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나른한 가을 날씨야. 여름보다도 더 졸립구 햇볕두 따갑구. 어젠 예식장엘 갔다 오고 오늘은 우리 회사 대리님 애기 돌잔치에 갔다 왔어.가을이라 그런지 결혼하는 사람두 많구... 참 좋아 보여서...
언젠가 내가 편지에 쓴 기억이 있는데, 작년에 아르바이트할 때 회사 동료들이라구. 어 아는지 모르겠는데 원래 웨딩드레스 입고 신발을 굉장히 높은 걸 신거든. 근데 신랑이 키가 작아서 그냥 아무것도 안 신고(양말만 신고) 입장하고 퇴장하고 그러더라. 야외 찰영도 했으면서 신부대실에서 연신 사진 찍고 포즈 취하고, 폐백두 다 드리고 나서 또 사진 찍고 뽀뽀하고... 닭살 돋아서 못 봐주겠더라. 질투해도 소용없는 일이겠지만. 어쨌든 몇 번의 결혼식을 다녀보면서 참 힘들겠더라. 장난이 아니야. 너두 한번 해봐. 히히...
슬롯 머신 규칙 여행 가고 싶지 않어? 음... 넌 기회가 많았는지 모르겠네. 근데 어디 여행 다녀왔다는 얘기는 부산 빼고 못 들은 거 같애. 내가 보기엔 그런 자리가 있어두 잘 어울릴 거 같아 보이진 않았는데. 음... 그래두 난 조금은 다닌 편이거든. 그래서 그런지 자꾸 슬롯 머신 규칙 가고 깊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다두 좋고 산도 좋고, 그냥 아무 곳이나 떠나는 게 중요한 거니깐. 상관없는데, 쉽지가 않아. 예전엔 참 많이 다녔었는데. 나이 먹으니깐 것두 쉽지 않은 거 있지. 친구들하고 시간 맞추기도 힘들고, 혼자 떠날려니 왠지 궁상맞구. 아니 것두 그렇지만 혼잔 자신이 없어서 말야. 항상 누굴 의지해 버릇해서 그런가 봐. 이젠 연습 많이 해야 되겠지? 항상 혼자일 테니까. 넌 너무 멀고, 내가 힘들 때마다 기댈 수 없잖아... 얘기가 옆길로 새 버렸네.
혹시, 남산 가봤어? 난 서울에 살면서 여지껏 남산을 한 번도 가본 적 없어.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 거기 드라이브코스가 그렇게 좋다고 하시던데... 너 가봤으면 언제 나 한번 데리고 가줄래? 한번 가슬롯 머신 규칙 싶어. 남산타워도(이젠 서울타워인가?) 올라가 슬롯 머신 규칙 전망대에서 맛있는 밥두 먹구 앉아서 얘기두 하구. 예전부터 그러고 싶었는데... 이제 가을이잖아. 지금 가야 더 좋을 거 같아. 거기 가면 감이 그렇게 맛있대.(아줌마 같지) 가슬롯 머신 규칙 싶은 데야 한두 곳이 아니야. 물론 그렇다고 다 가볼 수 없지만 말야. 넌 네가 가 본 곳 중 어디가 젤루 좋았어? 궁금해서. 너한테 얘기하구 나니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막 설레는 거 있지... 히히.
오늘은 일요일인데 뭐 했어? 또 교회 가서 졸았어? 아니면 음... 우리 삼철이 오늘 뭐 했을까? 내 생각했을까? 아냐, 언제 제대하나 그 생각했을 거야. 항상 하는 생각이지? 제대. 나는 해군도 30슬롯 머신 규칙인지 알았는데 28슬롯 머신 규칙이더라. 육군과 해병이 26슬롯 머신 규칙이고. 공군이 젤 길어. 30슬롯 머신 규칙. 가만 보자 이제 몇 슬롯 머신 규칙 지났나. 네가 13일날 갔으니까... 편지 받아보면 13일 이겠네. 꼭 3달 되었구나. 27슬롯 머신 규칙 남았다. 3슬롯 머신 규칙이나 지났는데. 모야. 그래두 육군보다 길게 남았잖어... 씁쓸하네... 3달이 어딘데. 그래두 한 달, 두 달 하니까 30슬롯 머신 규칙이 금방인 거 같아. 벌써 3달이 지났으니까.
힘내 삼철아! 남자는 군엘 갔다 와야 비로소 남자가 되는 거래. 슬롯 머신 규칙 멋진 남자가 되는 게 그리 쉽겠니.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 더 큰 어른으로 성장하는 거지, 그치? 장하다. 우리 철이. 기운 내. 아냐 넌 벌써 기운 차리고 열심히 적응 중일 거야. 그럼 네가 누군데... 내 남자친군데, 몸 건강하구... 가끔 보름달이나 별똥별을 보면서 소원두 빌구.
1998. 10. 11.
P.S. 오늘 편지가 성의 없다고 슬롯 머신 규칙하지 마. 틀린 곳이 많아서 미안해. 덜렁대서 그렇지 성의 없는 거 아냐. 절대루... 슬롯 머신 규칙 싶어. 빨리 특박 나와라.
공군이 길다는 것을 모르고 입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3슬롯 머신 규칙이나 지났는데도 이제 입대한 육군이 제대하고 한 달을 더복무해야 하는 기간이라는것을 깨우쳐 주니 지금 슬롯 머신 규칙해도 씁쓸하다.
그래도 일요일에는 조금 여유가 있어 주로 종교행사에 참석했다.
기지 내 절에서는 비빔밥과 간식, 성당에서는 조금씩 바뀌는 메뉴의 간식, 교회에서는 초코파이와 캔콜라를 주로 주었다. 콜라를 좋아하는 나에게 간식의 매력도 없지 않았지만 미션스쿨을 6년 동안 다녔기에 좀 더 익숙한 교회를 주로 갔었던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사도신경을 외우고 무수한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따라 부르게 되어서였겠지만, 군대에서는 빈번하게 개종이 이루어지기에 사실 슬롯 머신 규칙를 가든 큰 의미는 없었다. 나 또한 석가탄신일에는 부모님 생각에 절에 가기도 했다.
슬롯 머신 규칙 훌쩍 떠나고 싶은 좋은 계절에 주변에 결혼식과 돌잔치까지참석하고 나니 그녀의 마음이 더 헛헛했던 것 같다. 편지에서 데리고 가 달라고 했던 남산타워... 멀지 않은 곳에 살고 한동안 회사가 인근이었음에 불구하고 한번 가 본 적이 없다. 가슴이 설랠정도인그곳을 어째서 아직까지 가지 못했는지 아쉬운 마음도 든다.
항상 나에 대한 걱정으로 그리고 이어진 위로와 격려로 지면을 채우던 그녀의 마지막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