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꿈 /@@7IxU 밤과 꿈의 브런치입니다. 밤과 꿈은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많습니다.글쓰기는 자신을 포함한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ko Tue, 24 Dec 2024 14:08:51 GMT Kakao Brunch 밤과 꿈의 브런치입니다. 밤과 꿈은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많습니다.글쓰기는 자신을 포함한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IxU%2Fimage%2FuNp5fKe2sQ2jOmhqy00nnfDnJZo.jpg /@@7IxU 100 100 For My Lady /@@7IxU/712 차분하게 싸락눈이 내리던 초겨울 기말고사를 마치고 막 방학을 맞이한 우리는 학교 앞 동굴다방에 모여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영국의 락 그룹 무디 블루스가 부르는 노래 For My Lady가 시끌시끌한 소음에 뒤섞여 흐르고 My boat sails stormy seas(거친 바다를 항해하며)~ 가사와 같이 분명 우리는 격동의 Tue, 17 Dec 2024 21:59:32 GMT 밤과 꿈 /@@7IxU/712 가난한 내 사랑은 /@@7IxU/711 꿈결에서도 해소되지 않는 배고픔. 한여름 뙤약볕에서 느끼는 목마름. 상처 난 마음에 터 잡아 웅크린 그리움. 내 사랑은 절박했으나 가난했고 가난해서 갚아지지 않은 부채로 남아 탈고되지 않을 서툰 옛이야기. 죽어도 채워지지 않을, 영원한 결핍. Tue, 10 Dec 2024 15:05:07 GMT 밤과 꿈 /@@7IxU/711 황혼(黃昏) /@@7IxU/707 아찔한 시간의 절벽이다. 붉은 울음을 토하며 무너지는 시간 위로 한 마리 물새가 날아가고 날마다 겪는 생몰(生沒)의 장엄한 순간이다. 저와 같이 사라지고 스며드는 모든 일이 숨 막히게 아름답고 마음 설레는 시간의 국면이니 사람이 노년에 들어가는 시간도 젊을 때와 같이 아름다워서 여전히 가슴이 두근두근할 일이다. Wed, 04 Dec 2024 05:59:24 GMT 밤과 꿈 /@@7IxU/707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7IxU/710 모든 꽃이 이내 지는 줄 알고 있었다 화무십일홍이라고 그래도 쉬이 지지 않는 꽃도 있더라 삼십 대에 청상이 되어 오십 줄에 들어선 지 오래된 후배 기현의 아내는 여전히 한창인 꽃으로 남았더라 화무십일홍이라고 짧은 시간 꿈같은 한창을 보내고 때를 알아 저물어 가는 꽃의 퇴장이 서러운 줄 알았더니 혼자된 긴 세월 동안 여전히 Wed, 27 Nov 2024 04:36:46 GMT 밤과 꿈 /@@7IxU/710 1981년에, 우리의 사랑은 /@@7IxU/709 바람에 뒤섞여 싸락눈이 내리는 저녁나절 한 끼 열량의 온기가 절실했던 우리는 동동걸음을 걸어 카페 작품 80을 찾아갔다 꽁꽁 언 손으로 피에로의 얼굴이 그려진 문을 열고 허겁지겁 가파른 계단을 올라 암막을 친 듯 어둡고 좁은 카페 안으로 젖어 후줄근해진 몸을 욱여넣었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가 흐르고 소박한 벽난로가 온기를 전하고 있을 Tue, 19 Nov 2024 15:03:57 GMT 밤과 꿈 /@@7IxU/709 저 산에 진달래 /@@7IxU/704 물이 올라 봄빛 푸른 저 산에 덩달아 달아 오른 진달래 바라보는 두 눈도 봄빛에 물들고 봄기운에 취해 하품하는 아지랑이처럼 싹수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집적이는 한 줄기 봄바람이 불어 벌 나비가 꽃을 찾아 숲에 들고 굴을 떠난 개미가 기지개를 켜는데 먼 산, 저 산에 진달래를 바라보며 마음으로만 군불을 때고 있는 못난 청춘은 봄빛이 Tue, 12 Nov 2024 15:02:15 GMT 밤과 꿈 /@@7IxU/704 토담 아래 햇살 받은 민들레처럼 /@@7IxU/703 양지바른 교사(校舍)에 바투 서서 햇살바라기를 했을 것이다 눈이 조금 부셔도 좋았다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보다도 얼굴이 따뜻했다 햇살을 받은 아이는 겨울에도 자라는 한 그루 나무였다 표피가 트서 갈라지는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아이는 햇살을 등지지 않았다 사실은 등질 수가 없었다 햇살을 향해 내린 뿌리가 깊었기 때문에 터 잡아 뿌 Tue, 05 Nov 2024 15:03:58 GMT 밤과 꿈 /@@7IxU/703 그때, 송정 해변에서 /@@7IxU/680 멀리, 남해 바다 송정 해변에서 마주한 공허가 깊다 어두운 밤바다 바라보다 마음이 먹먹해서 천길 낭떠러지로 웅덩이를 본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에 바다와 같이 깊고 먹먹한 웅덩이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웅덩이를 다 채우고도 넘쳐 마음을 흠씬 적시는 그리움에 중독되는 일이라는 것을 끝내 그리움마저 메말 Tue, 29 Oct 2024 23:42:44 GMT 밤과 꿈 /@@7IxU/680 새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7IxU/702 새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먼저 이번주 수요일부터 '시간이 풍경이 되다'라는 타이틀로 시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시를 멀리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게으름을 질타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시 비슷한 글을 쓰야지, 하는 자신에 대한 강제의 방편으로 연재를 선택합니다. 시가 어려울 필요는 없지만 시가 쉽게 쓰여서도 안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한 모든 Mon, 28 Oct 2024 10:17:32 GMT 밤과 꿈 /@@7IxU/702 에필로그- 정든 집을 떠났어도 /@@7IxU/701 세상만사가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생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을 어지간히 살아본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것이 인생에 있어서 모든 비극의 출발이다. "내가 그때 그 사실을 알았다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이와 같은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그때 내가 이랬으면 그녀와 헤어지지 않았을 텐데, 재산을 Tue, 22 Oct 2024 15:05:15 GMT 밤과 꿈 /@@7IxU/701 담을 타고 넘는 구렁이 /@@7IxU/700 1960년대, 내 유년기를 보낸 한옥에서 어떤 동물을 키웠다는 기억은 없다. 다만, 누군가(부모님 중 한 분이었을 것이다) 살아있는 닭의 목을 비틀어 잡는 모습과 닭개장 비슷한 붉은 국물의 요리에 덜 자라서 미처 계란이 되지 못한 둥근 알들이 포도송처럼 알알이 모여 있는 모습이 단편적이나마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래도 닭장이 기억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는 Thu, 17 Oct 2024 22:54:32 GMT 밤과 꿈 /@@7IxU/700 작은 형, 온실 속으로 떨어지다 /@@7IxU/699 처음부터 구질구질한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현대적인 수세식 화장실이 아닌 속칭 푸세식이라고 부르는 재래식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전에는 세면 하는 장소와 용변 보는 장소가 엄연히 달랐으므로 화장실이라는 표현보다는 변소라는 용어가 더 적합할 것이다. 수세식이라도 세면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게 된 것은 아파트가 보편적인 주거시설로 자리 잡게 된 Tue, 15 Oct 2024 15:33:38 GMT 밤과 꿈 /@@7IxU/699 문둥이와 상이용사 /@@7IxU/697 요람처럼 나를 감싸고 있었던 한옥에서 가족이 아닌 외부 사람과 접촉한 기억은 별로 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어렸던 나이이기에 내가 자극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없다면 사람이 되었던 일이 되었던 여태 기억에 터 잡고 머물러 있을 리가 없다. 사실 가족 간의 일이라도 기억의 창고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많지는 않다. 사라진 기억의 대부분이 그다지 자극적 Thu, 10 Oct 2024 23:51:17 GMT 밤과 꿈 /@@7IxU/697 연재 요일을 변경합니다 /@@7IxU/698 연재 중인 '유년의 뜨락에서'의 연재 요일을 화요일에서 수요일과 금요일로 변경, 주 2회 연재합니다. Thu, 10 Oct 2024 15:39:57 GMT 밤과 꿈 /@@7IxU/698 담장 너머 봄햇살은 다사롭고 /@@7IxU/696 유년기를 보낸 한옥이 담장과 대문으로 외부와 차단된 공간이지만 기와와 조화를 이룬 푸른 하늘 이외의 바깥 풍경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집 안 군데군데에 마치 블랙홀과 같은 틈이 있어 그 사이로 보는 바깥 풍경은 SF 영화나 소설에서 좋은 소재가 되는, 시간 여행을 가능케 하는 타임 리프와 같은 경이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Mon, 07 Oct 2024 21:09:19 GMT 밤과 꿈 /@@7IxU/696 소리로 만나는 바깥세상 /@@7IxU/695 그다지 높지 않은 담장일지라도 꼬맹이에게는 성벽과 같은 높이와 압박으로 다가온다. 담장은 일종의 견고함으로 세상을 안과 바깥으로 구분한다. 유년기의 나에게는 한옥이라고 특정해서 구분한 안이 직접 만나게 되는 유일한 세상이었다. 담장으로 둘러 쌓인 한옥이라는 공간이 내 생활 반경의 전부였기에 한옥을 벗어난 바깥은 당시의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사람 Mon, 30 Sep 2024 15:12:11 GMT 밤과 꿈 /@@7IxU/695 경기병 서곡(11)- 최종회 /@@7IxU/694 6 "당신도 이제 담배 좀 끊지? 몸에 좋지도 않은 걸 못 끊어서 매일 야밤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 그걸 안 피우면 잠이 안 오나." "냅둬, 이대로 살다 죽게. 끽연은 내 인생의 유일한 낙이라네." 현관을 열고 나가는 등 뒤로 아내의 차가운 시선을 느낀다. 모질어도 한참 모진 말인데도 아내는 내 말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인간이 Thu, 26 Sep 2024 15:53:44 GMT 밤과 꿈 /@@7IxU/694 긴긴 겨울밤과 군것질 /@@7IxU/691 여름에 군산 철길마을을 다녀왔다. 지명을 따라 경암동 철길마을이라고도 부르는 곳으로 지금은 관광 명소로 유명하지만 원래 제지회사에 신문용지를 공급하기 위해 개통된 철길을 따라 형성된 마을이다. 철로에 바투 가옥이 들어섰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신기했다. 기적의 소음을 어떻게 견뎠을까 생각하다 철길 개통의 유래를 알고 나니 이해가 된다. 다녔던 초등학교 인근에 Mon, 23 Sep 2024 15:03:42 GMT 밤과 꿈 /@@7IxU/691 경기병 서곡(10) /@@7IxU/692 5 두 주가 지나고 신림역을 찾았다. 그러나 그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다음 날, 그다음 날도 거북목의 샌드위치맨은 보이지 않았다.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인지 궁금했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고 그 아이가 일했던 황제숯불갈비를 찾아가 그 아이의 안부를 물어보기로 했다. "아, 배 씨 말씀하시는군요. 그런데, 배 씨와는 어떤 사이신지 Thu, 19 Sep 2024 23:15:40 GMT 밤과 꿈 /@@7IxU/692 놀이방이 된 아버지의 응접실 /@@7IxU/687 유아기를 보낸 한옥에는 일반 가정집에서는 드문 응접실이 있었다. 내 기억에는 자수로 무늬 짜임을 한 빛바랜 모직 소파(지금의 안목으로는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가 격자무늬 창 쪽으로 바투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창을 투과한 햇살은 소파 테이블에 격자무늬를 수놓곤 했다. 소파에 올라가 햇살을 즐기면서 바라보는 격자무늬 그림자는 많은 상상을 불러오기도 Mon, 16 Sep 2024 15:53:09 GMT 밤과 꿈 /@@7IxU/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