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매영 /@@HfS 가정 폭력에 노출 되었던 '나'와 백혈병 투병을 했던 '나'가 만나 현재의 '나'가 되었습니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씁니다. ko Tue, 24 Dec 2024 01:13:53 GMT Kakao Brunch 가정 폭력에 노출 되었던 '나'와 백혈병 투병을 했던 '나'가 만나 현재의 '나'가 되었습니다. '나'에 대한 이야기를 씁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U-CXPW9lmXGg3lM1IbGDr7jl68o /@@HfS 100 100 텃밭도 화를 낼 줄 안다. /@@HfS/447 면도를 하던 중 칼날이 살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거울 속 얼굴에 묻은 거품이 붉어지고 있었다. 거품이 완전히 붉어지자 쓰라림이 몰려왔다. 수건함에서 수건을 하나 꺼냈다. 수건을 펼치지도 않고 얼굴을 파묻었다. 바스락거리며 거품이 수건에 스며드는 소리가 들렸다. 쓰라림도 함께 스며들었다. 면도를 언제 처음 했더라.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도 피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rWYn4UVYvecWcW8nEiIt5KNkgQ0.jpg" width="500" /> Fri, 30 Aug 2024 06:59:41 GMT 조매영 /@@HfS/447 텃밭에 아무것도 없던 것이 거짓말 같다.&nbsp; /@@HfS/446 창문을 열자 바람이 밀려왔다. 바람에 닿은 살갗이 축축해졌다. 내 방이 울기 좋은 장소란 것을 바람도 알았나 보다. 며칠 동안 비가 참 많이 왔다. 빗소리가 그립다 생각한 것이 거짓말 같다. 빗소리는 금방 지겨워졌다. 빗소리를 잊을 날만을 생각했다. 그때는 빗소리가 지겹다 생각한 것이 거짓말 같겠지. 혼자 앓는 밤이면 아프지 않은 날이 아니라 아팠던 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9NdYLIpd2iWBv0xf4SE5RZAvamQ.jpg" width="500" /> Mon, 22 Jul 2024 13:34:28 GMT 조매영 /@@HfS/446 빗소리 듣기가 쉽지 않은 장마철 /@@HfS/445 눈을 뜨자마자 협탁에 놓아두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날씨 정보를 찾아봤다. 새벽 내 비가 왔다고 한다. 창 밖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빗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분명 어제 본 기상 예보에서는 종일 비가 온다 했다. 또 틀렸다. 장마가 시작되었다는데 빗소리 듣기가 쉽지 않다. 기상청 체육대회 때에도 비가 왔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완벽<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_hJiY7ChCao-zJqi150qZv5k1As.jpg" width="500" /> Thu, 11 Jul 2024 22:03:32 GMT 조매영 /@@HfS/445 가난해도 재미는 있다. /@@HfS/444 글을 한참 쓰다가 도중에 멈췄다. 친구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너는 참 돈이 안 되는 일을 잘하는구나. 보고 싶지 않은 친구였는데 우연히 산책하다 만났다. 못 본 척하고 지나칠걸. 인사해도 못 들은 척 지나칠걸. 근황을 물었을 때 그냥저냥 지낸다고 할걸. 왜 아직도 글을 쓴다고 했을까. 써야 할 글보다 후회가 더 앞섰다. 바보같이 화도 내지 못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UA4aXZ2QHxW2bg_Kh93djsyS2r4.jpg" width="500" /> Tue, 02 Jul 2024 11:47:00 GMT 조매영 /@@HfS/444 그냥, 믿음 /@@HfS/443 수건함에 수건이 남아있지 않다. 빨래를 하고 아무렇게나 던져둔 수건 중 하나를 주워&nbsp;머리를 닦는다. 주변을 둘러보니 엉망이다. 언제&nbsp;마신&nbsp;지&nbsp;모르는&nbsp;빈 페트병부터 시작해서 개지 않은 옷들까지. 눈을 감았다 뜬다. 여전히 엉망이다. 영화나 만화책을 보면 눈을 감았다 뜨면 다 치워지고 그러던데 왜 나는 안될까. 마법은 믿음이라던데 나는 믿음이 부족한 사람이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qVuHooZcZ9gMJ5hLMWgg4cTAIVo.jpg" width="500" /> Mon, 01 Jul 2024 12:20:19 GMT 조매영 /@@HfS/443 텃밭에 뿌린 씨앗을 물릴 수 있나요. /@@HfS/442 텃밭 단체 톡에서 여름작물은 장마가 끝나고 심으라는 글이 올라왔다. 휴대폰 화면을 껐다. 이유를 묻는 사람들의 글을 읽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난주 심은 것들을 물릴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서리태 싹이 올라왔다. 콩을 그대로 반으로 가른 모양새라 신기했다. 만져보니 정말 콩과 같은 질감이었다. 검은콩을 심었는데 어떻게 녹색 콩 같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Kwn9Dskw1HyYFN2tnIEKTVUmNPg.jpg" width="500" /> Sun, 30 Jun 2024 14:58:19 GMT 조매영 /@@HfS/442 복선 /@@HfS/441 스무 살이 되던 해. 나는 종일 밥도 먹지 않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었다. 내가 스무 살이라니. 내가 성인이라니. 보호받은 적 없는데 보호받을 수 없는 스무 살이 된다니. 서른 살이 되던 해. 나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이십 대는 아팠고 두려웠고 무기력했다. 스무 살의 울음은 허망한 이십 대의 복선이었던 것 같았다. 주말 동안 엄마가 내 집에 왔다 갔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RZnG8hPpKXNymu1cIWAXjMLN0lE.jpg" width="500" /> Sat, 29 Jun 2024 14:58:46 GMT 조매영 /@@HfS/441 잠깐의 우울 /@@HfS/440 새벽에 깼다. 일어날까 하다가 그냥&nbsp;있었다. 천장을 바라봤다. 가슴이 아려왔다.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했다. 아랫집이 새벽부터 굿을 할 일은 없을 텐데 왜 이럴까. 온갖 것들이 마음을 헤집고 있다. 조금 우울하다. 우울하다고 쓸 수 있다면 우울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던 친구가 있었지. 정말 우울하지 않은 걸까. 배고픔 중에 거짓 배고픔이 있다는데 우울감이라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Q3erTPAp9t2kQeH2W2Way-K9zjU.jpeg" width="500" /> Fri, 28 Jun 2024 12:36:12 GMT 조매영 /@@HfS/440 삥을 뜯겨봤다. /@@HfS/439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백혈병 투병 중에도 다음 항암을 기다리며 내일로&nbsp;여행을 할 정도로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타지에 혼자 가게 되어도 약속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숙소에서 나오지 나오지 않게 되었다. 왜 그렇게 된 걸까. 목숨을 걸고서라도 여행을 좋아하던 사람이 왜 그렇게 변하게 된 걸까. 나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lGtgmNRkegDGhhrm9Sem1XV-DlU.jpg" width="500" /> Thu, 27 Jun 2024 14:01:04 GMT 조매영 /@@HfS/439 빈 잔을 들고 마시는 척을 했다. /@@HfS/438 어제는 오랜만에 카페를 다녀왔다. 아포가토를 먹으며 글을 읽었다. 낯선 삶들을&nbsp;거닐면서 금세 아포가토를 다 먹었다. 카페에는 글을 쓰려고 갔다. 글을 시작하기도 전에 음료를 다 먹어버리는 것은 내 고질병이다. 여유롭게 아메리카노를 음미하며 글을 쓰는 사람을 선망한 적이 있었다. 항상 음료나 음식이 앞에 있으면 탐하고 빨리 먹어치우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먹<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rtDq3ff5ObrH9rqh7j3DXx5dwf4.jpg" width="500" /> Wed, 26 Jun 2024 13:47:34 GMT 조매영 /@@HfS/438 파리떼가 앓는 소리 같았다. /@@HfS/437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 골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에 이끌려 걸었다. 소리와 가까워질수록 바닥에 파리 시체들이 눈에 띄었다. 소리의 끝에는 팔짱을 낀 채 심각한 표정의 노인들이 있었다. 나는 노인에게 물었다.&nbsp;파리가 왜 이렇게 많은가요?&nbsp;노인들 앞 낡은 빌라,&nbsp;꼭대기 층에 혼자 살던 남자가 죽었다고 한다. 낡은 빌라에서 나온 노인이 사방<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qqpL4Bcwk2kOmbr_pjCM8rNQl6c.jpg" width="500" /> Tue, 25 Jun 2024 12:32:58 GMT 조매영 /@@HfS/437 심호흡을 자꾸 잊었다. /@@HfS/436 퇴근하기 위해 일어나는 순간부터 머리가 핑 돌더니 집에 도착해 침대에 누울 때는 밑으로 잠기는 것 같아졌다. 항암 부작용 이후로 오랜만에 느끼는 어지럼증이었다. 버스에서 넘어진 무릎의 상처가 일주일이 넘은 이제야 아물고 있다. 아직 온전하게 딱지가 앉은 것은 아니라 만지면 아프다. 예전 같으면 이틀만 지나도 딱지가 앉았는데 확실히 몸이 곯긴 곯은 것 같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arWSUQe9c1hBQ6BK0b9eHHzniB8.jpg" width="500" /> Mon, 24 Jun 2024 13:15:31 GMT 조매영 /@@HfS/436 텃밭에서 봄을 걷어냈다. /@@HfS/435 텃밭 주변에 꽃이 많이 폈다. 여러 꽃을 살펴봤지만 아무런 감흥도 일지 않았다. 나는 예술을 하기 그른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른 사람이라서 예술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원형 고무통 뚜껑을 옆으로 밀친다. 벌레들이 떠있다. 항상 올 때마다 뚜껑이 잘 덮여 있었는데 이것들은 어떻게 들어가 죽어 있는 걸까. 고무통에 물뿌리개를 집어넣어 물을 담는다. 벌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qELHRYiyMiArjmC5PG4ZZZUWmWc.jpg" width="500" /> Sun, 23 Jun 2024 14:58:18 GMT 조매영 /@@HfS/435 해는 뜬다. /@@HfS/434 새벽에 깼다. 눈을 뜨니 어둡다. 다시 눈을 감는다. 더욱 어두워진다. 익숙한 것이 갑자기 낯설어질 때가 있다. 어둠을 어둠이라 부르니 어둠이 낯설다. 눈을 질끈 감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온갖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들릴 일 없는 고양이의 발자국 소리라던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검은 봉지가 바람에 부스럭 거리는 소리 같은 것들이 물수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zNGL_T0aGFYWecRPQhKkGSyQllw.jpg" width="500" /> Sat, 22 Jun 2024 13:13:52 GMT 조매영 /@@HfS/434 우울을 밀랍 하다. /@@HfS/433 우울을 향유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는 걸까. 저녁놀을 바라보며 우울을 와인잔에 담아 마시는 상상을 했다. 나름 괜찮아 보인다. 나도 해보고 싶다. 우울에 관한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우울증을 치료했다는 친구에게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정말 우울하면 우울하다는 소리도 안 나와. 친구의 말을 곱씹었다. 책에서 우울을 우울이라 부를 수 있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PW8ZJQQeogZp9ye7AiRu31v_5uk.jpg" width="500" /> Fri, 21 Jun 2024 13:17:32 GMT 조매영 /@@HfS/433 병원에 통역사를 만나러 간다. /@@HfS/432 한동안 괜찮더니 손가락 습진이 재발했다. 처방받은 약은 그때뿐이다. 의사는 별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물을 자주 먹고 무리한 운동은 당분간 하지 말라고만 했었다. 갈라진 틈에서 진물과 피가 섞여 나온다. 상처가 입처럼 보인다. 몸이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읽은 무협 소설이 생각났다. 좌선을 하며 몸이 내는 소리를 귀 기울이는 고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mgPu3A16iNfnN_Juw8znsK38BCo.jpg" width="500" /> Thu, 20 Jun 2024 11:35:22 GMT 조매영 /@@HfS/432 있었다. /@@HfS/431 투병이 끝나고 복학을 위해 구한 자취방 근처에는 공동묘지 겸 공원이 있었다. 봄이면 벚꽃이 아름답게 피던 곳이었다. 나는 매일 아침 그곳을 산책했다. 꽃을 두며 묵념을 하는 사람을 지나기도 했고 오열을 하는 사람을 지나기도 했으며 무덤 앞에서 등 돌린 채 한참을 서 있는 사람을 지나기도 했다. 가끔 숨 넘어갈 듯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생각했는데&nbsp;산새 소리인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jSE-rIs9U5vcEGKw_sSLtBAQUhI.jpg" width="500" /> Wed, 19 Jun 2024 13:44:58 GMT 조매영 /@@HfS/431 습관으로 이루어진 비둘기를 만났다 /@@HfS/430 로드킬 당한 비둘기 옆으로 자동차가 지나간다. 비둘기의 반은 바퀴 자국을 덮은 채 납작하다. 자동차가 남기고 간 바람에 깃털이 옅게 흔들린다. 그간 비행을 추억하는 것 같다. 습관이란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일이라고 한다지. 사람들이 각기 다른 걸음걸이가 있는 것처럼 비둘기들도 그렇지 않을까. 죽어서도 잃지 못하는 습관에 대해 생각한다. 저 습관으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ISJm00kBVbJE16saJAXlC6vqQd8.jpg" width="500" /> Tue, 18 Jun 2024 13:43:24 GMT 조매영 /@@HfS/430 영웅은 고독하다 /@@HfS/429 초등학생 저학년인 그는 놀이터에서 또래의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원숭이처럼 미끄럼틀에 매달리거나 뛰어내렸다. 그는 미끄럼틀을 제대로 타는 방법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는 안녕이라는 말을 알사탕처럼 입 안에 굴리고 있었다. 또래에게 안녕이란 인사는 파티장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은 열쇠 같은 것이다. 그는 안녕이란 말을 머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oSuMATIxP9ZVGYyr1BJY3t1PLVE.jpg" width="500" /> Mon, 17 Jun 2024 13:58:50 GMT 조매영 /@@HfS/429 텃밭에 여름과 역병이 왔다. /@@HfS/428 집 계단을 내려오는데 땀이 났다. 정말 여름이 왔다. 손등으로 땀을 훔치고 텃밭으로 가는 길. 여름은 혼자 오지 않았다. 후회도 같이 왔다. 여름은 매년 왔는데 텃밭 농사를&nbsp;시작할&nbsp;땐 왜 여름이 올 것을 생각지 못했을까. 철조망이 쳐진 자그마한 텃밭에 표지판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lsquo;상추 드실 분 가져다 드세요!&rsquo; 웃음이 나왔다. 표지판에 쓰여있는 글이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HfS%2Fimage%2Fa0FO0fdCkc-Qy_IJA-nNyLtMd2M.jpg" width="500" /> Sun, 16 Jun 2024 14:14:14 GMT 조매영 /@@HfS/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