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소이 /@@2mwg 찰나의 아름다움, 순간의 감동을 기억하고 싶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쉼, 인연, 관계에 대해 고민합니다. 좋은 삶을 만들어나가는 행동에 진심입니다. ko Fri, 24 Jan 2025 03:26:56 GMT Kakao Brunch 찰나의 아름다움, 순간의 감동을 기억하고 싶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쉼, 인연, 관계에 대해 고민합니다. 좋은 삶을 만들어나가는 행동에 진심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mwg%2Fimage%2FtypfarWHlZXujvzLWlwLfDKe_GU.jpg /@@2mwg 100 100 오늘도 씩씩한 마음, 바르셀로나에서(3) - - 혼자 점심을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2mwg/70 구엘 공원을 거닐며 다채로운 감정과 상상 속에 실려 다녔다.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기둥들 사이를 걸으며 고대 그리스 시대에 와 있는 듯 어리둥절했다가, 도마뱀 상 앞에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으며 들떴다가, 깊은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파도 동굴에서 차분해졌다. 가우디가 창조한 세계에서 천진난만한 상상으로 들뜨고 편안해지는 마음을 동시에 Sun, 05 May 2024 11:20:47 GMT 천소이 /@@2mwg/70 그날의 선율이 내게 알려준 것, 바르셀로나에서(2) - -&nbsp;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뭐지? /@@2mwg/69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린 테이블이 많지 않은 작은 와인바에 앉아서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와인을 홀짝이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오후에 차를 마시고 광장을 가로지르지 않고 안쪽 골목길을 거쳐 갔다면, 산타마리아 델 피 성당을 지나지 않았을 것이고 예배당에 앉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어디를 가든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실천했을 때 Thu, 02 May 2024 08:49:26 GMT 천소이 /@@2mwg/69 빛의 숲과 사소한 안부, 바르셀로나에서(1) - - 빛의 호위 /@@2mwg/68 D와 손을 잡고 영롱한 빛의 숲을 거닐고 있는 것 같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벽면을 채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치 나뭇잎을 가득 매단 나무처럼, 천장까지 뻗은 기둥에서 굵은 가지가 뻗어 나가 천장을 떠받치고 있었다. 가지의 끝에서 빛으로 만들어진 나뭇잎들이 빛나고 있었다. 나무의 그늘에 누워 빽빽한 나뭇잎 틈 Sun, 28 Apr 2024 11:47:20 GMT 천소이 /@@2mwg/68 끝없는 대화 속으로, 단수이에서 - - 디어 랄프 로렌 /@@2mwg/67 단수이에 도착했다. 영화 &lsquo;말할 수 없는 비밀&rsquo;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주인공들이 함께 걷던 길을 따라 걸으며 영화에서 흘러나왔던 피아노 멜로디를 떠올렸다. 샤오위와 상륜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 기억났다. 피아노 건반에서 튀어 오르는 맑은 음을 연결하여 &lsquo;너와 있으니 좋아, 함께 있으니 즐거워.&rsquo;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Thu, 25 Apr 2024 09:20:01 GMT 천소이 /@@2mwg/67 버스 안에서, 지우펀에서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2mwg/66 붉은 등불이 길을 따라 영롱하게 빛나는 지우펀의 골목길, D가 등불 사이로 내려가는 실루엣을 사진으로 담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lsquo;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rsquo;에서 본 장면이 겹쳐 보였다. 위를 올려다보니, 고지대에 있는 그 도시가 붉은빛으로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저 멀리서 버스가 오는 게 보였다. 타이베이로 가는 버스인가보다, 바로 버스를 탔다. Sun, 21 Apr 2024 01:26:52 GMT 천소이 /@@2mwg/66 마티네의 시간, 빈에서 - -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2mwg/65 빈 Hietzing역에서 내렸을 땐 늦은 오후였다. 오페라하우스로 향하는 길, 섬세한 공예가가 조각한 듯한 건물과 거리에 시선이 뺏겼다. 오페라하우스에 도착하니, 공연이 곧 시작되려는 듯, 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사람들이 공연장에 들어가고 있었다. 우린 그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또다시 시선이 뺏겼다. 오늘 공연 예매는 마감입니다, 다음날 Thu, 18 Apr 2024 11:54:50 GMT 천소이 /@@2mwg/65 누군가의 앞에 서는 마음, 타이베이에서 - - 아몬드 /@@2mwg/64 우리는 비행기 결항을 알리는 단어가 일렬로 이어지는 전광판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아침부터 비바람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다. 타이베이를 떠나는 날 아침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에 잿빛 먹구름이 가득 덮여 있었고, 가로수는 바람에 흔들리며 불안하게 휘청거렸다. D는 파인애플빵이 맛있으니까 꼭 사서 가자고 자못 명랑하게 Sun, 14 Apr 2024 13:17:21 GMT 천소이 /@@2mwg/64 우리의 입맞춤들이 모여서, 도쿄에서(2) -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2mwg/63 도쿄의 중심부라고 해도 주말 오전의 거리는 한산했다. D의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어느 이탈리아 레스토랑으로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D의 친구는 가깝게 지낸 사람들만 초대해서 작은 파티를 하듯이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일본식 결혼식도, 소위 스몰웨딩에 참석하는 것도 처음이었던 우린,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레스토랑으로 올 Thu, 11 Apr 2024 13:38:48 GMT 천소이 /@@2mwg/63 우리에게 단지 필요한 것, 도쿄에서(1) - - 계절의 맛 /@@2mwg/62 도쿄에 가면 꼭 먹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D와 난, 숙소에 들어가기 전 편의점에 들러 그것을 샀다. 시원하게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맥주를 꺼냈다. 그것을 감싸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 덮개를 벗겨내고 손가락으로 집어 들어 눈앞으로 가져갔다. 아이보리색의 보들보들한 촉감의 빵 사이로 포슬포슬하고 탐스러운 노란빛의 계란이 가득 담겨 있었다 Sun, 07 Apr 2024 04:27:37 GMT 천소이 /@@2mwg/62 매일 낭만을 느끼는 방법, 프라하에서(2) - - 산책 /@@2mwg/61 가을인데 여름처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서 뽀송뽀송하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왔건만 프라하성을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팠다. 점심시간이 지난 애매한 시간, 성의 후문으로 나와서 도시 전경을 오른편에 끼고&nbsp;걸어 내려왔다. 문이 열린 카페가 보이자 D는 앞장서서 들어갔다. 각자 맥주 한 병을 앞에 놓고 우선 한 잔을 가득 Thu, 04 Apr 2024 08:34:45 GMT 천소이 /@@2mwg/61 나에겐 무거운 아름다움, 프라하에서(1) - - 그러나 아름다운 /@@2mwg/51 &quot;더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 수 없도록, 그들은 시계공의 눈을 멀게 했습니다. 눈먼 시계공이 만든 천문시계는 프라하에 있습니다.&quot; 시계공이 더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 수 없도록 프라하 시민들이 그의 눈을 멀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순간부터, 시계공의 눈과 맞바꾼 그 아름다운 천문시계를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차올랐다. 내 안에 프라하<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mwg%2Fimage%2FSrgL5cNxcPHhwYspCf9Un3Ku2X4.jpg" width="480" /> Sun, 31 Mar 2024 04:53:14 GMT 천소이 /@@2mwg/51 떠남과 머무름의 사이, 코펜하겐에서 - -&nbsp;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2mwg/50 빗방울이 떨어지며 그리는 궤적이 여릿하게 보일 만큼, 연회색의 벽돌 바닥을 조금 더 짙은 색으로 칠할 만큼, 딱 그만큼만 비가 내렸다. 우산을 쓰는 사람과 겉옷에 붙어 있는 모자를 뒤집어쓰고 가는 사람이 절반 정도, 딱 그 정도. 코펜하겐은 두 번 갔다. 두 번 모두 짧게 머물렀고, 비가 내렸다. 교환학생으로 덴마크에 가 있던 D가 공항에 마중 나왔다. <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2mwg%2Fimage%2Fo40tYJ2K5Nt6p76OxN-X9wesad8.jpg" width="240" /> Thu, 28 Mar 2024 13:01:08 GMT 천소이 /@@2mwg/50 마주 잡은 두 손, 오베르쉬르와즈에서 - - 그 겨울의 일주일,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2mwg/49 D는 기억하고 있었다. 화가 반고흐가 삶의 마지막을 담은 도시를 가고 싶다고 말했던 어느 늦은 밤의 대화를. 파리에서 오베르쉬르와즈로 향하는 평일 오전의 기차 안을 채우는 건 간간이 들리는 헛기침 소리뿐이었다. 우린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햇살이 기차 안으로 들어와서 책 읽기가 좋았고, 책 읽는 나를 D가 렌즈 안에 담았다. 책에서 눈을 Sun, 24 Mar 2024 01:34:49 GMT 천소이 /@@2mwg/49 여름의 무곡, 파리에서 - - 여행의 기술, 우리는 밤마다 이야기가 되겠지 /@@2mwg/48 경험의 세계에서 0이 1로 바뀌는 순간, 눈앞에 보이지 않는 내 미래의 무수한 갈래가 다시 무수한 갈래로 쪼개진다.&nbsp;무수의 거듭제곱으로 변하는 무수한 미래가 두려우면서도, 1의 세계를 영영 궁금해할 바에야, 1로 가보는 게 낫다. 10여 년 전, D가 &ldquo;같이 파리에 가지 않을래?&rdquo;라고 제안했던 그 순간부터 내가 내린 결론이다. 올해 초, 파리에 갔다. Thu, 21 Mar 2024 10:22:04 GMT 천소이 /@@2mwg/48 프롤로그 - - 블루버드 북클럽 소개 /@@2mwg/60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하고 다른 결의 고단함 때문에&nbsp;여행지에서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일상과 여행을 순환하며 팽팽한 긴장과 느슨한 여유로움을 왔다 갔다 하며 삶이란 일상이기도 하고 여행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늘 내&nbsp;곁에 있는&nbsp;D와 책 이야기를 하고 삶을 느끼며 만든 여행과 책에 대한 기록을 담고 싶었다. 그리고 이건 우 Sun, 17 Mar 2024 01:32:11 GMT 천소이 /@@2mwg/60 그의 방에서 - - 사랑의 초상 /@@2mwg/47 매우 춥거나 사람이 붐빌 것 같은 날엔 추위와 사람들을 피해 그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곤 했다. 지하철역에 마중 나와있는 그의 얼굴을 발견하고 가볍게 손을 흔들면 그가 다가와서 자신의 재킷 주머니에 내 손을 넣었다. 우린 그의 자그마한 주머니 안에서 손을 잡았다 풀었다 하면서 둘 만 아는 장난을 치며 나풀나풀 걸었다. 그의 집까지 가는 길은 길을 잘 Thu, 28 Dec 2023 13:35:46 GMT 천소이 /@@2mwg/47 외로운 사람이 외로운 사람에게 - - 사랑의 초상 /@@2mwg/46 손을 꼭 잡고 서로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nbsp;연인들이 보였다. 부모의 손을 잡고 조잘대는 아이들과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키득키득 웃는 친구들도&nbsp;보였다. 크리스마스 이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일을 마음껏 도모하며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날. 그를 만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그들의 온기를 흡수하며 찬 몸을 녹였다. Mon, 25 Dec 2023 00:50:50 GMT 천소이 /@@2mwg/46 우리에게 스며든 모든 기억의 조각들 - - 사랑의 초상 /@@2mwg/44 사랑하는 사람을 잊으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마 그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들을 눈앞에서 안 보이게 하는 것 아닐까. 그와 함께 찍은 사진, 그에게 받은 선물들과 편지들, 어딘가로 놀러 가서 산 기념품 등. 상자에 모두 넣어서 테이프로 칭칭 동여매서 집 밖에 버리고 뒤돌아 서는 것. 눈에 안 보이면 마음에서도 안 보인다고 믿는 것처럼. 영화 '이 Thu, 21 Dec 2023 10:53:47 GMT 천소이 /@@2mwg/44 나에겐 언제나 호기심의 대상인 그에게 - - 사랑의 초상 /@@2mwg/43 말수가 적은&nbsp;그의 옆에 앉게 된 건 어느 여름날의 우연이었고, 그 우연을 시작으로 우리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둘 다 말수가 적어서 대화의 총량은 절대적으로 많지 않았지만 충분히 즐거웠던 것 같다. 그러다가&nbsp;우연이 잦아졌고 대화의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그를 계속 궁금해하는 나를 발견했다. 서로를 탐구하는 시간 속에서 우린 취향이 너무도 비슷하다는 것을&nbsp;알게 Sun, 17 Dec 2023 04:28:41 GMT 천소이 /@@2mwg/43 당연하다는 말 - - 사랑의 초상 /@@2mwg/42 때때로 당연하다는 말은 배려를 잃어버린다.&nbsp;당연히 네가 해야 할 일이라든지,&nbsp;내 이야기에 당연히 집중해야 한다든지.&nbsp;서로의 존재가 너무도 익숙해져서 매일 전하는 안부와 다정한 격려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매일 아침 푹 자고 일어났는지 물어보는 그의&nbsp;안부를, 그가 내 앞에 먼저 놓아주는 젓가락을,&nbsp;쉬라고 내어주는 빈자리를, 내 곁에 있는 것을&nbsp;당연하다 Wed, 13 Dec 2023 11:42:08 GMT 천소이 /@@2mwg/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