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목록
-
루마니아의 마지막 노트, 브란 성 이야기17. 루마니아 브란 성 창백한 피부, 붉게 충혈된 눈, 뾰족한 송곳니, 노출된 정맥을 가진 그들은 햇빛, 불, 마늘, 성수, 십자가를 무서워합니다. 이것은 배운 것도 아닌데 신기할 정도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뱀파이어의 이미지입니다. '루마니아' 하면 아마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드라큘라일 겁니다. 공포, 스릴러, 판타지 장르는 지극히 불호이지만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곳이라니댓글 0 Mar 05. 2025 by 전나무
-
트란실바니아의 꽃, 브라쇼브15. 브라쇼브 낡은 게 편안합니다. 언제부턴지 모르게 낡음과 늙음에 대한 생각을 곁에 두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오래된 것 만이 갖고 있는 고고함, 겹겹의 시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힘, 그런 것이 마음을 누긋하게 합니다. 오래된 중세 마을을 걷다보면 내가 살아보지 못한 누군가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 듯합니다. 그 낯선 풍경들은 이상하리만큼 늘 어색하지 않아요. 집과 담댓글 0 Feb 24. 2025 by 전나무
-
소금 호수14. 루마니아 바르사나 수도원, 투르다 소금광산 새벽이랄 것도 없는 시각, 낯선 도시의 발코니에서 달걀노른자 같은 아침의 빛을 보았습니다. 들러리처럼 하늘을 뒤덮은 자잘한 구름들이 한몫하더군요. 보통 노을이라는 말은 해가 질 때 쓰잖아요. 그런데 사전적 의미로는 해가 뜨거나 질 무렵, 하늘이 물들어 벌겋게 보이는 현상을 노을이라고 하더군요. 루마니아는 단풍도 노랗더니 해도 노랗게 뜨네요. '모댓글 4 Feb 22. 2025 by 전나무
-
마리아 수녀님이 Mother라고?13. 페리 수도원, 시계투 마르마치에이 루마니아의 북쪽에 있는 마라무레슈 주를 검색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독특한 모양의 나무 탑이 있는 수도원들인데요. 약 300개가 넘는 목조 교회 중 약 100개 정도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사실 마라무레슈의 3분의 2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고 그곳에는 아직도 많은 루마니안들이 살고 있다고 해요. 서푼차 블루의 나무 묘비가 늘댓글 0 Feb 21. 2025 by 전나무
-
돌아간다는 것 (merry cemetery)12. 서푼차 즐거운 묘지 '묘지'와 '즐거운'이라는 어울리지 않은 이 단어의 조합이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루마니아 북부의 서푼차(Săpânța)마을에 '즐거운 묘지(루마니아어 : Cimitirul Vesel, 영어 : Merry Cemetery)'가 있습니다. 바이아 마레에 숙소를 정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그곳에 가기 위함이지요. 'Merry Cemetery'라는 이름은 오래댓글 0 Feb 19. 2025 by 전나무
-
루마니아 '부니까(bunica)'11. 바이아 마레 시비우에서의 5박이 휘리릭 지나갔습니다. 오늘은 루마니아의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바이아 마레(Baia Mare)까지 장거리 운행을 해야 합니다. 그곳은 마라무레슈 주의 주도로 우크라이나 국경까지는 불과 50km로 가깝지요. 루마니아에 간다고 했을 때 우크라이나가 코 앞인데 괜찮냐며 걱정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그런 염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우선 든든하게 가댓글 0 Feb 18. 2025 by 전나무
-
드라큘라의 고향, 시기쇼아라10. 루마니아 시기쇼아라 여행할 때 숙소를 자주 옮기면 그때마다 다른 지역의 낮과 밤을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한 곳에 길게 머물며 근교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봇짐장사처럼 매번 짐을 풀고 싸는 게 번거롭기도 하고 뭔가 안정감이 없어서죠. 시기쇼아라에 가려고 합니다. 시비우에서 85km 정도로 당일치기로 다녀올만한 거리죠. 로우 타운에 있댓글 0 Feb 17. 2025 by 전나무
-
루마니아의 클레이 캐슬9. 페어리 밸리 클레이 캐슬 깜짝 놀랄 정도로 예쁜 사진을 발견했어요. '어머나 여긴 어디지?' 하며 위치부터 찾아보았던 그곳은 페어리 밸리 클레이 캐슬 (또는 발레아 자넬로르 점토성 Castelul De Lut Valea Zânelor), 시비우에서 약 40km로 멀지 않았어요. 동화나 요정은 비단 어린아이들만 좋아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굴참나무껍질로 만들어서 굴피집이라고도 불리댓글 0 Feb 16. 2025 by 전나무
-
루마니아 작가가 된 일본인 히키코모리오늘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지금 내 책상에는 <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라는 에세이 한 권이 올려져 있다. 일본인 소설가 사이토 뎃초가 쓴 에세이다. 그는 92년생으로, 일본의 한 대학에서 일본문학과를 졸업 후 취업에 번번이 실패한다. 그 이후 집에 틀어박혀 히키코모리가 된다. 집에 틀어박혀서 영화를 닥치댓글 0 Feb 15. 2025 by 김지아
-
시비우 아이즈(Sibiu Eyes)8. 루마니아 시비우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모든 시간은 두근두근, 셀렘으로 가득합니다. 고풍스러운 올드 타운의 풍경 속을 걸을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지요. 이동 거리를 계산하고 숙소를 찾는 것은 일이 아니라 행복입니다. 노매드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지요. 시비우, 시기쇼아라, 카르티쇼아라, 라즈나리, 시비엘, 티미쇼아라, 클루지 나포카, 바이아마레, 시계투 마르마댓글 2 Feb 15. 2025 by 전나무
-
해발 2,000m, 구름길에 갇히다7. 루마니아 트랜스파가라산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이 청아한 10월의 어느 날, 오늘 달려갈 길은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까? 기대 반, 걱정 반이지만 침착하게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부쿠레슈티 시내를 벗어나 한 동안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길이 이어졌지요. 첫 번째 목적지 비드라루 호수까지는 190km, 약 3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비드라루는 1965년 수력발전을 하기 위댓글 0 Feb 11. 2025 by 전나무
-
루마니아 여행을 시작합니다.6.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비엔나 슈베하트 공항에서 루마니아의 헨리 코안더 국제공항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립니다. 부쿠레슈티(Bucureşti)는 루마니아의 수도로 영어로는 부카레스트(Bucharest)라고 불리죠. 헨리 코안더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30분, 렌터카를 예약한 사무실로 갔습니다. 루마니아 도로세인 비넷이 포함되어 있느냐는 내 질문에 콘스탄차 지역에 갈 예정댓글 5 Feb 10. 2025 by 전나무
-
Chat GPT에게 물어봤습니다.2. return 요즘 챗 지피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챗(Chat)은 '수다를 떨다, 또는 인터넷으로 채팅(대화)하다'라는 뜻이지만 GPT는 어떤 단어의 줄임말일까 찾아봤어요. Generative (생성적) -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코드를 만들어내는 능력 Pre - trained (사전에 학습된) - 방대한 데이터로 미리 공부를 마친 상태 Transf댓글 6 Feb 05. 2025 by 전나무
-
비운의 여성 연주자들오늘은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두 명의 여성 연주자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첫번째 소개할 사람은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1895~1960)입니다. 그는 루마니아의 음악 애호가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세 딸 중 둘째딸로 세 자매 모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그녀는 6살 때 모차르트 소나타를 단 한 번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연주했다고 해요.댓글 4 Feb 04. 2025 by 스텔라언니
-
정반합에 대하여- 그래서 저는 세상이 정반합, 이 순서로 흘러간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얼마전 루마니아에 다녀왔다. 근 일주일간 호텔에 머물렀기 때문에 중식이나 석식은 호텔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현지 사람들이 자주 가는 동네 맛집에서 해결하고 싶었다. 1월의 다뉴브 강녘에는 생각보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비둘기처럼 삼삼오오 거닐고 있었다. 사실, 내가 상상했던 동유댓글 0 Feb 04. 2025 by 일이삼사오육칠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