heic" width="500" />Fri, 25 Oct 2024 06:29:53 GMT나날/@@disI/178비로소 우리가 만났으니 - < 우울 >에 대하여
/@@disI/177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내 품에 안겼을 때를 기억한다. 아기는 내 품에 안기자, 마치 하소연하듯이 울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아이들은 주로 운다'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 아이의 울음도 그저 그냥 우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와 10년 넘게 살다 보니, 이제는 그때 울음이 어떤 의미였을지 알 것 같다. 그것은 정말 하소연이었을 거다. '나는 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k8T_JX5em_wnLA08JQc0P6lZl68.heic" width="300" />Fri, 25 Oct 2024 00:57:17 GMT나날/@@disI/177나의 열두 번째 나이테 - Prolog
/@@disI/176
첫째 아이가 배 속에 찾아오고 첫 돌을 맞이하고 그렇게 한해씩 살아오며, 나에게는 열한 개의 엄마 나이테가 생겼다. 그리고 올해는 열두 번째 나이테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나이테는 '불안'이라고 이름 지을 수 있고, 어느 해에 생긴 나이테는 '불만'이라는 이름이 알맞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키우고 있는 '엄마 나무'가 병들어 휘청이는 것은 아니Thu, 24 Oct 2024 02:49:56 GMT나날/@@disI/176모과 이야기의 결론
/@@disI/175
모과는 조용히 두 씨주머니의 말을 들었다. 씨주머니들의 갈등을 느끼는 것은 불편하지만, 모과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또다시 실패하면 슬플까 봐 겁이 나. 많이 아프고, 속상할 것 같아.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 것을 쫓다가, 정작 필요한 것을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워." 드디어 네 번째 씨주머니의 소리가 모과에게 들렸다. 네 번째 씨주머니는 '불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3K9rtL_PpCfl5oxNhzi4ZkAkeTE.heic" width="300" />Wed, 23 Oct 2024 05:50:00 GMT나날/@@disI/175갈등하는 모과 마음
/@@disI/174
모과씨 삼총사는 누가 모과의 씨가 아니랄까 봐, 하나같이 생김도 들쭉 날쭉하고, 색도 시커머죽죽하다. 뭐 하나에서라도 눈에 띄지 않고 어찌 보면 못나기까지 한 모과씨지만, 모과에게는 삼총사가 귀엽기만 했다. 모과는 흡족한 마음으로 한동안 삼총사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평온함이었다. 모과씨 삼총사는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모닥불에 마시멜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ZcDvYls5bkuciaqbdyqqi3E5pus.heic" width="500" />Mon, 21 Oct 2024 06:29:23 GMT나날/@@disI/174오늘 또 김밥
/@@disI/173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이다. 가방이 꽤 무거울 법도 한데, 6살 둘째가 오늘 가방은 꼭 자신이 메겠단다. 평소 유치원이 끝나면, 가방이 무겁다고 내게 주곤 하는 녀석이 말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짐이 많이 든 가방을 신나게 메고 등원하는 아이를 보며 나는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아무렴, 그 안에 든 게 보물인데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겠나. 너무 소중<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cZIyCQ7_j1SWTdaVkQXk7ojVaSY.heic" width="500" />Fri, 18 Oct 2024 05:53:28 GMT나날/@@disI/173삼총사와의 만남
/@@disI/172
"안녕 모과야, 나는 너를 무척 좋아하는 너의 씨" "안녕~ 나는 네가 날지 못하고 그냥 땅에 뚝 떨어져도 네가 좋은 너의 씨" "안녕~ 나는 네가 별거 아니어도 네가 좋은 너의 씨" "우리는 너를 사랑해! 우리에게는 네가 정말 특별해! " 우리는 너의 두 번째 씨주머니인 ‘너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라고 있는 씨들이야." 모과는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XQEpXD5lAM_bFlSL3X7TMszK6IY" width="400" />Wed, 16 Oct 2024 06:36:51 GMT나날/@@disI/172별거 아닌 모과
/@@disI/171
씨주머니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던 모과는 누군가 다가와서 자신을 집어들 때서야 정신이 들었다. 모과를 집어든 사람은 모과를 슬쩍 보더니 관심 없다는 듯이 다시 던져버렸다. 휙~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었지만, 그 사람의 말이 모과에게는 천둥소리처럼 남아서 울렸다. 별.거.아.니.잖.아......? 처음 듣는 말이었다. 분명히 하늘의 별과 달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POzhwxAVZAgW9TWYp79Uw5cMRPI.heic" width="500" />Mon, 14 Oct 2024 04:55:17 GMT나날/@@disI/171미련스러워도 천천히
/@@disI/169
유명인을 인터뷰한 글을 읽었다. 그 유명인은 문득 '나를 좀 더 풀어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즉시 이탈리아로 출발했다고 했다. 거기서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도도 여럿 했다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그 영향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그 이야기를 읽으니, 나도 나를 좀 더 풀어주고 싶었다. 그러다가 지저분한 집안 꼴이며, 띄엄띄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Sd5LmJB5wOMFYFBeIJo93_Hu_F8.heic" width="500" />Thu, 10 Oct 2024 15:34:39 GMT나날/@@disI/169텅 빈 씨주머니
/@@disI/166
"모과야, 네 씨주머니는 하나가 아니야. 너는 씨주머니를 다섯 개 가지고 있는데, 주머니마다 씨앗이 아주 많이 들어있단다. 그 안에는 이미 커다래진 씨앗도 있고, 이제 만들어져서 아주 작은 씨앗들도 있어. 그중 '날고 싶은 씨앗'이 얼마 전에 너에게 말을 걸었지만, 네가 답을 하지 않았지.. 그렇게 응답을 받지 못하는 씨앗은 주머니에서 사라지게 된단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disI%2Fimage%2F_K-UKW8KuFRmVbwD4yj48RCynk8.heic" width="500" />Tue, 08 Oct 2024 15:04:54 GMT나날/@@disI/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