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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단상뜨개를 하며 물을 마시러 나가다 보니 탁자위에 어제 뜨개질한 주머니가 나란히 놓여있다. 언니들을 위해준비했다며 코바늘과 실을 내놓았다. 뭘하려고 이런걸 꺼내놓는지 알길이 없는 우리는 뭐하려고? 하는 눈길로 쳐다본다. 여행갈 때 약봉지로 쓰면 좋고, 예쁘잖아 한다. 밑부분이 잘 안된다며 같이 떠보자 했다. 그래서 시작된 뜨개는 금방 우리를 엄마와 함께 살던 유년시절로 옮댓글 0 Mar 31. 2025 by 조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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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시 시간에 이 풍경이 망가지기 전에 제 안에 담아두려 합니다달빛 조각을 주머니에 줍습니다다시 밤이 오면 주머니를 털어 텅 빈 나뭇가지에 달아 놓으려 합니다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댓글 0 Mar 25. 2025 by 장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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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BGM | O.S.T of Today of Me시작합니다 내가 살아야 할 날들이 끝도 모르게 펼쳐져 있어 이렇게 황야같을 줄 알았으면 지질학자를 대동할걸 이렇게 춥다 덥다 종잡을 수 없을 줄 알았으면 기상학자를 모집할 걸 가난한 내 생의 주머니엔 음율 몇 개와 문장 몇 줄만 들어 있어 무릎이 꺽일 때, 밤하늘이 유난스러울 떄, 비가 올 때, 해의 위선을 알아챌 때 너무 웃길 때, 조금 아플 때, 기껏해야 내가댓글 1 Mar 21. 2025 by Ggock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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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럴 줄 알고3월 18일 폭설을 대하는 자세 내 이럴 줄 알고 내 이럴 줄 알고,지난겨울 태양을 모아 모아 한 움큼 주머니에 넣어두었다봄이 오는 줄 알고 가볍게 나섰다가3월 18일, 폭설에 얼어붙지 않으려고내 이럴 줄 알고,남쪽으로 떠난 새들에게 아직 연락하지 말라 했다꽃망울에게는 조금만 더 참으라 일렀다현관 신발장엔 어그부츠를 남겨 두었다패딩 주머니엔 핫팩을 넣어 두었다내댓글 0 Mar 18. 2025 by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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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집내내 길을 걸었습니다 바람이 춥지않고 시렸습니다 손을 넣은 주머니가 너무 깊었습니다 가득 넣었던 것들이 잡히지 않습니다 구멍 난 주머니였을지도 모릅니다 자꾸만 신발끈이 풀렸습니다 매듭을 짓는 법을 몰라 자주 넘어집니다 헐렁한 맨발로 가야만 합니다 옷깃만 스쳤는데 너무 아팠습니다 잘 가리라고 옷을 입는 것인데 마음은 맹목적으로 발가벗습니다 부드러운 옷감에댓글 0 Mar 17. 2025 by 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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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에 담긴 나시 포장지에 둘러싸여상자 속에 담긴 채누군가에게로 전해지는상상을 나는 하고는 해떠돌이 강아지의메마른 눈동자와더럽혀진 털을 아는 나는그와 내가 다를 게 없다는 것도 알아흐릿해진 사진 속에그대 눈물이 묻어있어서젖은 손을 괜시리 털고는 해주머니가 젖을 것을 앎에도그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떠나가는 공상을 해헬멧은 머리를 제외한 곳을보호댓글 0 Mar 16. 2025 by 장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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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우주내 가슴속에는 주머니 하나가 있다. 작지만 끝이 없는, 아무리 담아도 가득 차지 않는. 밤이면 별을 한 움큼 따 담고 아침이면 태양을 접어 넣는다. 파란 하늘에 떠가는 구름 한 조각까지 스르륵. 겨울 숲의 마른 나뭇가지 사이 총총히 뛰어다니는 다람쥐 한 마리, 그 조그만 체온도 품어 넣으면 내 주머니 안은 우주보다 넓어진다. 텅 비어 있지만 가득 찬댓글 0 Mar 16. 2025 by lee 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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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복도니 시 곳간 청복 ㅡ 주머니가 늘 허전해서 마음까지 늘 빈털털이처럼 살았다 작은 마음조차 나누지 못하고 그저 맹탕 고마움만 가슴에 품고 살았다 이제 나이 들어 주머니 풀라는 뜻을 알게 되고 조그은 덜 줄 알 게 된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타고난 복이 그렇고 그릇이 또한 작아서 늘 소인으로만 살아온 삶이 부끄럽다 가진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것은 그나마 청복이다댓글 0 Mar 06. 2025 by 도니 소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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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만들자유부 주머니 만들어 전골로 먹기 며칠 전 마트에 갔다가 유부를 발견했다. 분명 아무 생각 없었는데 유부를 보자마자 이건 꼭 사야겠다 싶었다. 한동안 찾던 유부가 갑자기 나타나서 반가운 것도 있지만 한 요리가 떠올라서다. 바로 유부 주머니다. 유부주머니는 유부 속에 당면, 채소 등 재료를 넣어 주머니처럼 만드는 요리다. 처음 유부주머니를 봤을 때 비현실적인 모양에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댓글 0 Mar 02. 2025 by 샤이니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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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소중한사진 : UNSPLASH "저는 소중한 사람을 정말 진실하게 대하고 싶어요. 제가 어떻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아니면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 "정말 소중한 존재라면 주머니부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네."댓글 0 Feb 27. 2025 by 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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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도 주머니가 필요해친애하는 슐츠 씨, 박상 “남자들은 가방 없이 다녀서 편한데 여자들은 핸드백 들고 다니기 귀찮지 않아?” 언젠가 만나던 친구에게 질문을 들은 적 있다. 가방 없이 다니면 편하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가끔 만사 귀찮으면 주머니에 핸드폰과 카드지갑, 립밤만 넣고 출근한 적도 있었으니까. 어깨가 가벼웠고 손목에서 덜렁거리는 촉감이 없어 좋았다. 그래도 오래가진 않았다. 워낙 가방에 많댓글 0 Feb 25. 2025 by 귀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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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주머니 속 손겨울바람이 세차게 휘돌아도 코트 주머니 속은 고요하다. 손끝을 비비며 찾아낸 것은 어느새 따뜻해진 핫팩 하나. 구석에 남은 영수증, 아침에 넣어둔 초콜릿 조각. 살짝 녹아 손가락에 스며든다. 작은 단맛이 겨울을 밀어낸다.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며 주머니 속 손을 움켜쥔다. 바깥은 여전히 차갑지만 이 작은 공간엔 온기가 머문다.댓글 0 Feb 19. 2025 by 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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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해요. 나한테 진짜 사과해요.주머니 안에 동전이 있으면 하루 종일 동전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동전이 두 개가 있으면 더 좋다. 마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감각은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이어져 굳이 동전을 만지지 않더라도 알 수 있다. 때로는 동전들은 어긋나서 내가 원하는 느낌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도 모르게 나만 아는 감각으로 동전을 다시 원하는 느낌으로댓글 0 Feb 13. 2025 by 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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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소유1월 러닝 결산 1 우리는 소유, 이를테면 주머니에 넣어갈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주머니에 들어가지 않고,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것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소유할 수 있다면? 이런 생각에 이르자 갑자기 전시실 안의 낯선 사람들이 엄청 나게 아름다워 보인다. 선한 얼굴, 매끄러운 걸음걸이, 감정의 높낮이, 생생한 표정들. 그들은 어머니의 과거를 닮댓글 0 Feb 01. 2025 by 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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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위한 일이라며 포장하는 아내가 얄밉다설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는 길. 장거리 운전으로 당이 떨어져 주머니에 넣어둔 초콜렛을 꺼내 들었는데 주머니가 너무 따뜻했던 걸까 초콜렛이 온통 녹아 흘러 내린다. 손을 타고, 옷으로 떨어지는 초콜렛에 놀라 나도 모르게 손을 털었는데 '아뿔사' 길 바닥에 떨어지고만 초콜렛과 포장지. 주으려는 찰나, "자기 뭐야, 아니 어떻게 길에다가 쓰레기를 버릴 수댓글 0 Jan 29. 2025 by 부끄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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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시샘닳아져 가는 겨울이 뛴다 뭐가 그리 급한지 가야 할 길이 멀어서인가 그도 아니면 봄 들일라 안달 난 겨울이래 차마 오는 봄 볼 수가 없어서 간간이 주머니 속 하얀 눈 내어 세상에 내리며 뛴다 날 잊지 말라며 봄 오는 길 미끄러움으로 시샘 얼려놓고 마음을 모은다 더디 오라고 겨울아! 뛰지 마러 몸 상할라 봄! 아직은 때가 아니래 오는댓글 18 Jan 28. 2025 by 소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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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 꺾인 꽃 한 송이주머니 속 꺾인 꽃 한 송이 주머니 속, 어두운 구석에 남은 한 송이. 바람을 닮은 모양, 한때는 안아주던 모든 것들. 꽃잎은 흐트러지고 흙에 묻힌 기억들. 그럼에도 손끝을 스치면, 어쩐지 따뜻하다. 무엇도 말하지 않고, 무엇도 묻지 않지만 꽃은 그 자리에서 조용히 머무른다. 언젠가 다가와 너무 오래된 노래를 속삭이는 듯하다. 한 송이, 그저 한 송이댓글 0 Jan 17. 2025 by 박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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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멀미 버스에선 멀미에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최선의 원칙은 그냥 휴대폰 따윈 주머니에 넣어버리고 잠을 자는 것이다. 4분가량의 시간을 가지고 눈을 감는다. 잠에 빠지기 위해 온갖 노력을 가하는데, 첫째,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이 멀미의 최소화에 큰 이점이 있다. 콧물이 자꾸 나오는 걸 막기 위해 휴지를 주머니에 가지고 타는 건 필수. 뭔갈 하겠단 생각을댓글 0 Jan 11. 2025 by 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