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같은 노래를 만날 때가 있다. 김광석, 유재하, 들국화 같은 가수들의 노래는 소설보다 시 같다. 이 노래도 마찬가지다. 처음 <그 또한 바카라 꽁 머니 사랑을 들었을 때 나는 익숙함과 함께 그리움을 느꼈다. 잠들어있던 작은 거인이 기지개를 켜면서 천천히 잠에서 깨는 모습이 연상됐다. 책장 속에 넣어둔 시집을 오랜만에 꺼내서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월 속에 묻어둔 따뜻한 기억을 되찾은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나를 키웠던 서정적인 노래들이 다시 내 눈앞을 떠다녔다.
밤하늘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피아노 선율이 낮게 깔리고 그 위로 별들이 뿜어내는 빛처럼 반짝이는 소리들이 모여 그림을 그린다. 바카라 꽁 머니의 중심에 있는 서영주의 목소리는 연필 같다. 부드러운 양감 속에 선명한 질감이 살아있어서 입체감이 느껴진다. 아픔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내용을 담은 가사는 담담하다. 그래서 현실적이다. 괜찮다는 말로 진실을 전하고 진심을 확인한다. 간결함 속에 간절함을 담았다. 괜찮다는 한마디는 많은 말을 대신한다. 마음이 닿으면 말도 닿는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노래는 아픔도 사랑의 일부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어떤 모습이든 어떤 상황이든 서로를 바카라 꽁 머니라고 부를 수 있다면 다 괜찮다고 말해준다. 본론은 늘 간단하고 할 말은 단순하다. 진심을 담은 한마디가 닿는다. 마음을 품은 한 문장만 남는다. 기억에 남는 것은 화려하고 복잡한 말이 아니라 짧은 시 한 편이다. 그래서 시를 닮은 노래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성내거나 뽐내지 않고 할 말을 전한다. 부드러운 온기를 품은 언어는 세월이 가도 살아남는다.
<구간반복추천
시작-0:30.
먼 우주에서 날아든 신호음 같은 피아노 소리가 두 번 들린다. 처음 나오는 신호음이 우주에서 온 교신이라면 8초 후에 들리는 두 번째 신호음은 화답하는 메시지에 가깝다. 페이드아웃되면서 ‘이 우주 저 편 어딘가 또 다른 바카라 꽁 머니 있다면.’이라는 노랫말이 흘러나온다. 교감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음악적으로 드라마틱하게 형상화했다. 눈을 감고 들으면 까만 밤하늘이 떠오른다.
<바카라 꽁 머니처방전
자정이 가까운 늦은 밤. 구름 없는 맑은 밤. 별 보기 좋은 밤이면 이 바카라 꽁 머니를 들으면서 자주 별을 셌다. 복잡한 생각은 그만두고 무거운 고민을 내려놓은 채 가만히 서서 별을 구경했다. 움직임 없는 고요한 밤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가슴이 답답할 때 까만 밤하늘을 보면서 한 번쯤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