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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06. 2024
담도암4기 환자의 온라인카지노담그기
배추 100kg만큼의 삶의 의지
요즘 누가 온라인카지노을 담아먹냐고 말들 하지만,
나는 취미가 '온라인카지노 담기'인 여자다.
파온라인카지노, 알타리온라인카지노, 오이지, 물온라인카지노, 겉절이 등등. 저렴한 제철 식재료가 눈에 보이면 사 와서 제철온라인카지노를 만들어내는 일이 즐겁다.
해서 하루정성을 다해서 일 년 동안 마음 푸근하게 언제나 꺼내 먹을 수 있는 온라인카지노 담그는 날은 취미의 끝판왕인 중요한 날이라 볼 수 있다.
누가 하라고 시키는 거였으면 온라인카지노날이 노동의 날처럼 피하고 싶은 날이 되었겠지만, 내가 마음이 동해서,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 주변에서 다 말려도 나는 즐겁기만 하다.
시중에서 구입한 김치에서는 맛볼 수 없는, 건강온라인카지노 시원하면서도 익으면서 점점 더 감칠맛 나는 특유의 김치향은 직접 담근 김치를 따라올 수 없다.
작년에는 황석어젓갈을 넣어서 구수한 맛을 내 봤는데 올해는 멸치액젓과 육젓을 써서 경상도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익으면 익을수록 감칠맛 나는 온라인카지노를 담그기로 했다.
시어머니가 안 계신 관계로 시댁에서는 온라인카지노을 담그지 않는다.
홀로 계신 아버님은 해마다 고모님들이 아름아름 챙겨주셔서 조금만 보내드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매번 자꾸 남은 온라인카지노 없냐 물어보시는 걸로 보아 내가 만든 온라인카지노가 입에 맞으신가 보다.
나중에 또 찾으실지도 모르니 넉넉하게 담아놓기로 한다.
친정엄마는 언젠가부터 힘들다고 온라인카지노을 안 하신다.
언니네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러니 온라인카지노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나뿐이다.
언니와 엄마는 아픈 몸에 온라인카지노하다 몸살 난다며 한사코 말린다.
하게 되면 가서 도와주겠다고...
그런데 나는 늘 혼자 하는 게 편하다.
일머리 좋고 손이 재빠른 남편이랑 둘이 하는 게 좋고.
내 집에 온 사람은 가족이든 누구든 대접을 해야 도리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도와주겠다는 고마운 마음마저도 마음의 부담이다.
온라인카지노하고 나서 지친 후에 수육 삶고 손님 접대까지 이어질 것 같아서 그냥 먹을 만큼만 조금 할 거니 걱정 말라고 얘기했다.
절인 배추를 딱 100kg(100포 기아님 주의) 구입해서 담아보기로 한다.
이왕 맛있게 양념하는 거 총각무도 좀 담글 계획이다.
디포리 한 상자에 표고버섯, 황태머리, 건다시마, 양파, 무, 파를 넣고 1시간 동안 푹고아 육수를 먼저 낸다.
육수를 적당량 덜어내서 불려둔 찹쌀 1킬로를 넣고 찹쌀풀을 쑨다.
커다란 대야에 마늘과 생강, 액젓, 육젓, 생새우, 잘게 썬 청각, 고춧가루, 갈아 만든 배, 물엿, 깨소금, 육수와 찹쌀풀을 넣고 잘 섞어주고 3시간 정도 숙성시켜 준다.
채선무우와 쪽파, 갓은 버무리기 직전 양념과 함께 섞어준다.
절인 배추를 샀는데 줄기 쪽이 하나도 절여지지 않아 일일이 칼집을 내어 다시 한번 소금에 절여줬다.
쉽게 생각했었는데...
작년엔 3시간 만에 다 끝냈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엔 좀 더 맛있게 온라인카지노 싶은 마음이 행동을 조심스럽게 만들었는지 이렇게 배추를 절이고 씻고 양념 속을 만들고 재료를 다듬고 나시 5시간이나 지나있었다.
아직 양념은 바르지도 않았는데....
나는 원래 일에 겁이 없는 편이다.
어떤 일이든지 겁 없이 뛰어들고 '뭐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한두 번 엎어졌다가도 그다음에 제대로 해낼 수 있을 만큼 일에 익숙해졌을 때의 성취감은 진정한 기쁨을 맛보게 한다.
그래서 늘 일을 찾아다니고 더 크게 키우다 보니 일복 많다 소리를 듣는가 보다.
그렇게 나는 일하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텐션을 체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일에 욕심을 낸다.
재료준비가 끝나고 아이들과 함께 양념을 다 바르고 중간에 압력솥에 수육도 올려놓고 마무리하니 양념 바르는 건 1시간 만에 후딱 끝이 났다.
막둥이는 배추를 나르고 잔심부름을 하기로 했다.
야물지 않아도 손이 많으니 이래저래 금방 끝났다.
그렇게 조잘거리며 함께 온라인카지노를 버무리고 있는 가족들을 바라보며 바로 이런 찰나의 순간에 좀 뭉클해진다.
귀한 내 새끼들과 남편과 오롯이 함께 무언가를 완성해 내는 과정이 참 감사온라인카지노 복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년에도 꼭 온라인카지노해야지 하고 다짐한다.
다행히 보쌈도 잘 삶겼다.
마지막 정리한다고 바닥에 묻어있는 온라인카지노자국들을 닦고 있자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아 이제 체력이 진짜 바닥이 났구나' 온라인카지노
"내일은 엄마는 무조건 아플 예정이니까 아점은 알아서들 챙겨 먹어."
라고 얘기온라인카지노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이 들었다.
사실은 잠들면서도 걱정이었다.
몸을 너무 혹사시킨 건 아닐까... 이러다 진짜 몸살이라도 나면 안 그래도 면역력도 좋지 않은데 몸살에 감기가 따라오는 건 아닐까 온라인카지노... 계속 걱정이 따른다.
다음날 이른 아침 5시쯤에 눈이 번쩍 떠졌다.
여기저기 몸을 뒤집으며 몸상태를 체크해 봤는데 몸살은커녕 몸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
벌떡 일어나 어제 마무리 못했던 주방을 정리온라인카지노 내친김에 주방베란다까지 싹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압력솥에 밥을 올리고 밥은 보온밥솥에 비우고 구수한 누룽지에 온라인카지노김치를 먹으니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다.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지인들이 옆에서 다들 체력이 좋은가보다. 그래서 버틸힘이 있나 보다 이야기할 때.
아닌데 나 완전히 저질체력인데 온라인카지노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애 셋 키우며, 청소일하며, 직장 다니면서도 그렇게 신나게 일온라인카지노 놀러 다닌 것 보면 쌓아놓은 체력이 있긴 했나 보다.
그렇게 따라와 줄지 모를 체력을 끌어다 당겨가며 열심히 온라인카지노을 했는데 다행히 아프지도 않아서 마무리까지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다.
이번 온라인카지노은 내게 온라인카지노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예전에 나는 암이 나에게로부터 앗아가려는 그 무엇이든지 놓치지 않겠다 다짐한 적이 있다.
삶의 의미든, 생명이든, 정신이든, 유머감각이든...
아마 이번 온라인카지노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사람들은 어디 4기 암환자가 겁도 없이 한두 포기도 아니고 100KG의 온라인카지노을 하느냐고 물을 테지만.
해 보고 싶었다.
해낼 수 있을지도 확인해보고 싶었고.
내가 암으로부터 잃지 않을 수 있는 또 한 가지를 확인한 셈이다.
일상의 그 무엇도 쉽게 포기온라인카지노 싶진 않다.
그것에 빼앗긴다는 표현을 하는 게 맞진 않는 것 같다.
그저 상황에 자연스럽게 적응해 나가는 것일 뿐이지만 어쨌든 내가 가질 수 있을 책임과 능력과 기쁨들을 나는 암환자니까 하며 쉽게 포기해 버리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나 혼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들이 일 년 동안 든든하게 함께 즐길 수 있을 음식이기도 온라인카지노 아직... 이 아니라 앞으로도 쭉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들을 가족들이 마음 편온라인카지노 따습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오늘 나의 다짐은 이루어진 셈이다.
그렇게 나는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적응해 나갈 것이고 그 안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것들을 조심스럽지만 기분 좋게 성취하며 행복한 매일매일을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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