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타 /@@19J9 백업 저장을 위해 일상 에세이와 '소설용 습작'을 올리고 있습니다. 글의&nbsp;화자는 대부분 글쓴이가 설정한 가상의 인물입니다.&nbsp;그런&nbsp;글들은&nbsp;단편&nbsp;소설을&nbsp;위한&nbsp;습작입니다. ko Mon, 23 Dec 2024 23:30:31 GMT Kakao Brunch 백업 저장을 위해 일상 에세이와 '소설용 습작'을 올리고 있습니다. 글의&nbsp;화자는 대부분 글쓴이가 설정한 가상의 인물입니다.&nbsp;그런&nbsp;글들은&nbsp;단편&nbsp;소설을&nbsp;위한&nbsp;습작입니다. //img1.daumcdn.net/thumb/C100x10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guest%2Fimage%2F6P40bLaiIcwXSvM4GI4r1GlE1nw.JPG /@@19J9 100 100 긴 문장 /@@19J9/1386 많은 수의 사람들이 두세 명으로 무리 지어 재잘거리고 즐거워하고 혹은 기대감에 찬 조용한 미소를 짓거나 일부는 짐짓 꾸며낸 듯한 관심 없다는 표정, 비록 어쩔 수 없어서 이 영화를 보러 오기는 했으나 자신은 이것보다는 좀 더 수준 높은 영화만을 즐겨 보며 이따위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단지 약간의 돈과 시간만을 낼 뿐 자신의 값비싼 진지함은 결코 지불하지 않 Tue, 03 Dec 2024 06:05:46 GMT 윤타 /@@19J9/1386 기억 한구석 /@@19J9/1385 &lt;환각의 나비&gt; 중. 박완서. 헉 하고 숨을 들이쉬면서 천개사 포교원이라는 간판과 함께 빨랫줄에서 나부끼는 어머니의 스웨터를 보았다. 영주는 멎을 것 같은 숨을 헐떡이며 그 집 앞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루 천장의 연등과 금빛 부처가 그 집이 절이라는 걸 나타내고 있었다. 그밖엔 시골의 살림집과 다를 바가 없었다. 부처님 앞, 연등 아래 널찍한 마루에서 Mon, 02 Dec 2024 06:48:51 GMT 윤타 /@@19J9/1385 추운 겨울의 하얀 입김처럼. /@@19J9/1384 &ldquo;너 방금 방귀 뀌었지?&rdquo; &ldquo;어떻게 알았어? 소리도 냄새도 안 났는데?&rdquo; 아주 추운 아침이었다. 그의 체온을, 생명을 품은 따뜻한 방귀는 하얀 입김처럼 엉덩이 부근에서 희끗하고 분명한 형상으로 솟아 나왔던 것이다. _ 덧. 한 작가의 글이 멋져서 오마주(패러디)한 글입니다. Sat, 30 Nov 2024 08:28:46 GMT 윤타 /@@19J9/1384 밋밋함과 자존감 /@@19J9/1383 처절한 복수와 음모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들, 그리고 자극적인 뉴스에 지쳐 &lsquo;피너츠(찰리 브라운)&rsquo; 애니메이션을 하나씩 천천히 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lsquo;밋밋한&rsquo; 콘텐츠가 끌립니다. (물론 찰리 브라운이 그렇게 밋밋하지만은 않습니다) &lsquo;픽 펜&rsquo; 캐릭터를 가장 좋아합니다. 지저분한 외모와 상관없이 자존감 높은 모습이 너무 멋져서요.<img src=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9J9%2Fimage%2Fdn-RHSQ9jOMzyfUfDIvq_QTJZ1E.jpg" width="245" /> Fri, 29 Nov 2024 02:14:20 GMT 윤타 /@@19J9/1383 읽기. 쓰기. 상대성이론. /@@19J9/1382 책을 읽을 때보다 글을 쓸 때가 시간이 세 배 빠르게 흐른다. 실은 (아마도) 책을 읽을 때는 시간이 평소보다 느리게 흐르고 (지루해서) 글을 쓸 때는 평소보다 빠르게 흘러서 (재밌어서)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_ 덧. 역시. 늙지 않으려면 책을 읽어야 합니다. = 느린 시간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_ 또. 덧. 삶이 좀 지루하겠네요. Wed, 13 Nov 2024 12:41:15 GMT 윤타 /@@19J9/1382 오늘의 다짐. /@@19J9/1381 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쩍벌 사피엔스가 박멸되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남고 말겠다. _ 덧. 그래도 30여 년(한 세대) 전과 비교하면 쩍벌 수컷 사피엔스들이 멸종 수준으로 많이 줄었습니다. 그날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ㅎ Sat, 02 Nov 2024 00:45:55 GMT 윤타 /@@19J9/1381 책책파리졸음병 /@@19J9/1380 책을 읽다 보면 갑자기 깊은 구렁에 뚝 떨어지는 것처럼 급격히 잠에 빠질 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증상이 심해진다. 원인은 몸이 피곤해서도 책이 지루해서도 아니다. 책책파리에 의해 매개되는 트리파노소마 부키아(Trypanosoma bookia)에 의한 감염 때문이다. 트리파노소마 부키아(Trypanosoma bookia)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일종 Tue, 29 Oct 2024 06:08:39 GMT 윤타 /@@19J9/1380 분리수거와 오보모프(Ovomorph) /@@19J9/1379 지름이 한 뼘 정도 되는 큰 깡통 쓰레기가 생겼다. 그 안에 콜라나 맥주캔 같은 작은 알루미늄 캔과 스팸 캔을 모아 넣고 작은 비닐봉지에 담은 다음 흐트러지지 않도록 굵은 투명 테이프로 단단히 봉해 문옆 분리수거 두는 곳에 내놓았다. 캔으로 된 먹거리를 많이 먹는 편이 아니어서 작은 비닐봉지라도 분리수거해서 밖에 내놓으려면 석 달 정도 걸린다. 집안에 오 Mon, 28 Oct 2024 07:39:38 GMT 윤타 /@@19J9/1379 글을 쓰는, 글을 잘 쓰는 /@@19J9/1378 오래전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찾아와 자신이 쓴 책을 내게 주었다. 상도 받은 책이라 그가 더 멋지게 보였다. 시각 작업을 전공한 그는 혼자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정식으로 등단한 작가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글은 &lsquo;시각적&rsquo;이다. 내용도 그렇지만 글의 모양도 시각적이다. 글의 의미를 더욱 잘 살릴 수 있도록 글자의 크기, 간격, 기준선, 단락의 레 Sun, 20 Oct 2024 00:41:19 GMT 윤타 /@@19J9/1378 연결 /@@19J9/1377 &lt;픽션들&gt;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lsquo;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lsquo; 가상의 작가 피에르 메나르는 &lt;돈키호테&gt;를 다시 쓴다. 마침표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문장으로. 피에르 메나르는 다른 시대(20세기)에 썼기 때문에 문장은 같지만 다른 소설이라고 주장한다. _ &lt;방랑자들&gt; 올가 토카르추크. &lsquo;재의 수요일 축일&lsquo; 주인공 에릭은 영어를 모르는 외국인 Sun, 13 Oct 2024 05:19:51 GMT 윤타 /@@19J9/1377 스테이크 /@@19J9/1376 &lt;호밀밭의 반항아&gt; 2018. 감독. 대니 스트롱.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소설가 J. D. 샐린저의 이야기. 샐린저가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샐린저는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한다. 샐린저를 비롯한 젊은 병사들은 당연히 부실한 군대 식사에 불평을 늘어놓는다. 병사들은 죽을 확률이 높은 전투에 투입되기 하루 전 날에는 특식 Fri, 11 Oct 2024 02:52:38 GMT 윤타 /@@19J9/1376 재채기 /@@19J9/1375 토요일 오전의 주택가 골목길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10여 미터 앞에 잠깐 집 앞에 나온 듯 편한 옷차림의 젊은 남녀가 걸어가고 있었다. 걸음걸이도 말투도 나긋하고 단정했다. 갑자기 한 중년 남성의 거대한 재채기가 골목길에 쩌렁쩌렁 울렸다. 분명 집안에서 난 소리였는데도 너무나 컸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재채기 소리는 너무 크고 급작스러웠다. 젊은 남녀 Sun, 06 Oct 2024 08:56:56 GMT 윤타 /@@19J9/1375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19J9/1374 나폴리 4부작 &lt;나의 눈부신 친구&gt; 엘레나 페란테. 소설과 드라마(왓챠) 모두 좋았다. 드라마는 정확히 책 한 권을 시즌 하나에 담았다. 현재는 시즌 3까지 볼 수 있다. 시즌 4도 얼마 전에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의 가난한 동네(나폴리)에서 자란 두 소녀의 우정을 &lsquo;감동적&rsquo;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단지 &lsquo;감동적&rsquo;인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아름다우면서도 Mon, 30 Sep 2024 02:21:28 GMT 윤타 /@@19J9/1374 9월의 열대야 /@@19J9/1373 &lsquo;9월의 열대야&rsquo; 뭔가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문학이나 영화제목 같군요. 하지만 실상은. 멸망. 몰락. 쇠망. 파멸. 멸절. 괴멸. 의. Sat, 28 Sep 2024 05:24:47 GMT 윤타 /@@19J9/1373 압도적인 고통 /@@19J9/1372 소년이 온다(2014). 한강. 1980년 광주의 5월을 다뤘다. 작가 한강은 인터뷰에서 &lsquo;압도적인 고통&rsquo;으로 썼다고 말한다. 인터뷰에서처럼, 그동안 내가 봤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드라마, 문학 중 가장 고통스러웠다. 작가의 취재과정이 담긴 에필로그의 한 문장이 가장 슬펐다. 문학적 은유나 묘사가 없는, 상황을 그대로 옮긴 르포 Sat, 28 Sep 2024 05:01:21 GMT 윤타 /@@19J9/1372 불쾌한 골짜기 /@@19J9/1371 마침내. 습관적으로 건물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현관문을 닫는 아랫집 거주자와 마주칠 수 있었다. 불쑥불쑥 솟구치려는 화를 힘들여 억누르고 최대한 작은 말소리로 조금만 살살 문을 닫아달라고 부탁했다. 내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예상대로. 내 &lsquo;부탁&rsquo;에 응대하는 아랫집 거주자의 표정과 말투는 친절했다. 앞으로는 신경 쓰겠다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출 Fri, 20 Sep 2024 03:35:24 GMT 윤타 /@@19J9/1371 명절 전야 /@@19J9/1370 명절이 가까워지면 외출을 삼간다. 평소보다 교통정체는 더 심해지고 난폭운전자가 늘어난다. 길거리도 뭔가 더 시끄럽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자동차의 경적 소리, 뭔가 부딪히는 소리들이 더 잦아지고 커진다. 어제는 교통사고 네 건, 그제는 지하철에서 악다구니를 쓰며 싸우는 인간들을 목격했다. 작년과 재작년도 비슷했다. 명절은 인간들 몸속 깊이 잠복해 있던 &lsquo;분 Fri, 13 Sep 2024 03:53:51 GMT 윤타 /@@19J9/1370 평범한 /@@19J9/1369 지하철에서. 적어도 칠십은 훌쩍 넘어 보이는 노부부가 탔다. 실은 실제로 그들이 부부인지는 알 수 없다. 서로 데면데면한 모양새가 전형적인 오랜 부부처럼 보였을 뿐이다. 마침 그들이 들어왔을 때 내 양 옆에 자리가 났다. 부부는 나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순간 그들이 붙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옮길까 잠시 고민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괜한 오지 Sat, 07 Sep 2024 02:40:59 GMT 윤타 /@@19J9/1369 연기 演技 /@@19J9/1368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역시, 단연, &lsquo;착하고 쾌활한 사람&rsquo;을 연기한 것이었다. 스스로 연기를 잘한다고 착각하며 일찍 매너리즘에 빠진 연극배우처럼. 자기 멋대로 배설하는 못된 인간을 향해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lsquo;재치&rsquo; 있는 농담을 건네며 이렇게 스스로 달래 주었다. &lsquo;나는 좋은 사람이니까&rsquo; 그건 단지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기 급급한 보호 Wed, 04 Sep 2024 04:32:06 GMT 윤타 /@@19J9/1368 나도 이제 늙었구나.라고 느낄 때 7. /@@19J9/1367 &ldquo;되련님!~~&rdquo; 동네 골목길을 지나다 한 젊은 남자가 누군가를 부르는 &lsquo;친절하고 상냥한&rsquo; 목소리를 들었다. 아니. 이것은 옛날 드라마에서 갓 시집살이를 시작한 새댁이 고운 한복에 앞치마를 걸치고 애정과 예의를 담아 (가장하며, 혹은 연기하며) 시동생을 부르는 말일 터인데. 21세기 젊은 남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 다시 부르는 소리를 들 Tue, 20 Aug 2024 03:45:10 GMT 윤타 /@@19J9/1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