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나무 /@@aBmC 반려자를 암으로 떠나보낸 기억과 후회를,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ko Fri, 24 Jan 2025 07:33:27 GMT Kakao Brunch 반려자를 암으로 떠나보낸 기억과 후회를,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3HiKsKBhdvIp-GHa8NCHLrLE2v8.jpg /@@aBmC 100 100 18. 말없이 꼭 안아주시길 - - 천천히, 끊기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aBmC/25 그가 떠난 뒤에, 이럴 줄 았았다면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은 단 한순간도 해 본 적이 없다. 삶의 의미를 모두 잃어버린 것처럼 괴롭지만, 괴롭다고 회피하면 안 된다고 계속 되뇌었다. 부처님이 그러지 않았던가. 자식을 살리고 싶다면 아무도 죽지 않은 집에서 겨자씨를 받아 오라고. 아무도 죽지 않은 집은 있을 수 없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yzjYr6OwNOWntoAe4_mXB_4pTD0.jpg" width="500" /> Sun, 08 Dec 2024 08:25:10 GMT 푸른 나무 /@@aBmC/25 17. 적어도 죽음의 방식만은 /@@aBmC/24 그가 떠난 뒤 8개월이나 지나서야, 남은 마약성 진통제들, 정신없어 들고 나왔던 컵 등을 모아 성루카병원으로 택배를 보낼 마음이 들었다. 원래는 한 번은 인사하러 들러야지 하며 모아둔 것이었는데 여전히 그럴 힘이 생기지 않아서 우체국을 들렀다. 그 속에 편지도 넣었다. 너무 감사했지만, 마지막은 아쉬웠다, 그가 그렇게 떠날 줄 알았다면 경고 좀 해주시지 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dLtLW9nLBEXnkI2xAGCSiDLibPI.jpg" width="500" /> Sun, 01 Dec 2024 16:00:02 GMT 푸른 나무 /@@aBmC/24 16. 배우자를 잃은 기분이 어떠냐고 /@@aBmC/22 아버지는 내게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기집애를 무슨 서울까지 대학 보내냐 했을 때도, 딸이라도 합격하면 보내야지 하고 편을 들어주셨다. 삶의 모든 길목에서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ldquo;걱정 마라, 내가 있다&rdquo;며 당신은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돈봉투를 건네셨다.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서 결국 한마디 말도 듣지 못하고 보내야만 했었다. 그 황망함, 자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lHQxBMeQrouUEuobtVBirUBlTHU.JPG" width="500" /> Sun, 24 Nov 2024 16:00:03 GMT 푸른 나무 /@@aBmC/22 15. 우리 약속대로, 꼭 다시 만나자 /@@aBmC/21 병원 1층에는 작은 성당이 있다. 산소통을 단 휠체어를 타고 1층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손으로 성당을 가리켰다. 십자가 앞에 잠깐 세워주면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곤 했다. 며칠간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수면제를 맞고도 자주 깼다. 병실이 답답하다고 밖으로 나가자고 해서 종종 침대를 끌고 간호사실 앞의 넓은 휴식공간으로 끌고 나갔다. 돌이켜보면 이 넓<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BOQfXpKP6qdBy7MVZgthiyaNXpI.jpg" width="500" /> Sun, 10 Nov 2024 22:00:07 GMT 푸른 나무 /@@aBmC/21 14. 다시 호스피스 병원으로 - - 차근차근 떠남을 준비하다 /@@aBmC/20 다시 동백 성루카 호스피스병원으로 입원했다. 펜타닐 패치에서 모르핀 주사액으로 바꾼 지 이틀 만에 온몸을 괴롭히던 간지러움증이 싹 사라졌다. 아, 진작에 진통제를 바꿨어야 했어, 빨리 입원했었어야 했다고 웃으며 함께 마음을 놓았다. 모든 분들이 반겨주셔서 마치 친정에 온 듯 편했고, 병원 시스템에는 익숙해서 안정적이었고,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있었고, 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au8aKD40b2sduJBiLVVh7_vQbTw.jpg" width="500" /> Mon, 04 Nov 2024 02:41:49 GMT 푸른 나무 /@@aBmC/20 13. 천백 년 살아온 은행나무라면 - - 호스피스 병원 퇴원 후, 시골집에서의 생활 2 /@@aBmC/19 웃기는 일이지만, 암이 커지기 전 시골집에서 주전자 때문에 싸웠었다. 주인집이 우리가 전세로 들어올 때 우물을 파줬는데, 거기에서 모터로 끌어올린 물을 집안으로 이동할 도구로 그가 스텐 재질이 아닌 주전자를 주문했던 거였다. 나는 암환자가 무슨 그런 재질로 물을 담아놓고 쓰겠다고 하냐고 바꾸라고 하고, 그는 괜찮다고 하고... 그걸로 화를 내고 연락을 안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H8pl4mkxXb97uwxXHAana6Grqn4.jpg" width="500" /> Sun, 27 Oct 2024 22:00:05 GMT 푸른 나무 /@@aBmC/19 12. 우리 마음이 현실을 삼켰던 걸까 - 호스피스 병원 퇴원 후, 시골집에서의 생활 1 /@@aBmC/18 8월에 퇴원해서 다음 해 1월까지, 우리는 5개월간 시골집에서 있었다. 다시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도 놀라웠다고들 하셨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그의 삶에 대한 의지, 호흡명상 수련의 힘, 나름 정성스러웠던 뒷바라지 덕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나보다 먼저 새벽에 일어나서 먼저 1시간에서 1시간 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RQq4gYqcByTwV_1vRMvwYCj8RGQ.JPG" width="500" /> Mon, 21 Oct 2024 21:04:01 GMT 푸른 나무 /@@aBmC/18 곤란한 미안함을 자꾸 갖게 해서... - - 참 오랜만에 꿈에 나왔지 /@@aBmC/17 너무 오랜만에 네가 꿈에 나왔어. 언제 꿈에서 보고 못봤더라. 이제 준비가 됐다고, 떠나겠다고 말한 이후 처음이야. 언제였지? 요즘 너무 바빠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네. 이렇게만 시간이 간다면 우리 금방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나란히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 뜬금없이 이제 자주 보러오지도 말고,&nbsp;몰래 송금(언제 내가 몰래 송금했었던가 ? ) 하지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VNlT7X8R6UCM1x0nThSI43j8wKk.jpg" width="500" /> Wed, 09 Oct 2024 14:59:02 GMT 푸른 나무 /@@aBmC/17 11. 호스피스 병원에서의 1달과 퇴원 - - 조용하고 평온했던 시간들 /@@aBmC/16 이 호스피스 병원의 시스템은 참 훌륭했다. 어디서 삶을 마감하고 싶냐고 물었을 때 의사들 대부분이&nbsp;호스피스 병원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불행히도 중대 질병 4가지에 해당하는 이의 마지막 순간에만 입원이 가능하고 최대 2개월이라는 제한이 있긴 했지만, 죽음을 생각하고 함께 준비하게 해 준다는 점이 참 좋았다. 의료(담당 주치의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JR6yqY84Ip0m_rRHzVtW2twIfew.jpg" width="500" /> Sun, 06 Oct 2024 22:00:09 GMT 푸른 나무 /@@aBmC/16 10. 호스피스 병원에의 첫 입원 - - 통증의 완벽한 제어 /@@aBmC/15 방사선 3 회차쯤 방사선과 의사를 만나러 갔는데, 통증이 힘들다고 호소하니 보다 못한 간호사가 &lsquo;완화의료센터&rsquo;에 연결시켜 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치료 목적이 아니라 통증 완화용으로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는 환자라면, 아니 사실은 암이 너무 커져서 손쓸 수 없다고 판단했을 때, 일찌감치 완화의료센터를 소개했어야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2달간 그 고통<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29cPjil4V-jHVvSazvVCPBpf1RY.jpg" width="500" /> Sun, 29 Sep 2024 21:00:02 GMT 푸른 나무 /@@aBmC/15 9. 뭘 어떻게 먹고, 어떤 걸 바꿨더라 - - 치유하며 잘 살아가기 위한 노력들 /@@aBmC/14 * 살아가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점점 잊혀지고 있어, 먼저 적어두려고 한다. 요양병원에 들어가면서 우리는 일상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얻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는 음식에 주의하라는 말을 못 들었고, 또 일상에서의 몸 관리는 암병원에서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물론 암환우가 일상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를 지도하는 병원이 어딘가 있을지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cp-Gav0rvF0xGmgSlGinSpVbhT4.jpg" width="500" /> Sun, 22 Sep 2024 21:00:01 GMT 푸른 나무 /@@aBmC/14 8. 말기암 환자의 통증 제어 /@@aBmC/13 처음 우리를 그 요양병원에 이끌었던 후배가 얼마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다. 뭔가 삶의 의지를 잃은 것처럼. 물어봐도 괜찮다고만 할 뿐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뭐가 그 녀석을 괴롭게 했을까.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무언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제대로 뭘 못 먹는데 쑥떡은 먹는다고 해서 겸사겸사 현미 쑥떡을 만들어서 요양병원 앞으로 가지고 갔다. 병원 안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QaeZBDEfMynnL3bBihREVOvVItY.jpg" width="500" /> Sun, 15 Sep 2024 21:00:01 GMT 푸른 나무 /@@aBmC/13 시간을 뛰어넘어 살린다라... /@@aBmC/12 뭔가 이것저것 다 하기 싫고 마음이 허기져서 이미 한바탕 인기를 끌고 지나갔다는 &lt;선재 업고 튀어&gt;를 눌렀다가, 끝까지 정주행을 했다. 나 같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된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뭐 어때. 네가 없는 게 이미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어디로 돌아가면 다시 살릴 수 있을까. 암이 생기기 전? 네 그 끈질긴 암은 도대체 언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DR86YHyfhQlitB4OoN19XqgWTF0.jpg" width="500" /> Sun, 15 Sep 2024 05:41:16 GMT 푸른 나무 /@@aBmC/12 7. 우리 힘으로 피할 수 없었던 일들 - - 교통사고 그리고 코로나 19 /@@aBmC/10 자연치유를 하며 우리는 서서히, 암을 없애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잘 &quot;관리&quot;한다는, 잘 데리고 산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진단받을 때부터 이미 전이되어 있을 확률이 높은 우리의 육종암은, 사실상 항암도 방사선도 수술로도&nbsp;완치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암을 없애버리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관리하겠다고 생각했다면 항암도 수술도 방사선도 꼭 필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nG_Popk95i-aTLsq_BKQ6UOjB-w.JPG" width="500" /> Sun, 08 Sep 2024 21:00:02 GMT 푸른 나무 /@@aBmC/10 나 이제 괜찮아, 이제 떠날 수 있어 /@@aBmC/11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하고도 100일이 지난 무렵, 동생네랑 같이 산소를 다녀온 후인가, 꿈을 꿨다. 그즈음에 꿈에 잘 나오지 않아서, 이제 나오기가 힘든 건가 내심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여전히 다정하지만, 안다, 그 뉘앙스. 이미 결정했다는 단호함이 묻어있는 어투. &ldquo;자기야, 나 이제 괜찮아. 그동안 준비 많이 했거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q3d9ue_ieqVRiz9TWFcGwL8L9Co.JPG" width="500" /> Sat, 07 Sep 2024 14:09:34 GMT 푸른 나무 /@@aBmC/11 6. 죽음으로의 걸음을 딛게끔, 내가 &nbsp;&nbsp;&nbsp;&nbsp;&nbsp; - - 내가 삶의 &nbsp;방식을 바꿔야 했어 /@@aBmC/9 작지만 육종암의 크기가 줄었다는 건, 분명히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 기적 같은 일이 한 더 일어났다. 작은 암은 좀 커지고, 큰 암은 더 작아지는. 게다가 그가 엄청 기뻐했던 일이 생겼는데, 노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폐를 상당 부분 절제하면서 숨 쉴 때도 약간씩 헉헉대던 그가, 노래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양병원에서 6개월을 열심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jvu1n2MPpnD0N6RSGiJW1QuBoyk.jpg" width="500" /> Mon, 02 Sep 2024 13:47:20 GMT 푸른 나무 /@@aBmC/9 5. 육종암을 선고받았을 때 알았더라면 - - &nbsp;&nbsp;요양병원에서의 새로운 희망 /@@aBmC/8 충격에만 빠져있을 수는 없었다. 여명 3개월을 선고받았던 후배가 가평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잘 살아있다고, 아주 잘 지낸다는 말을 들었다. 곧바로 만나러 갔고 후배의 얼굴을 말랐지만 좋아 보였다. 자기도 암병원에서 아무것도 못해준다는 말을 듣고 이 병원에 찾아왔었다고. 병원들에 대한 적대감이 극도로 높았던 때라 자연치유라는 이름의 사기 아닌가, 의심과 화만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K_8Cv0BoIHvkPwlsHSVY44oxaz8.jpg" width="500" /> Sun, 25 Aug 2024 18:58:43 GMT 푸른 나무 /@@aBmC/8 4. 이제 그만, 내려가세요 -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aBmC/7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를 내게서 앗아간 것처럼 보이는, 비록 그게 말도 안 되고 설사 눈썹가닥 하나만큼이라도 원망했다. 그래야만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를 아프게 했던 통증들도, 아픈 그를 낯설게 바라보던 사람들도, 지나가던 바람도, 거미도, 개미도. 가장 커다란 분노의 대상은 물론 나였다. 아직도 이 원망과 분노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해서 암병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35-Q1XZCvh2zvFuvA4qrOU637lg.jpg" width="500" /> Sun, 18 Aug 2024 19:22:13 GMT 푸른 나무 /@@aBmC/7 3. 암치료 컨베이어벨트에 올라가다 - - 잘 떠나보내고, 덜 후회하며 살아가기 위하여 /@@aBmC/6 수없이 옷장을 여닫았으나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의 겨울용 두툼한 파카에 내 옷들이 눌려있는 게 보였다. 눈 쌓인 한라산 백록담을 평생 처음 함께 오를 때 입었던, 나중에 요양병원에선 새벽마다 뒷산 올라간다고 입었던, 그래서 차마 정리 못하고 있던. 그래, 보이지 않던 게 보이려면 뭔가 필요하겠지. 그게 지식이건, 시간이건, 마음이건. 암병원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XGKKAs0w9mEqgH1M0xEkuEd_zak.jpg" width="500" /> Sun, 11 Aug 2024 21:39:32 GMT 푸른 나무 /@@aBmC/6 2. 육종암, 우리 죽어요? - - 잘 떠나보내고, 덜 후회하며 살아가기 위하여 /@@aBmC/3 시작은 등의 물혹이었다. 작았던 게 더 커지기도 해서 &nbsp;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도 찍고 했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 도려내 봐야 또 생긴다고 더 불편해지면 그때 수술하면 된다고 설명을 들었다. 그러다 옷 위로도 너무 눈에 드러나자 이제 제거하자고 어렵게 짬을 내서 직장 근처 대학병원에서 수술일정을 잡고 입원했다. 간단한 수술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길어졌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BmC%2Fimage%2FwbevvhBYVTDwvckZ-fr2jvkkflo.jpg" width="500" /> Sun, 04 Aug 2024 21:02:33 GMT 푸른 나무 /@@aBmC/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