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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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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아들과 비장애 딸을 키우는, 연년생 아이들의 엄마입니다. 아이의 장애를 알았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상과 마음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은혜로운, 은혜다운 브런치가 되길♡koSun, 06 Apr 2025 01:04:49 GMTKakao Brunch자폐 아들과 비장애 딸을 키우는, 연년생 아이들의 엄마입니다. 아이의 장애를 알았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상과 마음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은혜로운, 은혜다운 브런치가 되길♡//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tatic%2Fimg%2Fhelp%2Fpc%2Fico_profile_100_03.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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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0이길 순 없지만 버틸 수 있는 엄마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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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엄마들 얘기처럼 사춘기가 와서 더 감각이 예민해지고 불안이 올라온 건지, 지금이 그 시기인 건지 요새는 소리를 지르는 빈도가 더 잦아졌다. 하굣길에도 뭐가 힘들어서였는지, 배가 고파서였는지 갑자기 으아~~~~!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아이 때라면 들쳐 안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을 텐데 이젠 너무 커버린 아들 녀석이, 목청도 좋아져서 기본 데시Fri, 04 Apr 2025 11:49:03 GMT은혜/@@auj5/58아들의 근사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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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이들 학교에서 학부모 공개 수업이 있었다. 큰 아이가 소속된 4학년 원반 수업은 자체적으로 패스! 를 외쳤다. 내 아이가 비장애 친구들 사이에서 겉도는 모습은, 모르는 내용 속에서 꾸역꾸역 앉아있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안 되겠더라. 분명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모냥 빠지게 눈물콧물 흐를 거 같아 패스했다. 패스! 안 본 눈이 내 심신에 나을 듯하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uj5%2Fimage%2FwSbvzr0BOsDKQeMB2WypmEUo0CA.jpg" width="500" />Fri, 28 Mar 2025 21:33:00 GMT은혜/@@auj5/67오늘도 난 염소가 된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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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우아하게 육아하고 싶다고오오!' 괄호 열고, 카톡 이모티콘 어피치가 바닥에 누워 팔다리를 휘저으며 떼를 쓰는 듯, 괄호 닫고. "엄마 코! 엄마 코! 킁킁!" 아들의 우렁찬 외침에, 딸내미와의 꽁냥꽁냥 종이접기 시간은 또 반강제로 끝났다. 해줄 때까지 계속 소리를 지르는 통에 애미는 불호령 떨어진 쇤네처럼 후다닥 또 아들 옆에 가서 눕는다.Fri, 21 Mar 2025 22:05:55 GMT은혜/@@auj5/56유쾌한 자폐맘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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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서로의 이름 대신, 수빈이의 엄마면 수빈맘, 하준이의 엄마면 하준맘이라 부르는 엄마들 간의 통상적 호칭이 있다. (신랑은 처음에 듣고 '오글거린다'란 표현을 썼다만, 하하.) 야, 너, 언니동생 등을 하며 허물없이 지내기 전, 암튼 그런 암묵적 룰 같은 호칭. 우리 아들이 자폐성 장애가 있다 해서 누가 나를 '자폐맘'이라 부르진 않는다만, 뭔가 자조적Sat, 15 Mar 2025 09:25:42 GMT은혜/@@auj5/51이기주 - 언어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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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동사 '긁다'에서 파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글쓰기는 긁고 새기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글은 여백 위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진다.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이 말처럼, '내가 찾은 좋은 글귀Thu, 13 Mar 2025 13:54:31 GMT은혜/@@auj5/53김영하 - 여행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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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학파의 철학자들이 거듭하여 말한 것처럼 미래에 대한 근심과 과거에 대한 후회를 줄이고 현재에 집중할 때, 인간은 흔들림 없는 평온의 상태에 근접한다.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중략)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여행Sat, 08 Mar 2025 10:00:57 GMT은혜/@@auj5/50이찬수 -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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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Tue, 04 Mar 2025 06:31:43 GMT은혜/@@auj5/49곰돌이 푸 -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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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를 보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삶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라며 일일이 따지고 비교하지 마세요. 때로는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가 매 순간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라... 여간 멋진 말이 아니다. '받아들임'이야말로 최고의 순응이자 감사하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이것저것 따지려 드는Sat, 01 Mar 2025 10:39:52 GMT은혜/@@auj5/48나태주 -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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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은 낱말들로 간결히 표현하면서도 특유의 안온함과 기시감이 느껴져서 언제 보아도 참 좋다. 이 '행복'이란 시도 '쉴 곳, 의지할 사람, 나만의 취미'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자족이 물씬 느껴진Mon, 24 Feb 2025 23:00:10 GMT은혜/@@auj5/47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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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 "삶을 그것의 의미보다도 더 많이 사랑해야 된다?" "반드시 그래, 형 말대로 논리에 앞서, 반드시 논리에 앞서 삶을 사랑해야 하고, 그때야 비로소 나는 삶의 의미도 이해하게 될 거야. 바로 이런 생각이 이미 오래전부터 내 머릿속에 떠오르곤 해. 형의 일도 이제 절반은 다 된 거Fri, 21 Feb 2025 22:22:18 GMT은혜/@@auj5/46이규보 - 詠井中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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詠井中月 우물 속의 달 山僧貪月色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 幷汲一甁中 물과 함께 한 병 속에 긷고 있네 到寺方應覺 절에 가서 바야흐로 응당 깨달으리 甁傾月亦空 병을 기울면 달도 또한 없음을 우물 속에 비친 달빛이 예뻐 물과 함께 병 속에 고이 담아 가지고 온들, 병 기울여 물을 쏟으면 달빛도 함께 사라진다는 말이다. 감히 스님Mon, 17 Feb 2025 23:00:17 GMT은혜/@@auj5/45성시경 -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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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걸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기억할게 너 하나만으로 눈이 부시던 그날의 세상을 여전히 서툴고 또 부족하지만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 캄캄한 밤 길을 잃고 헤매도 우리 두 사람 서로의 등불이 되어주리 먼 훗날 무지개 저 너머에 우리가 찾던 꿈 거기 없다 해도 그대와 나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시간들이 내겐 그보다 더 소중한Fri, 14 Feb 2025 21:36:54 GMT은혜/@@auj5/44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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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들꽃을 발견하고 그것의 아름다움과 모든 부분의 완벽함에 놀라워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 꽃 속의 모든 것이, 이와 같은 수많은 것이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때로는 누구의 눈에 띄지도 않은 채 화려하게 피어 있다가 시들어 버리지." 그러자 꽃이 이렇게 대답했다. "이 바보 같으니! 내가 남들에게 보이려고 꽃이 핀다고 생각하니? 다른Mon, 10 Feb 2025 15:00:09 GMT은혜/@@auj5/43요한복음 9장 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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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9장 1~3절 예수께서 길을 가실 때에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을 보신지라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아이가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고 마음에 원통Sat, 08 Feb 2025 01:39:43 GMT은혜/@@auj5/42우울증도 끝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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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째 계속되던 심신의 불안함과 우울감은 그렇게 조금씩 희미해져 갔다. 물론 마음먹자마자 단번에 다시 직장을 구했다던지, 백마 탄 왕자님이 뿅 하고 나타나 내 삶을 구원해 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울증에 걸린 내 모습은 참이 아니고 원래의 나, 열정적인 내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자각이 나를 조금씩 조금씩 변화시켰다. 살려는 ‘의지’Wed, 05 Feb 2025 08:34:27 GMT은혜/@@auj5/40과거 내 모습과의 조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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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아까워. 한 문제만 더 맞았으면 합격인데... 아, 미쳤다 미쳤어. 아쉬워하고 자책하다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실수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티오도 늘어나겠지 라는 기대감으로 1년 더 공부했다. 갈아 넣었다. 그러나 그다음 해, 다다음 해에도 한문 티오는 살아나질 못했고, 나도 계속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계속되는 바늘구멍 티오였지만Wed, 05 Feb 2025 08:34:27 GMT은혜/@@auj5/41과거 내 모습과의 조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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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그 시점으로 가보니, 임용고사에 온 열정을 쏟아부었던 내가 보였다. 당시 내가 다닌 독서실은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저녁 10시에 닫았는데, 제일 먼저 가서 제일 나중에 나온다는 기쁨을 느끼며 날마다 매진했었다. 교수님께서도 내가 속한 스터디그룹을 직접 지도해 주셨고 멤버 모두가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임했었다. 내 바로 앞 학번까지는Wed, 05 Feb 2025 08:34:27 GMT은혜/@@auj5/39울분에서 피어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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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눈물의 기도가, 친구들의 안타까운 탄식이 하늘에 닿았던 것일까... 몇 개월간 아무 의지 없이 무기력으로 일관했던 나에게 ‘의지’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손톱만큼일지언정 뭔가를 새롭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서른 즈음이 되면 안정된 직장을 다니며 탄탄한 커리어를 쌓고 있거나 혹은 운명의 배우자를 만나 함께 미래를Wed, 05 Feb 2025 08:34:26 GMT은혜/@@auj5/38정신과도 소용없는 산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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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없는 활기차고 씩씩했던 외동딸이 일순간에 딴사람이 되자 부모님의 인생 역시 송두리째 흔들렸다.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이 내가 이상해지자 부모님은 기도하셨다가 나에게 편지를 쓰셨다가 나를 보고 우셨다가 혼내셨다가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수렁에서 나를 끌어올리려 애를 많이 쓰셨다. 그런데 그때의 나는 그 모든 것이 들리지 않았고 보이지 않았고 깨닫지Wed, 05 Feb 2025 08:34:26 GMT은혜/@@auj5/37점차 시들어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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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는 좀비 같은 모습으로 두문불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직장인데도 출근할 힘이 없었다. 아니 출근은커녕 침대에서 일어나 앉을 기운도, 생각도, 의지도 없었다. 불면과 과한 수면의 상태가 계속 번갈아 나타나며 나를 괴롭혔다. 이불의 무게는 천근만근이었다. 도저히 이 이불을 걷을 힘이 없었다. 몸을 일으키는 자체가 어마어마한Wed, 05 Feb 2025 08:34:26 GMT은혜/@@auj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