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아니, 안녕하세요. 외할슬롯 머신. '외'자를 붙이니 글이 길어질 듯합니다. 그냥 할슬롯 머신라고 부르겠습니다. 누구인가 싶으시죠? 할슬롯 머신의 둘째 딸의 장남입니다. 많이 울고, 많이 아파 걱정을 크게 끼쳐드린 그 아이입니다. 요즘 자주 떠올라 편지를 써봅니다.
기억하실까요? 옛날이야기입니다. 어린 저를 안고 어머니가 할슬롯 머신를 찾았다고 합니다. 큰 키에 호방한 할슬롯 머신는 모녀를 깊이 안아 주셨을 테지요? 전 약했습니다. 자주 토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요. 용하다는 한의원, 큰 병원을 갔지만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안고 있으면 그나마 괜찮았던 바닥에놓으면 자지러지게 울었다고 합니다. 참 고약한 녀석이지요?
할슬롯 머신는 어머니에게 제일 먼저 잠을 선물로 주신 모양입니다. 피곤에 절어있던 어머니는 잠드셨고, 그때부터 할슬롯 머신는 저를 안고 하루종일 동네를 걸어 다니셨다지요? 저보단 딸을 위한 일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걸어 다니는 할슬롯 머신를 보며, 다른 딸과 아들들이 시기했다는 이야기도 건너 들었습니다.
다른 손녀 손자에게는 안 하셨다지요? 그렇게 어머니가 회복하자, 이제 저를 치료하시겠다고 마음을 먹으신 모양이었습니다. 산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토끼, 꿩, 노루, 뱀, 멧돼지까지. 잡을 수 있는 건 다 잡아 저에게 주셨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건강에 좋을까 봐 그렇게 했을 테지요.
감사합니다. 걱정하신 덕분에 전, 이제 건강합니다. 잘 울지도 않습니다. 어린 시절 울어야 할 양을 모두 울었던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한 모든 이야기는 어머니와 슬롯 머신를 통해 들었던 내용입니다. 기억에는 없습니다. 다만, 마음만은 기억에 오롯하게 남아있습니다.
왜냐고요? 가끔 슬롯 머신 이유 없이 떠오를 때가 있거든요. 거기다, 제가 자그마한 성과라도 낼 때마다 어머니는 낮게 읊조리신 것도 한 몫했습니다.
"너희 외할슬롯 머신가 보셨으면 참 좋아하셨을 거야."
단단한 어머니도 그 문장을 이야기하실 때마다 조금은 촉촉해지십니다. 특히 제가 박사를 땄을 때 가장 마음이 커졌답니다.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봅니다. 딸을 걱정하는 슬롯 머신, 손자를 걱정하는 할슬롯 머신께서 보지 못하신, 아니 어디선가 보고 계시다면, 뿌듯하기 실 바랄 뿐입니다.
문득문득 떠오를 때마다, 저는 마음도 몸도 정돈하곤 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쓴 손자가 어긋나며 자라면 할슬롯 머신의 노력이 의미 없어지는 느낌이거든요. 그 덕분에 전 크게 모나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기억나지 않던 옛날에도, 장성한 지금도 모두 할슬롯 머신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할슬롯 머신. 편지를 읽게 되신다면, 감사한 마음을 보여드립니다. 그리고 당시 노력하시며 저를 키워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바른 마음, 바른 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2024.09.15. 10:34, 고객님 EMS(EE*********KR)의 국내 다른 세계 운송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 우체국(1588-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