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준 /@@6N05 나는 한빛맹학교의 수학교사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를 주장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강연가이다. 밴드 플라마의 작사가이자 보컬이다. 누구나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꿈꾼다. ko Sat, 04 Jan 2025 11:07:14 GMT Kakao Brunch 나는 한빛맹학교의 수학교사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를 주장하는 칼럼니스트이자 강연가이다. 밴드 플라마의 작사가이자 보컬이다. 누구나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꿈꾼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hacmv3Y2KpOTwgFnMBpjyXeJoB0.PNG /@@6N05 100 100 리모컨은 싱크대에 있을 수도 있다. /@@6N05/327 보이지 않는 내가 집에서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는 것은 크고 작은 물건의 위치를 고정적으로 정해두었기 때문이다. 다른 집은 설거지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컵과 접시의 위치가 변하지만 내가 사는 집에서 그런 일은 특별한 변고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가구의 배치도 쉽게 바꾸지 않지만, 작은 리모컨도 사용하자마자 정해진 위치에 되돌려 놓는다. 물건을 사용 Fri, 03 Jan 2025 09:29:12 GMT 안승준 /@@6N05/327 취향 존중 /@@6N05/326 쇼핑하게 될 때 아내는 진열된 물건들의 디자인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quot;이 옷은 얇은 가로선 줄무늬인데 밝은 파랑과 흰색이 번갈아 가면서 놓여 있어요.&quot; &quot;이건 아기 옷인데 엉덩이 부분에 귀여운 용이 한 마리 있어요. 노란색이라 귀여운 느낌을 줘요.&quot; &quot;이건 커다란 유부초밥인데 명란이 밥 위에 가득 올려져 있어요.&ldquo;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내의 설명은 보이지 Thu, 26 Dec 2024 11:13:57 GMT 안승준 /@@6N05/326 백일 /@@6N05/325 우리 집에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되었다. 감사하게도 햇살이는 특별한 이슈 없이 원만하게 자라고 있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우는 것도 대체로 다른 집 아기들에 비하면 무난하고 건강하게 지나가는 중이다. 이따금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 혹은 사진과 영상을 공유받는 지인들은 그런 이유로 &quot;아기가 참 순하네요.&quot; &quot;효자네 효자!&quot;라고 말을 하곤 한다. Mon, 16 Dec 2024 04:17:13 GMT 안승준 /@@6N05/325 선택 /@@6N05/324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사는 순간부터 일확천금의 꿈으로 설레지만, 당첨자가 발표되는 순간 그들 중 대부분은 깊은 실망감을 경험한다. 당첨 숫자에 가까웠으면 가까웠던 대로 한 개의 숫자도 맞지 않았다면 또 그 상황대로 마치 스스로에게 약속되었던 상금이 날아간 것 같은 착각 속 허탈함을 경험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바람과는 달리 매우 실망스러운 주말 저녁을 Mon, 09 Dec 2024 04:57:25 GMT 안승준 /@@6N05/324 효율 /@@6N05/323 어릴 적 학교에서는 달리기를 많이 했다. 반별로도 달렸고 반에서 가장 빠른 아이들을 추려서 반 대항으로도 달렸다. 운동회에서는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어 이어달리기했고 언제나 가장 빠른 아이가 박수를 받았다. 달리기를 잘하지 못했던 난 그때마다 작아졌고 부끄러웠고 조금 더 빨라지고 싶었고 빠르지 못한 이유에 대한 각종 변명거리를 찾았다. 체육 아닌 다른 과 Tue, 03 Dec 2024 12:01:32 GMT 안승준 /@@6N05/323 말하는 코딩 로봇을 원해요. /@@6N05/322 몇 년 전부터 학교 교육 현장에서는 코딩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작업은 내 또래 친구들에겐 학원에 가거나 전공을 해야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부터 경험하는 기본 과제가 되었다. 한 줄 한 줄 명령어와 함수를 외워서 정확히 적어야 했던 예전의 프로그래 Mon, 25 Nov 2024 02:52:42 GMT 안승준 /@@6N05/322 밥이 맛있는 날 /@@6N05/321 밥과 반찬이 유난히 맛있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쌀에 기름이 흐르는 듯하고 설탕을 뿌려놓은 듯 달콤하기도 하다. 오물거리는 식감도 적당한 양념도 입에 착착 감긴 듯 느껴지는 날엔 행복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한 숟가락 두 숟가락 정신없이 먹다 보면 어느새 평소 먹던 양의 몇 배를 먹고도 배부른 줄 모른다. 음식이 바닥나도록 먹었다는 것은 분명 충분히 Mon, 18 Nov 2024 04:12:17 GMT 안승준 /@@6N05/321 자리는 사람을 만들지 못한다. - &copy;Pexels/흰 벽의 스튜디오에 나무 의자가 놓여 있다. /@@6N05/320 꽤 오래전 한 친구 녀석이 술자리에서 '연애와 결혼'이란 주제로 일장 연설을 펼친 적이 있다. 연애를 잘하는 것과 결혼에 성공하는 것에 모범답안이라도 있는 듯 확신에 차서 말하는 녀석은 얼마 전에 결혼식을 올린 터였다. 여자 친구를 사귀고 연인에서 남편이라는 지위를 얻게 된 그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를 제외한 우리 모두가<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KQ037v82RA116r5C5C8rKEyYWQY.JPG" width="500" /> Wed, 13 Nov 2024 05:12:27 GMT 안승준 /@@6N05/320 이글스가 7위인 이유 - &copy;Pexels/한화이글스 페이스북 /@@6N05/319 올해도 프로야구의 긴 여정이 모두 끝났다. 전통의 강호인 타이거즈는 12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고 시즌이 시작되기 전 꼴지 후보로까지 언급되던 라이온즈는 2위를 차지했다. 트윈스와 위즈, 베어스에 랜더스까지 올해는 5위 결정전 덕분에 10팀 중 6팀이나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이글스는 또 한 번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특급 메이저리거인 류현진이 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CYqR90_xHRk3t9os7tX0lZKkbd4.jpg" width="500" /> Mon, 04 Nov 2024 09:15:20 GMT 안승준 /@@6N05/319 성장통 - &copy;Pexels/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6N05/318 생후 60일을 지나고 있는 햇살이는 신장 63cm, 체중 6.3kg을 기록하고 있다. 하루 평균 40g 일주일 평균 1cm가 넘는 성장 속도를 내 몸무게와 키로 환산하면 매일 체중 500g 매주 키는 3cm씩 자라는 것과 비슷하다. 하루하루가 새로울 만큼 빠르게 자라는 아기는 급격한 성장 속도를 겪어내느라 밤마다 울고 매 순간 아프다. 당연히 그렇겠지만<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XBNH40eyaRD_W-LQHXdMCqUTAek.JPG" width="500" /> Mon, 28 Oct 2024 00:43:50 GMT 안승준 /@@6N05/318 장애가 제일 쉬웠어요. - &copy;Pexels/공갈젖꼭지를 물고있는 아기 /@@6N05/317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은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다.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많은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힘드시죠? 그래도 그때가 제일 편할 때예요. 막달로 갈수록 더 힘들어질 거예요.&quot; 그리고 만삭이 되었을 땐 &quot;이제 출산이 얼마 안 남았네요. 조금만 더 견디면 되겠어요. 낳고 나면 더 힘드실 거예요. 뱃속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한 거예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jAWPBaf6IZ_Akc50VXsNZOaswws.JPG" width="500" /> Mon, 21 Oct 2024 00:17:33 GMT 안승준 /@@6N05/317 이븐하게 익어가나요? - &copy;Pexels/고르게 잘 익은 스테이크 /@@6N05/316 요리 예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식사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주워들은 한마디씩을 유행어처럼 내뱉는다. &quot;이븐하게 잘 익었네.&quot; &quot;퀴숑이 타이트해야 하는데 좀 느슨하네.&rdquo; &quot;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만 다니다 보니 이런 음식은 영혼이 없어 보이네.&quot; 할 줄 아는 요리가 손으로 꼽을 정도인 나지만 정성을 담은 음식이 맛나다는 것에 120% 동의한다. 스테이 Mon, 14 Oct 2024 12:27:46 GMT 안승준 /@@6N05/316 돌고 돌고 돌고 /@@6N05/315 졸업을 앞둔 제자들의 고민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다. &lsquo;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rsquo; &lsquo;대학을 갈 수는 있을 것인가?&rsquo; &lsquo;어떤 전공을 택해야 하는 걸까?&rsquo;를 고민하는 고등학생들도 그렇지만, 취업을 고민하는 대학 졸업생들의 연락이 가장 빈번한 것도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대학 고민, 취업 고민이야 현재를 사는 모든 청년의 대표적 공 Mon, 07 Oct 2024 13:50:46 GMT 안승준 /@@6N05/315 눈이 보였으면 좋겠어요. /@@6N05/314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난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왔다. 여자 친구가 생겼을 땐 몇 벌 되지도 않는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며 외모에 신경을 썼고, 좋아하는 선생님 과목의 시험이 있는 날엔 밤을 홀딱 새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예뻐 보이고 싶고 나아 보이고 싶은 마음은 나를 노력하게 하고 그것은 실제로 나를 전보다 업그레이드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목 Mon, 07 Oct 2024 13:49:05 GMT 안승준 /@@6N05/314 숨 쉴 구멍 - &copy;Pexels/숲에서 숨을 들이켜고 있는 남자 /@@6N05/313 임산부에겐 조심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는 것도 조금 움직이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한다. 호르몬의 변화로 감정 기복이 생기지만 그마저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라고 하고 무엇보다 먹지 말라는 것들이 셀 수도 없이 많다. 회도, 술도 먹지 말고, 커피도, 녹차도 마시지 말라고 한다. 맵거나 짠 음식도 기름에 튀긴 음식도 조심해야 하고 출산<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xiSEk2kRX2ro6eSoyk1ZESCfE7g.JPG" width="500" /> Mon, 23 Sep 2024 23:29:18 GMT 안승준 /@@6N05/313 흔들린 신념 - &copy;공혜균/갓 태어난 아기의 발 /@@6N05/312 장애를 가지고 사는 것은 불편하긴 하지만 매 순간 불편하지는 않다. 굳이 노력해서 얻을 만한 매력적인 옵션은 아니지만 삶 전체가 우울해질 만큼 좌절의 소재도 아니다. 때때로 넘어서기 힘든 벽을 마주하긴 하지만 그것은 내 장애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장애를 포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환경의 문제이다.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믿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ztMIZRReZvDMRxYFJjoHkdcH5yw.jpg" width="500" /> Mon, 16 Sep 2024 11:10:30 GMT 안승준 /@@6N05/312 아빠 되던 날! - &copy;공혜균/아기의 손을 확인할 수 있는 초음파 사진 /@@6N05/311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지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새로운 경험 앞에서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렴움이 앞선다. 처음 실명할 때나, 특수학교 입학하던 첫날에 비해서야 나아지긴 했겠지만, 여전히 낯선 도전 앞에서 작아진다.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들이 내게 시력이 없이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반복적으로 제공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마주하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lX1IVWt_lDyZ1SAkiIDv-2FCk_A.jpg" width="500" /> Mon, 09 Sep 2024 04:33:57 GMT 안승준 /@@6N05/311 술이 줄고 커피가 늘었어요. - &copy;공혜균/파리 &ldquo;레 뒤 마고&ldquo;에서 커피를 마시는 안승준 /@@6N05/310 나름 애주가라 자부하는 나의 요즘 고민 중 하나는 급격히 줄어 버린 주량이다. 술자리를 자주 가지지는 않아도 어느 자리에서든 취하는 걱정 같은 것은 해 본 적이 없는데 최근 몇몇 자리에서는 심각하게 취기가 오르는 것을 경험했다. '다른 사람이 취하기 전에 내가 어떻게 될 리가 있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정도는 가지고 있었는데 몇 번의 경험 뒤로는 잔을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vRwQSB23xRwn9gYGyi9ivHMqwBI.jpg" width="500" /> Mon, 02 Sep 2024 02:18:54 GMT 안승준 /@@6N05/310 햇살이 눈 부신 날 - &copy;Pexels/햇살이 가득한 숲의 풀밭 /@@6N05/309 세상에 태어나서 40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내가 맺어 온 인연은 얼마나 될까? 지금도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언제라도 연락 정도는 닿을 수 있는 이들과 스치듯이 흐려져 버린 인연까지 합친다면 수천을 넘어 족히 수만 단위는 될 것 같다. 가족을 만나고 이웃을 사귀고 친구와 동료를 알게 되고 또 하나의 가정을 꾸릴 때마다 처음은 언제나 설레고 떨렸지만 한편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ttku2xYuGzWTGzx5AlZuNr1CHHg.JPG" width="500" /> Mon, 26 Aug 2024 01:15:39 GMT 안승준 /@@6N05/309 주량이 어떻게 되세요? - &copy;Pexels/다양한 술병이 진열되어 있다. /@@6N05/308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어김없이 듣게 되는 질문이 있었다. &quot;주량이 어떻게 되니?&quot; &quot;두 병이요.&quot; &quot;세 병이요.&quot; 당당하게 말하는 동기 녀석들도 있었지만, 음주 경험이 전무했던 우리 대부분은 자신의 주량을 잘 알지 못했다. 쭈뼛거리며 대답을 망설이는 우리에겐 각자의 한계치를 알려주는 주량 테스트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는 다음 술자리마<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N05%2Fimage%2FPCFTw9TlRUJEBLiWm0RUEQEX8tY.JPG" width="500" /> Mon, 19 Aug 2024 07:35:13 GMT 안승준 /@@6N05/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