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효정 /@@7ly4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 ko Tue, 01 Apr 2025 10:41:40 GMT Kakao Brunch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5pTriCPJlSuYOpX8N6uA-Tp5UU4.jpeg /@@7ly4 100 100 시린 봄날의 목련 /@@7ly4/234 시린 봄날의 목련 남효정 한 송이 꽃이 피어날 때 먼 우주의 별빛이 야윈 가지 위에 꽃봉오리 위에 아낌없이 쏟아져 내려야 한다 오늘 바람 불고 눈 내리는 삼월 잎도 없이 서둘러 피는 목련이 고개를 쭉 빼고 파란 하늘에 수줍게 우윳빛 입맞춤을 보낸다 까맣게 내려앉은 석가래며 산산이 조각난 창문 유리조각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가족사진 손때 묻은 세간살이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zrh1iSLmLK77Nz66MmvcXynr7X4.png" width="500" /> Tue, 01 Apr 2025 03:00:05 GMT 남효정 /@@7ly4/234 봄숲에 나타난 너구리 /@@7ly4/233 늦은 아침을 먹다가 창밖을 보니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2025년 3월 29일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이때 함박눈이라니 기온의 급격한 변화에 어리둥절해진다. 어젯밤 베란다 밖 화분걸이에 내놓았던 레몬트리와 아보카도 나무, 매발톱이며 함박재스민 등을 거실로 들여놓은 것을 안도하며 눈 내리는 밖을 바라본다. 식사가 끝날 즈음 다행히도 눈은 그쳤으나 바람이 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PuB0Xw-FdJNnYmfDhmIDHv_ptrc.png" width="500" /> Sat, 29 Mar 2025 21:40:48 GMT 남효정 /@@7ly4/233 매화꽃과 꿀벌 /@@7ly4/231 매화꽃과 꿀벌 남효정 꿀벌이 없다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화단 앞에서 나는 요 몇 해 얼마나 마음 졸였나 붕붕 거리며 날으는 소리 삐삐롱스타킹의 긴 양말무늬 닮은 줄무늬의 경쾌함을 너무 오래도록 찾지 못했다 화엄사 들러 복수초를 눈에 담고 깊은 계곡 청아하고 도도한 물소리 가슴에 담고 걷는 길 청매화 피고 홍매화 피는 꼬불꼬불 남도의 지리산 둘레길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IBRGlCPiU4lUjzc8sIMSMSAkjq8.png" width="500" /> Thu, 27 Mar 2025 02:53:49 GMT 남효정 /@@7ly4/231 지리산 절집 마당에 핀 복수초 /@@7ly4/230 지리산 절집 마당에 핀 복수초 남효정 봄이 온다고 꽃이 핀다고 봄마중을 나갔어 고즈넉한 산사 뒤쪽 차 마시는 집에 우리네 무명옷 같은 작은 마당 하나 한 세상 온갖 풍상을 제 몸뚱이에 그대로 간직한 모과나무를 제 생긴 대로 그대로 기둥 삼아 지은 자그마한 절집에 복수초가 제홀로 샛노랗게 피어 봄볕 따사로운 빈 마당을 가만히 바라보네 댓돌 위에 놓<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KmQCmcjpeHA4T8hGqWxo0DHWb8w.png" width="500" /> Mon, 24 Mar 2025 23:04:15 GMT 남효정 /@@7ly4/230 화엄사 그리고 &nbsp;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7ly4/229 한 장의 사진에서 나는 멈춘다. 작년 이맘때의 고즈넉한 산사에 붉디붉은 자태로 피어나는 홍매화 관련 기사를 본 것이다. 바로 지리산 화엄사 각황전 옆의 홍매화다. 노트북에 띄운 신문기사 속 홍매화는 모니터를&nbsp;넘어 강렬하게 나에게 온다. '아름답다'는 느낌을 넘어서 &nbsp;'화엄세상'그 자체이다. 그 이후 나는 줄곳 지리산 자락에서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R12QtUwEKv56uWx2xe3o6DUReyQ.jpg" width="500" /> Sat, 22 Mar 2025 22:00:06 GMT 남효정 /@@7ly4/229 눈의 여왕 이베리스 /@@7ly4/217 눈의 여왕 이베리스 남효정 일 년 내내 하염없이 눈이 내리는 나라에 이베리스 여왕이 살고 있어 새하얀 옷을 입고 백두산 호랑이를 닮은 신비한 동물을 타고 순식 간에 산을 넘어 골짜기로 날렵하게 움직였다지 밥을 굶는 백성은 없는가 하고픈 한마디 말 맘속에 꾹 담고 사는 사람 그 푸른 얼굴에 그림자를 거두어주리 환복을 하고 백성들 사이를 거닐며 그들의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ywCoTAiYBKQKhiVt2YpeyjDpRf8.png" width="500" /> Wed, 19 Mar 2025 23:49:40 GMT 남효정 /@@7ly4/217 나의 향기별꽃 이야기 /@@7ly4/225 나의 향기별꽃 이야기 남효정 그대를 기다리는 마음 그윽하게 차올라 흙먼지 이는 공기 속에서 산수유 몇 송이 대견하게 피어난 밤 창밖에 함박눈이 끝 모르고 내려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불면의 밤 타는 듯한 목마름 홀로 차 한 잔을 마시는 밤 코끝에 살며시 와닿았다가 살그머니 뒷걸음치는 나의 향기별꽃 이야기 별을 닮은 보랏빛 꽃잎에 샛노란 꿈을 품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BATYWMwZVxEk-0IrVIjUo_CMI3w.png" width="500" /> Tue, 18 Mar 2025 03:20:54 GMT 남효정 /@@7ly4/225 우장산 유아숲을 걷다 /@@7ly4/224 봄이 아직 오지 않은 우장산을 걷는다. 봄이 오기 직전의 날씨는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진학을 앞둔 봄방학 같기도 하고 흙먼지 이는 긴 길을 걸어가며 언제쯤 외할머니댁에 도착할까 인내하는 시간 같기도 하다. 무언가 밝고 따사로운 존재를 향하여 가는 길인데 아직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조금 지루하고 조금 답답해도 감내해야 하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ZVcKTMmXGFOPsd7JYe59cTotcTE.png" width="500" /> Sat, 15 Mar 2025 21:12:51 GMT 남효정 /@@7ly4/224 봄밤의 무스카리 /@@7ly4/226 봄밤의 무스카리 남효정 어딘가 네가 와 있을 것 같아 나는 차가운 도시를 헤매이며 낯선 골목을 기웃거린다 바람도 불지 않는 먼지 내음만 가득한 날 폭풍전야의 그날처럼 나무는 고요하다 모두가 숨죽이는 봄 숨 막히는 고요 옥수수 알 튀어올라 팝콘으로 피어나듯 봄꽃이 일제히 일어설 거야 마음이 수군대는 밤 설렘과 상심이 들락날락 소란스러운 밤 전등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nkbLCtBR49yQxGMzejCM6NYgQvY.png" width="500" /> Thu, 13 Mar 2025 10:26:52 GMT 남효정 /@@7ly4/226 봄마중 아가와 산수유 /@@7ly4/221 봄마중 아가와 산수유 남효정 삑삑 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나에게로 오는 작은 봄아가 기우뚱기우뚱 아장아장 걸어서 마침내 내 앞에 선다 보드라운 볼에 맑은 두 눈 그 눈 나와 마주친다 순간 작은 입은 활짝 작은 손 배꼽에 모으고 꾸벅 인사한다 또 한 번 해벌짝 웃는다 봄아가야 너는 나를 언제 보았다고 이리 반갑게 인사를 하니 나도 배꼽손 하고 봄<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U33xf_hAjWG48yi_id6cqMJIPPE.png" width="500" /> Mon, 10 Mar 2025 23:00:32 GMT 남효정 /@@7ly4/221 서울 중구 만리재를 걷다 /@@7ly4/219 모든 도시가 그러하겠지만 서울은 갖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화려한 겉모습 뒤에 오랜 시간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 그들의 고단한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뒷모습, 옆모습이 있다. 나는 오늘 2025년 3월 6일 서울의 뒷모습과 옆모습을 따라 걸으며 생각에 잠긴다. 오늘 서울 중구의 날씨는 맑고 기온은 약 9.1&deg;C였고 습도는 37%로, 하늘에는 구름이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BCgydGODsncQSaKsZRPjHdUCCcE.png" width="500" /> Sun, 09 Mar 2025 02:31:18 GMT 남효정 /@@7ly4/219 내 친구를 닮은 과꽃 /@@7ly4/218 내 친구를 닮은 과꽃 남효정 귓가에 맴도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있잖아 올해도 과아꽃이 피이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애쁘게 피이었습니다 누우나는 과아꽃을 좋아하앴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사아랐죠 너도 기억나는지 봄이면 자운영꽃을 뜯어 내 토끼에게 먹이며 꽃처럼 곱게 자라라 함께 노래 부르던 여름이면 개울가에서 가재와 송사리를 잡으며 배에서 꼬<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PGNS_P1Y1kS_tnc63oYv2N_glOs.png" width="500" /> Wed, 05 Mar 2025 22:00:11 GMT 남효정 /@@7ly4/218 위풍당당 나의 인생이야기 - 매발톱꽃 /@@7ly4/216 위풍당당 나의 인생이야기, 매발톱꽃 남효정 봄눈이 호되게 내려 붉은 소나무 가지가 뚝 부러지던 날 창가 작은 화분에서 나는 태어났어 흙을 머리로 밀고 오래된 어둠을 걷어내며 한 참을 올라왔지 너무나 버거워 포기할까 아니지 아니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wQBj5X8NTy8xFfRBUr8fns9P3e8.png" width="500" /> Tue, 04 Mar 2025 00:27:11 GMT 남효정 /@@7ly4/216 꽃을 데리러 가는 길 /@@7ly4/214 오늘은 봄의 따스함이 스며드는 106주년 삼일절이다.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3월 1일의 그 감격스러움이 더 절절하게 느껴진다. 눈꽃이 녹아내리고, 새싹이 돋아나며,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는 이 계절, 나는 조국의 독립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lNdEvSSsFsm4GRfO1Usrkumrcio.png" width="500" /> Sat, 01 Mar 2025 15:23:47 GMT 남효정 /@@7ly4/214 그 푸른 마음에 드리는 꽃 - 옥시페탈룸(블루스타) /@@7ly4/212 그 푸른 마음에 드리는 꽃 남효정 우리는 모두 저 먼 우주로부터 날아와 네가 되고 내가 된 푸른 별조각 그러므로 기억하라 그대 우리는 때때로 빛나고 싶고 저도 모르게 찬란한 빛으로 서로를 비추고 있다는 것을 별을 닮은 푸른 꽃을 보라 작은 얼굴에 가득히 담긴 단아하고 고요한 마음 삶은 때때로 홀로 두었지 툭 꺾인 날에는 희고 꾸덕한 피를 흘려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QCmdW9N1Ubt4pIxi-ezAnIQg6qM.png" width="500" /> Wed, 26 Feb 2025 22:00:10 GMT 남효정 /@@7ly4/212 또 하루, 보통의 날에 - 2월 분홍 카네이션 /@@7ly4/211 또 하루, 보통의 날에 남 효 정 또 하루 보통의 날에 아침이 밝는다 오가는 바쁜 발걸음 홍대입구 전철역에서 이제 막 생화박스를 나온 싱싱한 꽃들이 맑은 물에 발을 담그는 시간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제공되는 싱그러운 꽃 향기 아침의 선물 도넛하나에 커피 한 모금 젖은 머리를 손으로 털며 잠깐 숨을 돌리는 젊음 하루를 보내고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fVghbE7BijAgwc1cS0zB0tJrv2A.png" width="500" /> Mon, 24 Feb 2025 20:00:00 GMT 남효정 /@@7ly4/211 겨울과 봄 사이 걷기 /@@7ly4/210 봄날 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흘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quot;당신은 사흘을 어디서 보내고 싶나요?&quot; 이렇게 물어본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제주라고 말한다. 이제 찬바람도 두렵지 않은 계절이 왔다. 일기예보에서 기온이 뚝 떨어질 것이니 방심하지 말고 두툼한 옷을 입으라고 이야기를 해도 바람은 완연하게 달라졌다. 두툼한 옷을 입고 지하철에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AD6uEAWCtL378IfEQgUBizvthGM.png" width="500" /> Sun, 23 Feb 2025 09:37:53 GMT 남효정 /@@7ly4/210 봄, 수선화를 보면 /@@7ly4/209 봄, 수선화를 보면 남효정 봄, 수선화를 보면 난 자꾸 네가 생각나 혼자서 처음 횡단보도를 건널 때 방망이질 쳤을 너의 심장 박동이 재킷에 넥타이 매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간 앞니 빠진 귀여운 네가 아빠를 보고 손을 흔들던 그 환한 얼굴이 날이 저무는 놀이터에 맨 마지막까지 남아 작은 양동이에 물을 받아 붓고 다시 달려가 물을 떠 와서는 마침내 댐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hDP0ruKaAh7rQ26_WsA37Kptj-U.png" width="500" /> Thu, 20 Feb 2025 03:22:26 GMT 남효정 /@@7ly4/209 호박꽃의 미래 /@@7ly4/208 호박꽃의 미래 남효정 느긋하게 긴 잠을 잘 때 킁킁, 코끝을 간지르는 이것 달큰하게 노곤하게 온 집안을 가득 채운구수한 냄새 울퉁불퉁 부풀어 오르는놀라운 모습 이것이 무엇입니까 아, 이것은 말이죠 호박꽃의 미래입니다 늙은 호박을 푹 삶아서 곱게 갈아요 눈부신 황금빛 호박즙으로 반죽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한 밤을 자요 반죽이 꿈을 꿀 동안 고단한 그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zXSbCJbshXwIqqf_idpNwkuzM00.jpg" width="500" /> Mon, 17 Feb 2025 22:00:13 GMT 남효정 /@@7ly4/208 사과 한 알과 긴 아침산책 /@@7ly4/207 내가 오늘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사과 한 알과 긴 아침산책이다. 소로처럼. 해가 떠오르기 시작할 때 사과 한 알을 아작아작&nbsp;씹어 먹는다. 그리고 운동화를 신는다. 일요일이고 이제 더 이상 매섭게 춥지 않다.봄이 가까이 다가왔음을&nbsp;&nbsp;살짝&nbsp;뭉근하게 와닿는 대기에서 바로&nbsp;느낀다. 겨울과 봄의 중간쯤에 있는 숲에 왔다. 아직 지리산에는 가슴 높이까지도 눈이 온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ly4%2Fimage%2FpoZBTeYeSDMAbyPTCNAHh0KZW-I.jpg" width="500" /> Sat, 15 Feb 2025 22:00:11 GMT 남효정 /@@7ly4/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