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필 /@@9sBn 15년 방송작가 생활에 쉼표,를 찍고 체코로 날아왔습니다 🛫 ko Tue, 24 Dec 2024 00:59:53 GMT Kakao Brunch 15년 방송작가 생활에 쉼표,를 찍고 체코로 날아왔습니다 🛫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f5lp8l6p8-8X6rAtRkUsBfW-lws.jpg /@@9sBn 100 100 5천마일 밖의 슬픔 - 「월간에세이」 11월 호에 기고한 글 /@@9sBn/332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팔월의 늦더위가 침실 안까지 찾아 들어와 맹위를 떨치던 아침이었다. 세 식구 중에서 가장 먼저 몸을 일으킨 이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남편이었다. 비몽사몽 간에 그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던 나는, 옆에서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다섯 살 배기 아들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발치에 서 있는 남편을 향해 &ldquo;몇 시쯤 됐어?&rdquo; 하고, 잠긴 목으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td2tfFJblUE4yiOwTrAxy7oZaM0.JPG" width="500" /> Fri, 01 Nov 2024 07:43:37 GMT 조수필 /@@9sBn/332 11_모월모일의 영업일지 - #소설 연재 /@@9sBn/330 이맘때 마민카식당은 초록의 정기로 물든다. 담쟁이덩굴의 짙은 생명력이 옅은 하늘색이었던 건물의 외벽을 감쪽같이 덧칠해 버렸다. 줄기마다 매달린 잎사귀들이 바람에 펄럭일 때는 살갗에 붙은 털들의 군무처럼 곱게 일렁인다. &quot;초록을 입은 건물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아요.&quot; 라고, 수빈이 말했었다. 그날 그녀는 하얀 원피스에 커스터드색 스니커즈를 신고 테라스 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JcAMLaZ_bHMDdCFQTDFSyzHbTW0.jpg" width="500" /> Thu, 03 Oct 2024 11:45:12 GMT 조수필 /@@9sBn/330 10_키친테이블 토크 - #소설 연재 /@@9sBn/328 지호의 아파트는 쿠르브부아(Courbevoie)에 있다. 파리에서 약 8.2km 떨어져 있는 이 도시는 이웃에 있는 퓌토, 뇌이쉬르센과 함께 라데팡스를 이룬다. La D&eacute;fense를 다른 말로 하면 '파리의 부도심' 정도로 풀이되는데 지호가 이곳을 택한 이유는 단순하고도&nbsp;명료하다. 파리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일상의 소음은 줄일 수 있는 곳이라야 했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vcg9X5UTtunWAkA3ATcMVKqQrJQ.png" width="500" /> Tue, 24 Sep 2024 08:44:49 GMT 조수필 /@@9sBn/328 09_별을 쫓는 마음 - #소설 연재 /@@9sBn/321 소란스런 거리를 둘이서 걷는다. 곁눈으로 본 누나의 얼굴은 여전히 앳되다. 실핏줄이 드러날 정도로 맑은 피부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 오른쪽 귓바퀴에 가려진 까만 점 하나. 잇몸이 훤히 드러날 때까지 까르르 숨넘어가게 웃는 버릇까지, 틀림없는 누나의 것이다. 지호는 누나의 손을 놓칠 세라 꿈에서도 바들바들한다. '안 돼! 내 손을 놓치면 안 된다고<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92llSJzhNoHdZ93jVwKVpVaBWsU.jpg" width="500" /> Wed, 24 Jul 2024 06:09:56 GMT 조수필 /@@9sBn/321 08_어머니의 기일 - #소설 연재 /@@9sBn/319 비 오는 화요일이다. 먹구름으로 뒤덮인 하늘과 바람에 흩날리는 빗줄기가 시야를 가리는 탓에, 해국은 그새 정오가 다 되어간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었다. &quot;와, 이거. 이래도 되나? 사장님! 장사가 원래 이런 겁니까?&quot; 깜빡이도 없이 훅 들어온 나준의 쩌렁한 음성이, 조용히 창밖을 보는 해국의 귀를 툭툭 건드린다. &quot;왜? 또 뭐가 문젠데?&quot; 해국은 딱히 관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SVQbaIzk3O5_99fHIq3yGma54J4.jpg" width="500" /> Fri, 05 Jul 2024 03:21:28 GMT 조수필 /@@9sBn/319 07_파리로 간 그 녀석 - #소설 연재 /@@9sBn/318 Paris, 이 도시는 도통 내숭을 모른다. 체코 프라하의 매력이 귀부인 같은 고풍스러움에 있다면, 프랑스 파리는 당찬 말괄량이 아가씨 같달까.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아닐 수도 있지만, 지호는 아직까지 이보다 적절한 비유를 찾지 못했다. 젊음이든 개성이든 혹은 그밖에 무엇이든&nbsp;뭐 하나 빼는 법이 없다. 그래서 태가 난다. 그럴싸한 수식어의 도움 없이도 이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olAvIkkidzPKkqYegF5art6hPG4.png" width="500" /> Thu, 20 Jun 2024 11:06:52 GMT 조수필 /@@9sBn/318 06_천문시계 앞에서 - #소설 연재 /@@9sBn/317 커피 타임은 끝났다. 해국은 마민카식당으로 돌아갔고, 에블린은 하벨시장에 들렀다가 곧장 퇴근한다고 했다. 두 사람이 자리를 비운 후에도 세탁소는 지루할 틈 없이 복닥거렸다. 이제 막 가게문을 열고 나간 비드라 아저씨는 옆 골목 열쇠집 주인인데, 얼굴의 반을 덮은 흰 수염과 중후한 옷맵시가 인상적인 인물이다. 그는 낮에는 열쇠집에서 일하고 밤에는 첼로를 켠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asaN2EuGMV6voWzkwjwbsiCMiUM.jpg" width="500" /> Thu, 06 Jun 2024 11:06:59 GMT 조수필 /@@9sBn/317 05_에블린의 세탁소 - #소설 연재 /@@9sBn/316 프라하에 온 뒤로 수빈은 사색이 늘었다. 이제껏 한 번도 품어본 적 없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한다. 어젯밤 다이어리에 끄적여 놓은 글귀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날 일(日), 항상 상(常).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일상. 일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결혼이 깨지면서 수빈의 시계에도 금이 갔다. 고장 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t2oS3dsP7y_fAKu6Gl-vR9GLq98.png" width="500" /> Fri, 24 May 2024 12:18:17 GMT 조수필 /@@9sBn/316 04_6구역 러너들 - #소설 연재 /@@9sBn/315 단비가 달린다. 그녀는 땀이 나도 달라붙지 않는 인디핑크 반소매 티셔츠에 스판 소재로 된 차콜색 긴바지를 입었다. 은회색 러닝화로 감싼 두 발을 구르며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심장이 쿵.쾅. 격한 신호를 보내온다. 이대로 내리 뛰었다가는 심장뿐 아니라 속에 든 모든 장기가 피부를 뚫고 튀어나올 것만 같다. 숨은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감각이 둔하다. 그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VkHzx3ipxGZyi-EhVRW4SjrED9w.png" width="500" /> Thu, 16 May 2024 11:55:14 GMT 조수필 /@@9sBn/315 03_방공호에 사는 여자 - #소설 연재 /@@9sBn/314 &ldquo;쌀쌀하지 않아요?&rdquo; 수빈이 봄밤의 정취에 알딸딸하게 빠져들 무렵, 해국은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보드라운 담요를 수빈의 어깨에 살포시 덮어주었다. &ldquo;괜찮은데&hellip;&rdquo; &ldquo;안 되겠어요. 안으로 자리 옮겨 줄게요.&rdquo; &ldquo;예의상으로 하는 말 아니에요. 난 여기가 좋아요.&rdquo; 해국은 잠시 말을 멈추고 수빈의 두 눈동자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ldquo;그래요, 그럼.&rdquo; 수빈은 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Ce3cF7lwOnKeEJnnzm6DjS5cCVc.png" width="500" /> Fri, 10 May 2024 12:27:24 GMT 조수필 /@@9sBn/314 02_오월의 마민카식당 - #소설 연재 /@@9sBn/313 통화를 끝낸 해국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허리춤에 두른 앞치마 주머니에 전화기를 맡기며 창가 자리로 고개를 돌린다. 수빈의 말이 맞다. 봄은 이미 와 있다. 열린 창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이 싫지 않다. 정확히 몇 월 며칠 자 바람부터 좋아지기 시작했는지는 일일이 세어보지 않았으니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사월 언저리까지만 해도 쌀쌀맞기 그지없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yBpC8AXBwqt2nRU8XxL4h_GjWJc.png" width="500" /> Fri, 10 May 2024 08:54:20 GMT 조수필 /@@9sBn/313 01_빨간 지붕의 인사 - #소설 연재 /@@9sBn/312 어쩌면, 이 풍경을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한 점의 구김도 없이 맑게 반짝이는 봄의 파편이 수빈의 집 창가에 이리저리 튀었다. 수빈은 거실 통창에 떨어진 햇살 조각들을 쫓아 눈으로 한 움큼씩 그러모은다. 그러다 이내&nbsp;감상에 젖는다. &lsquo;지금 보이는 것을 그림으로 옮길 수 있을까.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있을까. 아니야, 부질없을 테지. 오직 인간의 육안으로만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6LUOfE-7ylIzqUST5JEJnMMXa8I.jpeg" width="500" /> Fri, 10 May 2024 08:43:49 GMT 조수필 /@@9sBn/312 하늘에서 불 껐어? - 여름밤의 잔상 /@@9sBn/305 &quot;엄마, 엄마!&quot; &quot;응, 왜?&quot; &quot;하늘에서 불 껐어? 그래서 우리, 집에 가는 거야?&quot; &quot;뭐라고? 그래, 맞네. 하늘에서 불 껐네.&quot; 위의 대화는, 지금으로부터 약 35년 전에 어린 나와 젊었던 엄마가 나눈 말이다. 종일 남의 가게에서 일하다 다저녁이 된 어느 눅눅한 여름밤. 남의 집 셋방에 지친 몸 누이러 어린 딸 손 잡고 걸어가던 길. 그 길 위에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4zMVFCcFuX2nAt6P_yybUbCwN_g.png" width="500" /> Wed, 06 Mar 2024 07:06:46 GMT 조수필 /@@9sBn/305 두 번째 출판 계약은 소설 -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 /@@9sBn/303 안녕하세요, 조수필 입니다. 구독자 분들께 전해드릴 소식이 있어 오랜만에 글을 적습니다. 2023년 2월 6일. 그날이었더라고요. &lt;카렐교의 구원&gt;이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글을 발행했습니다. 이전까지 써왔던 에세이와는 다른 색으로 써보고 싶었어요. 눈에 보이는 시작은 그때부터였지만 실은 작년 11월 무렵부터 석 달 가량 기획을 했습니다. 혼자 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YSk0-ZQxwFEEQwKE9FehTaLCTds.JPG" width="500" /> Fri, 29 Sep 2023 16:00:16 GMT 조수필 /@@9sBn/303 #7. 선 밖으로 걸을 용기 - 소설 연재/ 빨간 지붕에 숨어 /@@9sBn/277 직업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고작 일 따위가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풍요를 주고 행복을 주고 안식도 가져다줄 수 있을까. 그 모든 열매를 딸 수 있는 신의 직업, 그런 일을 하는 자가 지구상에 한 명이라도 있기는 있는 건지, 지호는 도통 모르겠다. 교육이라면 남부럽지 않게 받았다. 만으로 세 살이 되던 해. 회사원인 아버지가 체코법인으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b41ZPvwEw0DU7iUYqg7ykoxkE_U.JPG" width="500" /> Wed, 22 Mar 2023 12:07:54 GMT 조수필 /@@9sBn/277 #6. 소문의 위력 - 소설 연재/ 빨간 지붕에 숨어 /@@9sBn/276 식당의 일과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해국의 열정이 절정에 치닫았던 영업 첫 주에는 오전 9시부터 손님을 기다렸다. '오늘은 오겠지', '내일은 오려나' 하는 마음으로 꼬박 일주일 아침을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고 보름이 흘러가도록 기대는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빨라도 12시께는 돼야 첫 손님을 맞을 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5EHTvK2Njzc46UHsBntLMjxsYfU.JPG" width="500" /> Fri, 10 Mar 2023 12:52:03 GMT 조수필 /@@9sBn/276 #5. 왜 빨간 지붕일까 - 소설 연재/ 빨간 지붕에 숨어 /@@9sBn/274 마민카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한 수빈과 단비가 집으로 향하고 있다. 트램을 탈 수도 있지만 소화도 시킬 겸 오붓하게 걷기로 했다. 거리에는 일찌감치 밤이 내려앉았다. 짙은 어둠이 검은 이불처럼 온 도시를 덮었고, 기온도 현저히 내려갔다. 수빈이 카렐교를 걸었던 낮 시간대와 견주면 못해도 3~4℃는 족히 떨어졌을 것이다. &quot;언니, 안 춥겠어? 그냥 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FQCPwHRk7PfJ5fZKT4cIrQ9Ln_4.JPG" width="500" /> Wed, 01 Mar 2023 12:19:04 GMT 조수필 /@@9sBn/274 #4. 주변인들의 식사 - 소설 연재/ 빨간 지붕에 숨어 /@@9sBn/273 '입맷거리'라는 말이 있다. 겨우 허기를 면할 정도의 음식, 이라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이다. 최근 수빈의 식생활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이보다 적절한 어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언어로는 설명이 어렵다. 영어도 체코어도, 찾아보면 유사한 말이야 있겠지만... 거기까지다. 비슷한 것과 같은 것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겨우 허기를 면할 정도의 음식이라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pumPu6EM14KqndkY5-TwL6syLlg.JPG" width="500" /> Fri, 17 Feb 2023 00:26:54 GMT 조수필 /@@9sBn/273 #3. 겨울에 온 손님 - 소설 연재/ 빨간 지붕에 숨어 /@@9sBn/272 새하얀 수성페인트를 칠해놓은 벽면에는 해국이 직접 찍은 흑백사진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지런히 걸려있다. 어림잡아 예닐곱 장은 돼 보인다. 입구를 들어섰을 때의 기준으로 서열을 매기면, 오른쪽 벽면의 가장자리를 차지한 스틸컷이 첫 번째 작품이 되는데, 지름 1.5cm의 검은 테두리를 두른 심플한 액자. 그 속에는 프라하 구시가지의 풍경이 멋스럽게 담겨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lYsP1K98CCMlLG5feeI0wquxs9g.JPG" width="500" /> Fri, 10 Feb 2023 12:46:03 GMT 조수필 /@@9sBn/272 #2. 마민카식당 - 소설 연재/ 빨간 지붕에 숨어 /@@9sBn/271 짜라랑. 찬 공기를 머금은 바람이 좁은 골목을 휘감을 때마다 문밖에 걸어둔 은색 풍경이 방정맞게 춤을 춘다. 물고기 모양을 한, 제법 커다란 종을 달아놓았음에도, 해국은 때때로 그 소리를 놓칠 때가 있다. 틈만 나면 혼자만의 늪에 빠지는 해국은 이곳이 일터라는 사실을 종종 망각한다. 평온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식당을 깨우는 건 대부분 지호의 몫이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sBn%2Fimage%2FiNKRV3bkn-D0IPkKufsG9FC9RmI.JPG" width="500" /> Tue, 07 Feb 2023 12:05:12 GMT 조수필 /@@9sBn/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