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가 만드신 자연은 언제나 경외의 대상입니다. 거대한 산과 바다의 장관만이 아니라 이름 없이 태어난 풀꽃, 강가의 조약돌 하나하나가 눈물겹도록 아름답지요. 그래서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는 ‘모래 한 알갱이에서 세상을 보고, 들꽃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볼 수 있다'고 믿었던 모양입니다. 그 자연 가운데 슬롯사이트는 늘 한 자리에 있습니다. 땅 속에 깊이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죠. 새둥지를 품는 관대함과 눈과 비를 견디는 강인함, 그래서 슬롯사이트는 가장 아름다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그렇듯 슬롯사이트처럼 한 자리에 머물러 모든 것을 품고, 바라며, 버티는 것이 ‘시’인 모양입니다. 바보 같은 시인의 ‘시’ 속에서 그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