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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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예능 방송작가 / <잘 쓴 이혼일지> 저자 / 동네형 인간 / 주로 술먹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씁니다 / 걸작이 되고 싶습니다koTue, 01 Apr 2025 10:03:20 GMTKakao Brunch16년차 예능 방송작가 / <잘 쓴 이혼일지> 저자 / 동네형 인간 / 주로 술먹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씁니다 / 걸작이 되고 싶습니다//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WRs4GFnKhvG6IHW5Ka81WsEz81M.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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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0비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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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머리에서 빔이 나와요. 레이저 빔이요.” 월요일 아침부터 머리 꼭대기에 뾰족한 주사를 맞으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웃겨보려는 내가 있다. 원장님은 놀라서 혹시 머리가 많이 아프냐고 물어봤지만 사실 그건 고통스럽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나의 매운 농담을 먼저 알아들은 간호사 선생님만이 어깨를 들썩이며 끅끅 웃었다. “아뇨, 선생님. 두피가 하얗잖아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UNxfil4zaZtBmy8oq0xm497jsQc.heic" width="500" />Thu, 27 Mar 2025 04:46:28 GMT이휘/@@6QNc/97유급되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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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여주는 오래된 벽의 눈금처럼, 덜 자란 나의 앞에 우리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네가 있다. 돌아보면 발자국은 꽤 길었고 그 때마다 잘 버텨 왔다며 쓰다듬어주는 네가 있어 안심이었다. 나 역시 작은 키로 너의 머리를 매만진다. 너의 머리는 참 동글동글해서 만질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그저 이 순간들이 보기 좋게 차<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4qU2B5S8lHx102ESX2YTHY35scM.heic" width="500" />Sun, 16 Mar 2025 23:00:22 GMT이휘/@@6QNc/96붕괴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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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쓰러지기로 합의된 블록을 우연히 건드린 걸까. 애초에 서로의 붕괴를 목적으로 만난 건축 사기꾼들은 아니었을까. 너와 헤어진 후 나는 붕괴붕괴 되었다. 너와 행복했던 것들이 한 차례 철거되고 그 먼지와 무게를 견딜 만하면 2차 붕괴가 이어졌다. 너와 함께 걸으며 웃었던 거리의 모든 풍경이 나를 비웃는다. 붕괴붕괴. 나는 무너진다. 어쩌면 우리는 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1ItZUq81BqRT8XrrSJSERFRWIzM.heic" width="500" />Thu, 13 Mar 2025 23:00:11 GMT이휘/@@6QNc/95구속 영장 - 영장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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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했던 모든 추억이 마치 강력계 형사처럼 나를 추격한다. 같이 듣던 노래, 같이 먹던 음식, 함께 걷던 길, 끝내 결말을 보지 못한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그대로 증거처럼 남아 있다. 그것들은 우리를 목격한 증인이고 그 사실만으로도 나를 심문하고 고문하기에 충분하다. 기억은 구속 영장이고 나는 용의자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너일까, 우리일까. 나는 변호<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8gdQF_aXGg2l_EUFiyKO2A3x8rc.heic" width="500" />Sun, 09 Mar 2025 23:00:17 GMT이휘/@@6QNc/94우리는 결국 분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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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는 언제부턴가 관계 개선이 필수불가결한 외교 관계처럼 <묵묵히 말없이 조용히>라는 3원칙을 고수하고 있었다. 나는 너를 위해 못 본 척 해야만 하는 항목들이 있었고 그것들은 타협이 불가능했다. 섣불리 이별에 서명하기 전에 우리는 얼마나 신중했던 걸까. 서로를 이해만 하지 말고 더 싸웠어야 했나.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흥정했어야 했던 건 아니었을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TNb57hus22rXQFVc2RroRHaDAA.heic" width="500" />Thu, 06 Mar 2025 23:00:11 GMT이휘/@@6QNc/93세상에 우리 둘 뿐이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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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같은 음료를 주문할 때가 있었다. 그럼 세상에서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연하게 마시는 건 너와 나 두 사람 뿐인 것만 같아 웃었다. 몇 번이고 리허설한 사람들처럼 안녕히 계세요를 동시에 말할 때면 너와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건 건방짐이었다. 나보다 팔이 굵은 너의 품이 더 셌는지 너보다 어깨가 짧은 나의 품이 더 강했는지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lv6SNP9rqu7q9ghmtpCrGNrD26g.heic" width="500" />Sun, 02 Mar 2025 15:00:12 GMT이휘/@@6QNc/92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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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비밀번호를 모조리 들키는 꿈을 꾸었다. 멈춰버린 단말기 속에서 몸이 묶인 사람처럼 갇혀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잔인하게 잊었으면서, 잊어가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새롭게 마주쳐야 할 일들이 겁처럼 쌓여있다. 너는 나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해 준 첫째번의 사람이었다. 헤어진 후에<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BBKkRXDu4jfBGKjUqhw4DWVXgN8.heic" width="500" />Thu, 27 Feb 2025 23:00:08 GMT이휘/@@6QNc/91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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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과 어깨가 닿을 정도로 붐비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옷이 두터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문이 열리자 서점 풍경 한 가운데에 네가 보였다. 순간이었다. 나는 잠깐 몸이 굳었지만 앞 사람의 뒤통수를 피해 너를 반만 훔쳐 볼 여유는 있었다. 몇 권의 책을 훑어 보던 네가 두리번거렸지만 행간 너머의 나를 알아봤는지는 끝내 알 수 없었다. 나는 몰래 ‘열림’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jRNDrFSw9rRg43be5qXYBG49uUc.heic" width="500" />Sun, 23 Feb 2025 17:00:00 GMT이휘/@@6QNc/90살금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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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과는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눈을 봐야 마음이 놓이는데 오랜만에 마음을 푹 놓았다. 우리는 딱 적절한 만큼의 역할 놀이를 하고 헤어졌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역할도 놀이도 아니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마주 앉아서 모래 놀이를 하는 꼬마들처럼 우리는 같은 막대를 두고 말없이 앉아있었다. 꽤 즐거운 척 누가 이겨도 져도 상관없는 척 했지만 속<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7wq1ownpZ3dCMpamYQmOFgH0YR8.heic" width="500" />Thu, 20 Feb 2025 23:00:07 GMT이휘/@@6QNc/89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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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너를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마음속으로 연습해 본다. 너의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어떤 마음으로 아는 척을 참아야 하는지도. 함께 걷던 거리에서 너를 마주치면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불행이라며 슬퍼할까. 너와 같은 책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8쇄를 너는 2쇄의 어디쯤을 읽고 있다. 나는 우리가 같은 부분을 보고 웃었다고 생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CcMAmtjk4ZH8kO8DcAJMW_tJr8Q.heic" width="500" />Sun, 16 Feb 2025 23:00:08 GMT이휘/@@6QNc/88무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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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웃는 얼굴로 이별을 말하고 너는 굳은 표정으로 사랑을 말해서 우리는 헤어졌다. 우리 사이에는 단단하고 두꺼운 벽이 있어서 하루 종일 포개어져 있는 날에도 불안의 감각은 무섭게 열려 있곤 했다. 우리는 표정을 먼저 본 후에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너는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가만히 기다리면 까만 배경에 흰 글자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시간 차로 뒤늦게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0aRQbw8hV7qhhn7Pw8YoLJUxfZI.heic" width="500" />Fri, 14 Feb 2025 00:12:51 GMT이휘/@@6QNc/87잘 사는 게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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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군가의 안녕과 배부름을 바라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출근 전에는 꼭 속을 채우고 나가라거나, 퇴근 후에 ‘오늘도 무사했는지’를 물어오는 모든 안부로부터 깊은 사랑을 느낀다. 우리들은 유별날 정도로 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서로의 빈틈을 찾아 꼭 맞는 응원과 우정을 끼워 넣는다. 가끔은 늦은 밤까지 하소연을 늘어놓거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yJaBKi6-qF1fWu5_ruf-MpQjRFM.heic" width="500" />Tue, 11 Feb 2025 04:43:24 GMT이휘/@@6QNc/86당신을 평면도로 만들어 접히는 부분마다 점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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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평면도로 만들어 접히는 부분마다 점선을 그었더니 초보자인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구겨지는 게 싫어서 점선 부분을 모두 잘랐더니 다시는 이어붙일 수 없게 됐다 아쉬운 대로 정사각형 모양으로 잘게 잘라 어떤 것은 종이배 모양으로 또 어떤 것은 학 모양으로 접었다 당신은 말랑하고 흐물거려 좀처럼 잘 접히지 않았다 햇볕에 말리면 굳을까 싶어 베란다에 두었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_NnLjazd1dQTwTEZSWVLLoRyAac.heic" width="500" />Fri, 11 Oct 2024 01:00:11 GMT이휘/@@6QNc/85개미를 밟을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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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레는 죽이는 거 아니래. 러브버그는 익충이래. 그런 말들을 들으면 궁금해진다. 세상에 죽어 마땅한 것도 있을까. 그런 건 누가 결정하는 걸까. 언젠가부터 벌레를 바라보면 주저하게 된다. 가끔 작은 거미를 발견하면 휴지로 세심하게 감싸 밖에 놓아주곤 한다. 그런 나도 참 따져보면 이중적이다. 어떨 땐 세상 차가운 얼굴을 하고서 해충 박멸만이 유일한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9474DRuNSc_2WBnmN-GMGcyvKF4.heic" width="500" />Sun, 06 Oct 2024 05:36:00 GMT이휘/@@6QNc/84명례 씨의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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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끓는 여름이 지나고 바람이 조금 차가워질 무렵, 가을 아침이었다. 명례 씨가 고운 숨을 거두었다. 침대 난간에 매달리듯 기대어 긴 낮잠을 끝낸 명례 씨는 큰 아들이 오자 “나 아직 살아있냐.” 라는 질문을 건네고는 손녀인 내가 임종면회를 가려는 아침에 조금 서둘러 떠났다. 명례 씨가 떠나기 바로 전 날, 촬영이 끝나고 출연자들을 보내며 “이별하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NSKMve30czll28NbxP0NMX4cieA.heic" width="500" />Fri, 04 Oct 2024 06:47:18 GMT이휘/@@6QNc/83[출간 소식] <잘 쓴 이혼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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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에 울퉁불퉁한 골짜기들이 생기면 그 안에 반드시 맑은 물이 고일 거라고 믿는다.” 독자님들에게 오랜만에 달콤한 소식을 전합니다. 가장 힘들고 처량할 수 있었던 시기를 가장 다정하고 올곧은 시선으로 풀어낸 <잘 쓴 이혼일지>가 드디어 책이 되어 더 넓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좋은 편집자님들과 출판사를 만나 알맞게 다듬어져 많은 분들이 종이<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pLFcfTzF0194V3080Atheqi4boI.heic" width="500" />Mon, 30 Sep 2024 14:31:45 GMT이휘/@@6QNc/82안녕, 명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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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례 씨를 만나기 위해 주말에 요양병원을 방문했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곳에 있던 명례 씨는, 이제 데스크에 이름과 가족관계를 적고 출입을 허락을 받아야만 만날 수 있는 곳에 입원해 있다. 한 번에 최대 4명까지 면회가 가능한 요양병원에서, 나는 20분이라는 제한 시간 동안만 명례 씨를 만나고 돌아올 수 있었다. 6인실의 병원은 고요했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Tu0-prfGKj_fAY9-OnxjUQ9UCnM.jpeg" width="500" />Mon, 15 Jul 2024 09:52:45 GMT이휘/@@6QNc/81수박, 내 더위를 사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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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고를 때 가장 달콤해 보이는 빛깔 좋은 친구를 고르기 마련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무게가 덜 나가는 녀석으로 고르기 위해 고심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면 나는 한없이 나약하고 기운 없는 인간이 되고 만다. 나에게는 이것을 집까지 한 손으로 들고 갈 만한 힘이 없는 것이다. 다른 수박이 조금 더 맛있고 좋아보여도 훨씬 더 무겁다면 미련 없이 포기해야<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4tyehaTcB3w2snM7M4sOunixEU8.jpeg" width="500" />Wed, 12 Jun 2024 08:23:49 GMT이휘/@@6QNc/80고참잘 멤버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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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강은혜는 ‘고참잘’이다. 고참잘은 고통을 참 잘 참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입단 커트라인이 꽤 높은 바람에 아쉽게도 멤버는 아직 2명뿐인 소규모 그룹이다. 후참잘처럼 이름부터가 입에 착 붙는 이 모임은, 말 그대로 고통을 잘 참는 스스로를 자화자찬하며 탄생했다. 은혜는 나를 ‘병장님’이라고 부르는, 94년생 작가 후배다. 우리는 2년 동안 레귤러 프로<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i260zy0AbdRC6aD_Nkzdr2WHdHU.PNG" width="500" />Thu, 21 Mar 2024 00:11:39 GMT이휘/@@6QNc/79나는 알코올 입스 근데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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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아하는 친구들과 술에 취할 때 함께 멍청해지는 기분이 들면 유독 안정감을 느낀다. 내 인생의 부족함은 술 책 영화 음악 사랑을 채우는 방식으로 보완해 왔다. 그래서 어느 하나라도 결핍되면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고 만다. 다행히 이것들은 상호보완적이라서 하나의 결핍을 다른 하나의 과잉으로 채워도 무방하지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평하게 각각<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QNc%2Fimage%2F6ukfDhsXeZrxHlNbfDlcxAcC2vI.JPG" width="500" />Thu, 14 Mar 2024 00:18:22 GMT이휘/@@6QNc/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