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 /@@9CB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서점 &lt;지혜의서재&g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ko Fri, 27 Dec 2024 19:29:20 GMT Kakao Brunch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서점 &lt;지혜의서재&g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s-jYzvFQAxJ0NOsPCa55-BE-OGo.jpg /@@9CB 100 100 가을인 듯 겨울인 듯 /@@9CB/497 가을이 미처 떠나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밀고 들어와 버렸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C3C4733yyVYGzU1oPZGJmRRBRfY.JPG" width="500" /> Mon, 02 Dec 2024 13:31:13 GMT Ann /@@9CB/497 몰입의 즐거움 /@@9CB/495 사실 : 우리는 그것을 집어 들고, 읽고 내려놓으면 끝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집어 들고, 숙고하고, 반대하고, 확장하고, 그러다 보면 즐거움 속에서 오후가 다 지나간다. 메리 올리버 &lt;긴 호흡&gt; 중에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gdlRg_itQdLoXKpaPsmOkV3e0TA.JPG" width="500" /> Tue, 19 Nov 2024 13:22:27 GMT Ann /@@9CB/495 또 한 송이 /@@9CB/494 숨 쉴 틈도 오밀조밀 모여있던 꽃들의 간격이 듬성듬성해지고 즙이 흐를 것만 같던 초록 가지가 메말라 갈색으로 변하고 흙은 도무지 마르질 않아 물을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물을 더 주면 물러 죽어버릴 것 같고 주지 않으면 말라죽을 것 같아 이 식물 앞에서 매일 발을 동동 굴렀다. 죽는 건 싫어. 화분을 뒤집어엎었다. 흙은 축축한데 줄기는 거칠거칠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rOzFACIV5pvjahEg3WhfsrLxWCo.JPG" width="500" /> Mon, 18 Nov 2024 13:28:33 GMT Ann /@@9CB/494 언니의 집 /@@9CB/493 1시간을 꼬박 달려 도착했다. 늘 그랬듯 문 앞에 도착하는 순간 열리는 문. &quot;귀신이야 귀신 정말.&quot; 문을 열고 들어가니 겁이 많지만 사랑도 많은 고양이 두콩이가 일찍부터 우리(나와 동생)를 반겼다. 엉덩이를 높이 들어 자신이 얼마나 나를 반기는지 표현해 주는 사랑둥이다. 윤복이, 두부, 통키, 치치, 보리 순으로, 자신들의 속도대로 우리를 알은 채 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SKdhleFYROklgwmzwrf9EQn9eI4.jpg" width="500" /> Thu, 14 Nov 2024 14:49:13 GMT Ann /@@9CB/493 관계 /@@9CB/492 셀 수 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이 입 밖으로 쏟아지고 시곗바늘은 멈추지 않고 돌고 또 돌고 해는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길에 창가에 앉은 한 사람의 옆얼굴을 비춘다 이야기가 테이블 위에 와르르 쌓이고 시간이 그것들을 모으고 관계는 두터워진다 그는 눈을 잠시 찡그리더니 커튼을 당겨 밀었고 얼굴에선 빛이 사라지고 찡그리고 있던 눈은 달이 되었다 모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rwSIonp4Nk0cN9KQwAHRv72qaBI.png" width="500" /> Wed, 13 Nov 2024 13:43:07 GMT Ann /@@9CB/492 따듯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9CB/491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OnwabVRGNTsY2DmDP80kLmtBSTU.JPG" width="500" /> Tue, 12 Nov 2024 14:44:05 GMT Ann /@@9CB/491 윤슬 /@@9CB/490 출근하러 나서는데 햇볕이 따뜻했다. 부러 멀리 돌아 작업실까지 걸어갈 작정이었다.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더워졌다. 길을 건너 탄천길로 들어섰다. 윤슬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멈춰있는 듯하지만 아주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IaWJlwum8Qthlaau0WB5lMWAM_M.jpg" width="500" /> Mon, 11 Nov 2024 14:22:16 GMT Ann /@@9CB/490 Prologue : 잔잔한 마음 /@@9CB/489 하나 둘 셋 넷 숨을 멈추고, 하나 둘 다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그리고 다시 하나 생이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죽고 살기를 반복한다 부풀어 오르는 배는 생을 서서히 가라앉는 배는 죽음을 잔잔해진다 성난 내 가슴속 누군가도 휘몰아치던 내 머릿속 파도도 가벼워진 내 몸은 떠오르고 나를 바라본다 오늘은 잘 자기를 모든 걸 잊기를 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19MRqKnQWMSYbdBMxdWxeEj1JOI.png" width="500" /> Sun, 10 Nov 2024 13:13:13 GMT Ann /@@9CB/489 다시 기대어보는 /@@9CB/484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신 상태였는데 늘 하던 걸 했다. 꾸역꾸역 움직였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에도 큰 의지가 필요했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 그냥 먹었다. 목구멍에서 들어오는 음식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았지만 침을 힘차게 삼켜 넘겼다.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고 먹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뚜렷한 이유는 알 수 없 Tue, 15 Oct 2024 07:32:11 GMT Ann /@@9CB/484 동료가 생기는 기분 /@@9CB/483 혼자 일을 해왔다. 물론 늘 곁에서 함께 해 준 동생이 있지만 이 일 자체는 오롯이 내 몫이었다. 그러던 내게 종종 동료가 생기기도 한다. 외부와의 협업을 할 때다. 물론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글로만 만날 때도 있고 직접 만나 진행할 때도 있고 아주 짧은 기간일 때도 있고 며칠이 걸리는 일도 있다. 단 하루라도 난 그들과 동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ee9RlA8haf3pTwZgroNeQ8O9Kyc.JPG" width="500" /> Tue, 03 Sep 2024 07:07:09 GMT Ann /@@9CB/483 나의 퍼펙트 데이즈 /@@9CB/479 점점 가까워져 오는 소리들로 잠이 깬다. 어떨 땐 뚜이의 소리에, 어떨 땐 엄마의 소리에, 어떨 땐 슬기가 화장실 들어가는 소리에. 핸드폰을 들어 올려 잠든 사이에 온 알람들을 확인하고 인스타그램을 휙휙 훑어보고 다시 내려놓는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이불을 매트 위에 펼치고 발끝에 켜진 채 회전하고 있는 작은 선풍기를 끄고 책상 위에 올려둔 뒤 매트를 접어 Mon, 29 Jul 2024 06:04:30 GMT Ann /@@9CB/479 내가 글을 쓰는 이유 /@@9CB/474 청탁받은 원고를 전송했다. 거의 보름 동안 매일매일 썼다. 초고를 작성하는데 3일 정도 걸렸고 나머지 날들은 매일 들여다보며 고치고 또 고쳤다. 글 한 편씩을 완성할 때마다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버리는 경우가 꽤 많아서. 이번 에세이는 내가 참여했던 시 창작 모임에 관해 썼다. 올해 내게 가장 인상 Mon, 01 Jul 2024 06:01:51 GMT Ann /@@9CB/474 내 안의 '불안이' /@@9CB/473 쉬는 날 영화 &lt;인사이드 아웃 2&gt;를 보았다. 영화를 본 지 5일이 지났다. 영화를 본 날 집에 가서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야지 했다가 그만두었다. 조금 더 묵혀둔 뒤 내게 떠오르는 것에 대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5일이 지난 지금 내게 떠오르는 장면은 새로운 캐릭터 '불안이'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던 장면이다. 그때 내 눈에도 눈물이 가득 찼다. Mon, 17 Jun 2024 06:06:35 GMT Ann /@@9CB/473 오늘을 쌓다 /@@9CB/470 에세이 원고 청탁을 받았다. 이런 메일을 받을 때마다 놀란다. 내게도 이런 일이 있다니, 이런 기회가 있다니. 자주 있는 일도 아니지만 아예 없는 일도 아닌데 매번 놀라고 설렌다. 서점 사장님은 내 장래희망에 없었다. 내 장래희망 목록은 다음과 같았다. 선생님 (어린이라 품을 수 있는 꿈. 지금은 시켜줘도 안 함, 못 함) 작가 라디오 DJ 선생님이란 Mon, 10 Jun 2024 08:51:38 GMT Ann /@@9CB/470 오늘따라 /@@9CB/472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작업실에 다녀왔다.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었다. 대단한 의지 따위 없었다. 와서 마른 식물들만 급히 물을 주고 나도 물 한 잔 마시고 책을 읽었다. 송경원 &lt;얼룩이 번져 영화가 되었습니다&gt;를 펼쳤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게 되는 글이었다. 만약 내가 어젯밤 자기 전에 '내일 평소보다 한 시간 더 먼저 일어나 작업실에 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kY-F_-4VLKzPt4ldPDAnP-7A3LY.JPG" width="500" /> Mon, 03 Jun 2024 06:06:04 GMT Ann /@@9CB/472 지혜의 하루 /@@9CB/469 계단 없는 3층 작업실을 올라오면 숨이 찬다. 작업실에 도착하면 숨을 가다듬으며 창문을 모두 열고 제일 먼저 식물들을 살핀다. 물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혹은 반대로 너무 습하지는 않은지 잎이 마르지는 않았는지. 물이 부족한 아이들은 물을 흠뻑 주고 습해 보이는 아이들을 위해 선풍기를 약하게 틀어놓는다. 식물이 야금야금 늘어 그들을 돌보는 데만 20분 정도 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2oIl9ZrVsHVxO87J0djpvON-g8U.jpg" width="500" /> Mon, 27 May 2024 06:02:18 GMT Ann /@@9CB/469 잃어버린 것들 /@@9CB/468 &lsquo;나는 아니겠지&rsquo;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었다. 모두들 스마트폰 중독, SNS 중독, 도파민 중독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많은 시간을 도둑맞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니겠지 했다. 그건 자신감이 아니라 무관심의 결과였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건 여전히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한 자리에 앉아 한 가지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많은 것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C4PMdio4CVBT45IvYG9mQBkcQAQ.jpg" width="500" /> Mon, 20 May 2024 06:59:46 GMT Ann /@@9CB/468 내가 좋아하는 책 /@@9CB/466 오늘은 암호 풀기에 매달렸다. 어떤 책은 읽기보다 풀어야 한다. 정답은 없다. 암호 같은 책을 왜 붙들고 있는가. 읽고 싶기 때문이다. 암호를 풀어야 읽을 수 있다. 굳이 그렇게까지 매달리고 싶은 책이 있다. 어떤 책은 너무 해맑게 정답을 알려주지만 읽고 싶지 않고 어떤 책은 무표정하고 무자비한 얼굴로 자신이 숨겨 놓은 정답을 오히려 찾지 않기를 Tue, 30 Apr 2024 06:24:28 GMT Ann /@@9CB/466 아침 /@@9CB/464 평소 즐겨보는 유튜브 콘텐츠 &lsquo;이동진의 파이아키아&rsquo;에 김창완 아저씨(왠지 아저씨라고 불러야만 할 것 같아)가 나왔다. 20년 넘게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지 2주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나는 &lt;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gt; 프로그램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 시간에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에 12번 진행하는 아침 독서모<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BYBXQZYOHft4IyYs_vyldWD83HM.jpg" width="500" /> Mon, 22 Apr 2024 08:18:39 GMT Ann /@@9CB/464 /@@9CB/462 이디스 워튼의 &lt;여름&gt;과 &lt;이선 프롬&gt;의 현대판 버전이 나오면 어떨까. 두 권의 책을 읽고 한참 동안을 곱씹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두 이야기의 결말이 모두 나를 찝찝하게 만들었고 만약 그 시대가 아니라 현재였다면? 하는 상상으로 그 찝찝함을 지워버리려 한 것이다. &lt;여름&gt;의 채리티가 &lt;이선 프롬&gt;의 지나와 매티가 그곳에 발 묶이지 않고 어느 곳으로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9CB%2Fimage%2FvMYLXAUVTTOeQnHShrow-RYevfQ.jpg" width="500" /> Mon, 15 Apr 2024 06:26:33 GMT Ann /@@9CB/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