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횬 /@@ae7M 긍정의 삶을 나누고 싶은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삶의 예쁨, 일상에서의 수많은 사유를 글로 풀어봅니다. ko Thu, 26 Dec 2024 11:58:03 GMT Kakao Brunch 긍정의 삶을 나누고 싶은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삶의 예쁨, 일상에서의 수많은 사유를 글로 풀어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7M%2Fimage%2Fo_JpPu6UT-VQ9fTfRvGfQOXJYAg.jpg /@@ae7M 100 100 보이는 것 /@@ae7M/496 보이지 않는 것도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음을, 오히려 그 깊이가 더해 진한 여운을 준다는 것을, 삶을 꾹꾹 밟으니, 번지는 파편이 새겨져 알게 된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제 보이려 애쓰는 것이 시시해졌다. 그저 내게 의미 있는 순간들의 울림이 재밌어졌다. 재밌는 거리가 훨씬 많아졌다. 눈을 감는 순간이 설렌다. 내일은 어떤 의미가 나에게 Tue, 12 Nov 2024 15:11:04 GMT 심횬 /@@ae7M/496 철원 경찰서 /@@ae7M/495 #14. 철원 경찰서 대학시절을 함께 보낸 칠공주, 그 중 가장 의지 했던 은서는 다른 선택을 했다. 은서에게 삶은 계속해서 저항이었을 테니, 계속해서 은서의 지난날이 내 가슴에 사무쳐 한동안 내 무기력함은 침대와 소파를 오고 가며 심각해져 있었다. 현우가 아니었다면 은서의 저항에 매몰되어, 그때의 내 상황을 원망하며 나 또한 은서의 길을 걸었 Fri, 25 Oct 2024 12:28:47 GMT 심횬 /@@ae7M/495 날개 없는 잠자리는 /@@ae7M/494 #13. 날개 없는 잠자리는 무기력함은 소통의 끈을 연약하게 만들었다. 바로 타인과의 소통이었고, 가족, 친구들과의 연결 고리의 투명도를 낮추어 선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내 결혼 9년 차의 큰 이미지였다.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선명했던 시댁의 존재는 내 증세를 악화시켰다. 나름의 거리 두기를 하려 애 Fri, 25 Oct 2024 12:12:14 GMT 심횬 /@@ae7M/494 돗자리와 시집살이 /@@ae7M/492 #12. 돗자리와 시집살이 &ldquo;우리 집은 이제 이 아버지의 고조부까지 제사를 지내려고 한다.&rdquo; 그날의 주인공은 정말 돌아가신 분들일까? 장영의 이야기에 합리적인 의문이 들었다. 제사라는 의식에 대한 큰 거부감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거부감은 없었지만 제사라는 의식에 대한 의문은 늘 있었다. 과연 현우의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Fri, 25 Oct 2024 11:51:10 GMT 심횬 /@@ae7M/492 담금주 /@@ae7M/491 #11. 담금주 미술학원의 위기가 찾아온 나의 결혼 6년 차, 그 위기만큼이나 현우와 내 사이는 소원해졌다. 그의 부모를 통해 피폐해지는 내 정서는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운 것이다. 그 벽은 툭 치면 무너질법한 힘이 없는 벽이었지만, 벽은 벽이었다. 삶의 다정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사라지지 않게 지켜야 할 사랑 Fri, 25 Oct 2024 11:03:03 GMT 심횬 /@@ae7M/491 달라진 건 없었다 /@@ae7M/490 #10. 달라진 건 없었다 결혼 9년 차, 내 삶의 결은 바뀌었다. 은서가 있던 세상에서 은서가 사라진 세상으로, 어두웠지만 달빛이라도 있던 밤이 온전히 까맣게 된 듯 그 어느 날보다 마음은 차가워졌다. 차가움은 어느새 단단해졌다. 비록 연약하고 소극적일지라도 은서 몫까지 투쟁해야 했기에 그만 눈물을 닦아야 했다. 은서는 내 이야기들로 자신의 존재를 느 Fri, 25 Oct 2024 10:51:48 GMT 심횬 /@@ae7M/490 불행 총량의 법칙 /@@ae7M/489 #9. 불행 총량의 법칙 결혼이라는 이상한 나라에 들어와 매일이 놀라움이었던 그때, 새댁이라 불리던 시절, 은서는 나의 도피처였다. 이상한 불편함을 무엇이라 단정할 수 없었던 시댁이란 존재와 관망하는 내 남편 현우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쏟고 나면 별게 아닌 게 돼버렸다. &ldquo;은서야 Fri, 25 Oct 2024 10:45:54 GMT 심횬 /@@ae7M/489 주말 도둑 /@@ae7M/488 #8. 주말 도둑 꽉 막힌 동굴 안에 살고 있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ldquo;안 되겠다. 너희들 매주 주말마다 집에 와서 지내거라&rdquo; &ldquo;내가 좀 가르쳐야겠다&rdquo; 매주 집으로 오라는 말씀에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일주일의 주말은 다음 한주를 잘 시작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결혼 전에도 어느 주말 하루쯤은 혼자 시간을 보내며 쉼의 자유를 Fri, 25 Oct 2024 10:32:28 GMT 심횬 /@@ae7M/488 이방인 /@@ae7M/487 #7. 이방인 신혼여행지, 우리의 선택은 하와이였다. 꽉 막힌 공간에서 수백 명의 하객들 앞에서 꼭두각시 노릇을 하느라 진이 빠진 우리에게는 지상낙원이 바로 이곳이었다. 6박 7일의 여정 동안 한 가지, 시어머니 남정숙의 말이 계속 귓가에서 맴돌아 강도는 약했지만 나를 옭아매는 어떤 것의 시작이 느껴졌다.&nbsp;'너, 두고 보자.' 계속해서 사라지지 않는 남정 Thu, 24 Oct 2024 10:35:38 GMT 심횬 /@@ae7M/487 동굴로 간 소풍 /@@ae7M/486 #6. 동굴로 간 소풍 소풍이었다. 이모는 잠시 소풍을 다녀왔다. 비록 장소는 빛이 없는 동굴 속이었지만, 잘 다녀왔으니 됐다. 나 역시도 소풍 중이다. 동굴소풍, 빛은 없고 습하고 축축하며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동굴 안은 마음을 옥죄어 왔다. 빛이 보여 이곳의 실체가 훤하게 드러날 수만 있다면 잠시 Wed, 23 Oct 2024 10:29:17 GMT 심횬 /@@ae7M/486 시집을 간다는 것 /@@ae7M/485 #5. 시집을 간다는 것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왜 우리를 떠났는지에 대한 힌트를 가장 많이 준 사람, 작은 이모, 박정남. 외가 식구 중 가장 아버지를 측은해하고 이해하는 사람, 박정남. 이상하게 그래서 이모는 내 편 같았다. 이모는 나와 8살 나이 차이가 난다. 막내딸이 붙임성도 좋고, 애교가 넘쳤으니 외할머니의 사랑은 지극했다. 부모와 자식 간 Tue, 22 Oct 2024 11:52:43 GMT 심횬 /@@ae7M/485 구름 건 손가락 /@@ae7M/484 #4. 구름 건 손가락 여기서 잠깐, 아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아버지를 꼭 닮은 딸이었기 때문에 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아버지부터 알려야 한다. 내 아버지, 7년이라는 짧은 세월, 그리고 얼마 전 저 세상 사람이 되어 만난 짧은 시간들, 아버지와의 만남은 지나 온 내 시간 안에서 Mon, 21 Oct 2024 14:36:50 GMT 심횬 /@@ae7M/484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나요? /@@ae7M/483 #3.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나요? 그게 누구든 이십 대에는 빛이 난다. 특유의 빛이 있다. 외모의 생김새와 차림의 꼴과는 별개의 영역이다. 그 나이만이 가질 수 있는 젊음이라는 빛, 그것이 사랑받게 하고, 사랑하게 함을 그땐 알지 못했다. 지금 그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글쎄.., 이미 세월이 묻어버린 터라 자연스럽게 뿜어내는 빛을 내 안에 담지 못할 Mon, 21 Oct 2024 11:11:22 GMT 심횬 /@@ae7M/483 안고운 엄마 /@@ae7M/482 #2. 안고운 엄마 안고운, 정말 이름 따라 운명이 가는 걸까? 나는 그들에게 고운 사람이 아니었다.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으로 결코 손님 대접은 받지 못했던 나, 왜 그는 나를 선택했을까? 아니다.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어차피 선택은 내가 했으니, 그에게서 답을 찾으려 하면 안 된다. 나는 왜 이 선택을 했을까? 삶의 선택을 쉽고 아무렇지 Sun, 20 Oct 2024 14:53:45 GMT 심횬 /@@ae7M/482 읽지 않음 /@@ae7M/481 #1. 읽지 않음 유난히 빨리 추워진 그해 가을. 겹겹이 얇은 옷을 껴 입고도 한기가 느껴졌다. 분명 몸살 기운은 아니었다. 몸의 컨디션은 최상이었으니, 문득 커피 탓인가 싶어 이마에 손을 얹으며 창밖을 보았다.&nbsp;2층 창밖으로 낙엽이 보였다.&nbsp;바닥에서 뒹굴듯 허공에서 여러 차례 뒹굴다 내&nbsp;시선에서 수평으로 닿았다. 바람이 쏟아내는 화를 달래는 듯 낙엽이 Sun, 20 Oct 2024 13:00:19 GMT 심횬 /@@ae7M/481 완벽한 하루 /@@ae7M/479 저는 수험생이 아닌데 말이죠, 하루의 시간을 짜임새 있게 계획적으로 살았을 때 완벽한 하루라는 생각을 하네요. 오늘, 바로 지금이요 오늘이 어떤 하루였냐면요. 늦잠을 자고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몇 주 동안 학교일, 개인적인 일, 보고서 등 꽉차게 일을 해야 했고, 아이들, 네 저희 아이들입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첫째 쌍둥이들 첫 시험인 중간고사가 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7M%2Fimage%2FcEeT1CxWzoQ-cSAxzx2YWkb_Fbs.png" width="500" /> Thu, 03 Oct 2024 09:38:19 GMT 심횬 /@@ae7M/479 시선의 깊이 /@@ae7M/455 비슷한 하루는 특별할 게 없을지 몰라도, 매일 만나는 일상의 장면이 늘 한결같을지 몰라도, 어제 본 자전거는 그 자리에 똑같이 있고, 매일 아침 같은 시간 문을 여는 커피집의 조명색은 늘 같은 빛을 내고, 같은 시간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린다. 그래도 내 의지는 어제와 다른 옷을 찾고 한 번씩은 가방을 바꿔 든다. 어느 날은 화장법도 바꿔보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7M%2Fimage%2F4uUF6gyrIBruViDFkOAK-dJEYxM.png" width="500" /> Fri, 20 Sep 2024 03:55:24 GMT 심횬 /@@ae7M/455 너무 기다리면 안 반가워 /@@ae7M/443 기다림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오랫동안 기다려본 사람은 알겠죠. 그 지난함이 켜켜이 쌓이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왜 기다리는지가 무뎌지기도 합니다. 바로 오늘 같은 날. 구름 안에서 지쳐 내린 빗물이 공기 속 물기를 순식간에 담아 사라진 듯 후끈한 열기는 달아나고 담백해진 오늘 바람, 반가울법한데... 너무 기다렸나 봅니다. 마음이 Tue, 03 Sep 2024 14:22:26 GMT 심횬 /@@ae7M/443 여름이 여름을 놓아주지 않는다. /@@ae7M/441 습도와 열기로 꽉 찬 공기는 기다렸다는 듯 가슴으로 훅 들어와 숨을 막히게 했다. 에어컨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갔지만, 가슴에 맺힌 뜨거움이 쉬히 사라지지 않아 시원한 얼음물과 부채질로 달래 본다. 가슴의 열기가 얼굴로 올라 두 볼과 눈덩이가 화끈거린다. 뜨거운 여름날을 원망해 본다. 여름을 끝까지 부여잡고 있는 여름은 지칠 때가 되었는데 놓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7M%2Fimage%2F0l46DGkyJ1ncVjdyVGSKxCOMpd4.png" width="500" /> Sun, 01 Sep 2024 14:27:02 GMT 심횬 /@@ae7M/441 개학 첫 수업날 /@@ae7M/442 동그란 원안에 &lsquo;처음&lsquo;이란 단어를 적어봤어요. 원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설렘, 반가움, 두려움, 불안감이란 감정의 언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교사는 일 년에 꼭 두 번씩은 &lsquo;처음&rsquo;과 만납니다. 개학 후 아이들과 만나는 첫 수업날, 그날을 위해 치밀하게 작전을 세웠지만 이상하게 두려운 마음이 자랍니다. 첫 만남을 무척 잘하고 싶거든요. 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7M%2Fimage%2F3dQPqgmnabtkxfig82AMRs0qDbk.JPG" width="500" /> Sat, 31 Aug 2024 04:30:27 GMT 심횬 /@@ae7M/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