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언덕의 바리」 입장이 시작되면서 객석이 속속 채워졌다. 주변을 살펴보니 내 왼쪽으로 한슬롯 사이트가 비었고, 그 너머로 젊은 여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왼쪽으로 세 슬롯 사이트가 비어 있었다. 잠시 후 남녀 4 명이 들어왔다. 그들은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슬롯 사이트를 찾으려 했지만 아쉽게도 그런 슬롯 사이트는 없었던 듯했다.
그 일행 중 한 명이 내 왼쪽에 앉아있던 여자에게 말했다. “오른쪽으로 한슬롯 사이트만 옮겨주실 수 있을까요?”
요청을 받은 여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저는 이 슬롯 사이트에 그냥 앉고 싶은데요.”
단호하고 명확했다. 누가 그녀의 대답에 딴죽을 걸 수 있겠는가?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네 명의 일행은 두 명씩 각각 흩어져 앉았다.
그녀의 입장을 존중한다. 그래도무척 야박하다는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혹시 그녀는 내 옆에앉게 되는것이싫어서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