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보다는 만남에 적극적인 태도가 기회를 더 많이 만들지 않을까? 골방에 틀어박힌 좋은 메이저사이트에게 누가 다가가나.
괜찮은 메이저사이트들은 이미 다 갔다.
괜찮은 메이저사이트이든 안 괜찮은 메이저사이트이든 인구의 다수가 시집/장가가니 생기는 통계적 착시다. 역으로 괜찮지 않은 메이저사이트들도 이미 많이들 갔다.혼인 연령이 밀리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옅어질 수밖에 없는 주장이다.
외로울 때 메이저사이트 만나지 말라.
배고플 때 빵 먹어야 효용이 가장 크다. 안 외로우면 왜 만나나. 적정 수준의 감정적 결핍이 관계의 만족감을 높인다. 외로우면 아무나 만나니까 그렇다는데 자아가 바로 선 메이저사이트은 그러려야 그럴 수가 없다.
이런 상투적 문장들 중‘메이저사이트 잘 살아야 둘이서도 잘 산다’는 전제 자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유독 자주 말하는 듯하다. ‘메이저사이트 행복하다’는 감각을 온전히 느껴보지 못한 이들의 환상 아닐까.
메이저사이트서 충만한 삶을 통과하고 나니, 싱글일 때 내 집(공간)과 차(기동력)와 관계망(네트워크)을 누려본 채 생활해본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음을 알게 됐다. 이미 결혼 N년차가 된 친구들에게서 뒤늦게 결혼한 이유를 듣고는 놀랐다. ‘빨리 원가족에서 나오고 싶어서’, ‘남들 다 하니까’, ‘때가 됐고 그때는 이 나이를 넘기면 안 된다고 생각 했으니까’ 같은 이유들이 많았다. 몇몇은 졸혼 이후로 메이저사이트 사는 삶을 유예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생각으로 빠지지 않고나한테 질릴 때까지 내 비위를 맞춰보는 시간을 오래 가졌다.잦지 않은 외로움이 이따금 찾아와도 내가 내 기분을 전환시키는 일들을 기계적으로 하고 살면 그 감정은 금세 휘발된다. 나에게 최적화한 공간과 그곳에서의 좋은 습관들을 나의 몸은 기억하고 있다.
그러면서 ‘늙었다’. 노화를 체감했다는 것인데 그건 외적 변화에서 오는 우울이라기보다는 내면이 갈피 없이 진동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시공간의 공백을 견디지 못하는 나답지 못한 모습에 당혹스러웠다. 매우 강력한 공허감과 무료함이야말로 심리적 노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내 삶에 책임질 누군가가 생기기 전에 겪고 지나가서 다행이다.
나 자신은 키울 만큼 키웠다는 결론을 냈다. 싱글로서 즐길 수 있는 일들은 다 해봐서 미련이 없다. 자유롭더라도 유흥에는 딱히 관심이 없다. 그저 아름다움을 자주 즐기고 자연과 교감하며 메이저사이트들과 산뜻하게 연결되는 감각을 좋아하며 살았다. 새로운 영감을 찾아나서는 일에 흥분하는 나를 만나게 되었다. 이런 삶은 완전히 내 것이 되어 누구도 빼앗아 가지 못한다. 그제야 비로소 2인 가구가 되는 꿈을 꾸게 되었다(아니면 아닌 대로 살던 대로 살면 되는 일이다).
메이저사이트의 삶이든, 둘 이상의 삶이든 한 인간이 한쪽의 생활양식만을 택해 죽을 때까지 살기란 고역일 것이다. 메이저사이트였다가도 둘이 되고 싶고, 둘이었다가 셋은 돼야할 듯싶고, 그랬다가 다시 메이저사이트이고 싶은 게 자연스런 심리가 아닐까. 누구와 살더라도 메이저사이트의 감각을 일으킬 나의 시공간적 조건을 명확하게 알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굳이 ‘메이저사이트 잘 살아야’라는 전제 없이도 어느 삶이든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살면 된다. 그 자체로 오롯한 삶 역시 판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