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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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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6. 2024
적막한 바카라네 집이라오
바카라네 집은 좀 삭막하답니다.
그나마 생일들은 대충 챙기지만
결혼기념일이나 다른 여타 기념일 같은건
바카라네 집에선 기냥 밥먹는걸로 넘기지라.
꽃? 그 딴거 없고
카드? 오글거려서 오히려 주믄
다들 몸을 비틀고 어쩔 줄을 모르는
사막같이 비쩍 마른 땅 같어라.
이제사 이야기지만
사실 원래는 그렇지 않았어라.
바카라와 할배는 이미 야그혔듯이 한 직장 동기였기에
조석으로 눈 마주치던 사이였고
당시 한 낭만 하던 할배는
아침에 바카라 책상 서랍에 편지 넣어놓고 가고
오다가 꺾은 들꽃으로 꽃병 맹글어 놓아주고
그렸지라.
뭐 나쁘진 않았지만
그런 낭만세포가 결여되어 태어난 바카라인지라
받기는 혀도 주지는 못혔지라.
그리고
어찌어찌 결혼에 꼴인혀서
가정을 이루고..
발렌타인데이, 결혼기념일 등등에
07
바카라가 한마디, 아니 두마디 혔어라.
돈두 없음서 뭐하러 이런거 사와야!
(기냥 나중에 부자되믄
다이아몬드 반지나 큰 거 한나 해주라!는 속으로 ㅋㅋ)
바카라는 잔잔바리같은거 필요읎어부러.
큰 거 한나! 로!
하는 통큰 여자여!
그란디
그렇게 주눅이 들어도 주구장창 장미꽃을 드리밀더니만
어느 날부텀인가 싸악 입 씻고 무덤덤해 졌으요.
바카라가 대단허지 않나유?
할배의 감성을 쫘악 말려부렀으요 ㅋㅋ
그랴서
바카라네 집엔 꽃이 읎어요.
바카라가 꽃 하믄 되잖여? 가 안되여.
바카라는 이제 시들어 가니께.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들넘들이라 그런지
야들도 비슷혀요.
보고 자라나야 배워서 할텐디..
보여준기 읎으니께.
그랴도 큰아들은 회사 취직허고
꽃 몇번 보내주더니만
요즘은
맘! 벤모(venmo) 로 돈 보냈으니 식사허셩!
으로 끝. 물론 용돈 보내주니 고맙지만..
이제사 야그지만
감성을 몽땅 쓸어서 쓰레기통에 처박은 걸
바카라는 조금 후회할 때도 있으요.
둘째는 그나마도 읎으요.
맘! 그 딴거 다 필요 읎지?
허거걱!
06
둘째야 엄마도 다이아 반지 갖고 싶은디?
맘! 그건 아빠헌티 받으셔야지요!
ㅋㅋㅋ
그래서
바카라네집엔
싸늘한 공기만이 감도는 집이 되었다는 썰이여!
영상 34도를 넘나드는 요즘
싸늘한 공기! 좋지라!
대학교 댕길 때 배웠던
신포도 기재가 떠오르는 구먼.
나무 위의 포도를 먹고 싶지만 너무 높아서 따먹지 못하게 된 여우가
" 저건 신 포도라 어차피 못먹어!" 한다던..
갑자기 연극이 끝난 뒤에 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구먼!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바카라!
할배의 감성을 다시 지펴보는 건 어뗘?
이미 바싹 말라 비틀어진 장작에 물 부어도 흡수가 안되야!
한 다섯 트럭은 부어야할틴디
그러다 바카라 성격 더 나빠져 부러!
그나저나
꽃도 못받아
그렇다고
왕다이아반지도 못받아
서글픈 바카라 인생이여!
다 바카라 탓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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