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하며) 야, 너도 온라인바카라를 보라니깐. 진짜 다 외워! 그러니깐 서울대 1등이지."
"헐. 서울대? (나를 보며) 선생님, 서울대는 공부 잘해야 가는 데죠? 우리 엄마가 나더러 서울대 가라 그랬는데."
"그래? 넌 똑똑하니까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니깐요. 그래서 한 번 가 볼라구요. 선생님도 서울대 나왔죠?"
"아니, 난 서울대 안 나왔어."
"헐. 서울대 안 나왔어요? 공부 잘 못 했어요?"
"(민망한 표정으로) 응..."
"헐. 그런데 어떻게 선생님이 됐어요? 서울대도 안 나왔으면서."
"그러게..."
"(다른 아이가 내 손을 잡아주며) 에이, 선생님도 서울대 나오시지. 그랬으면 책도 외울 수 있잖아요."
"그러게. 선생님도 책 외우고 싶어 지네."
"(다른 아이가) 야! 너 왜 선생님한테 싸가지 없이 말하냐? 선생님 창피하게. 선생님이 공부 못해서 서울대 못 갈 수도 있지. (내 어깨를 토닥이며) 선생님,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지금부터 열심히 책 외우세요."
"응. 위로해줘서 고마워."
"우리 언니가 다니는 수학 학원 원장님이 서울대 나왔대요. 공부 엄청 잘했겠죠? 그래서 저도 서울대 가볼라고요. 선생님도 나중에 서울대 가 보세요."
"아, 그래? 알려줘서 고마워."
"근데 선생님은 책을 다 외우지는 못 하실걸요. 자폐가 아니니깐."
"자폐?"
"네. 온라인바카라가 자폐거든요. 말도 쫌 이상하고 눈치도 없어요."
"눈치가 없어?"
"네. 온라인바카라에 암 걸린 사람이 나온단 말이에요. 근데 그 사람 앞에서 죽는 얘기를 막 하고. 그러니 눈치가 없죠. "
"아, 그래?"
"네, 그래도 온라인바카라(우리 반 아이. 특수학급. 자폐성 장애) 보다는 낫죠. 온라인바카라는 말도 못 하잖아요."
"아, 그런가?"
"근데 이상하잖아요. 성훈이도 똑같은 자폐면서 말을 못 하다니. 성훈이도 온라인바카라 같으면 좋을 텐데."
"아, 그러게."
"근데 성훈이는 왜 말을 못 할까요? 온라인바카라는 말도 잘하는데."
"같은 자폐라도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은가 봐."
"온라인바카라도 어릴 때부터 엄마가 책을 외우라고 말해줬으면 되잖아요. 그럼 서울대도 가고 변호사 시험에서 1등 할 수도 있었겠죠."
"아, 그런가?"
"네. 온라인바카라는 아빠가 어릴 때부터 가르쳤거든요."
"(다른 아이가 끼어들며) 야, 온라인바카라 아빠도 서울대 나왔으니깐 그렇지. 성훈이네 아줌마는 서울대 안 나왔을 걸?"
"헐, 그럼 온라인바카라만 불쌍하잖아. 말도 못 배우고."
"(또 다른 아이가) 야, 서울대라서 말 잘하냐? 서울대 안 나와도 말 잘해. (나를 보며) 맞죠, 선생님? 선생님도 서울대 안 나왔지만 잘 가르치잖아요."
"내가 잘 가르친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우리 엄마도 저랑 우리 형아 공부 잘 가르쳐요. 서울대는 안 나왔지만."
"아, 그러시구나."
"엄마가 그러는데 저는 서울대 갈 수 있대요."
"그래? 하긴, 너 똑똑하니까."
"그니깐요. 그래서 책 많이 읽을라구요. (잠시 생각하더니) 근데 온라인바카라는 서울대는 못 가겠죠? "
"왜?"
"엄마가 책 외우라고 안 가르치잖아요."
"도움반(특수 학급) 선생님이랑 매일 공부하던데?"
"에이, 근데 말을 못 하잖아요. 온라인바카라는 말 잘하고 고래 책도 다 외우는데."
"그러게. 근데 같은 자폐라도 온라인바카라 같은 사람과 성훈이는 다른가 봐."
"에이, 같은 자폐인데 뭐가 달라요? 가르치면 되죠."
"자폐라고 부르는 건 같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많이 나나 봐. 그래도 선생님이 온라인바카라 잘 가르쳐 볼게."
"늦었죠. 2학년인데 아직 말도 못 하는 애를 뭘 가르쳐요?"
"아, 그런가?"
"성훈이네 엄마가 애기 때부터 가르쳤어야죠. 온라인바카라네 아빠처럼."
"온라인바카라네 엄마도 가르치려고 애 많이 쓰셨대. 선생님한테 말해 주셨어."
"헐. 진짜요? 근데 왜 말도 못 하고 글자도 못 읽는데요?"
"똑같이 가르쳐도 너네처럼 빨리 배우는 아이가 있고 온라인바카라처럼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나 봐."
"(다른 아이가 끼어들며) 맞아요. (고개를 흔들며) 온라인바카라는 어려울 걸요."
"어려워?"
"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온라인바카라네 엄마가 엄청 많이 가르쳤대요."
"아, 그래?"
"네. 수영! 온라인바카라가 저랑 같이 수영 다녔단 말이에요. 근데 온라인바카라는 수영은 안 하고 물만 손으로 막 두드렸어요."
"물을 두드려?"
"원래 맨 처음에 준비운동해야 된단 말이에요. 근데 물만 두드렸죠. 코치 샘이 하지 말라그래도 말도 안 듣고. 물에 들어가면 막 울고. 그래서 쫌 다니다 말았죠."
"물이 싫었나?"
"그니깐요. 나도 물이 싫던데. 엄청 차갑고 수영하고 나오면 엄청 춥고."
"아, 그랬구나."
"온라인바카라는 검도도 다니다 말았잖아요. 바닥에 드러눕고 그래서. 관장님이 일으켜도 또 눕고. 말도 안 듣고."
"아, 그랬구나."
"그래도 온라인바카라는 돈 많이 벌겠죠? 변호사니깐요."
"그런가?"
"온라인바카라는 인제 클났죠. 말도 못 하고 책도 못 읽고."
"그런가?"
"책을 읽어야 외울 거 아니에요. 애휴!"
"그런가?"
"온라인바카라는 서울대도 못 가고 변호사도 못 될 건데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겠냐구요."
이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우리 반 아이들도 자폐성 장애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의 자폐인들이 온라인바카라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폐성 장애라도 어릴 때부터 부모가 잘 가르치면 드라마 주인공처럼 특별한 능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폐성 장애인이 매우 제한적인 학습만 가능하다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
드라마 속 온라인바카라를 보기 전까지 우리 반 아이들이 아는 자폐성 장애인은 성훈이가 유일했다. 아이들은 성훈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성훈이도 드라마 속 온라인바카라처럼 잘 살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
잊을만하면 자폐성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나온다. 영화 속 그들은 하나같이 인내가 강하고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덕분에 영화는 따뜻하고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하지만 이는 아주 드문 소수에 해당하는 일일 뿐, 현실의 자폐는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럴 수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폐성 장애를 자녀를 둔 부모에게 영화를 들이대며 걱정해주듯 말한다. 영화 속 아이는 피아노도 잘 치고 마라톤도 잘하던데 당신의 아이도 가르쳐보라고. 당분간은 온라인바카라처럼 변호사를 시키라고 하겠지. 우리 반 아이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러게. 온라인바카라는 어떻게 먹고살지?"
"그니깐요. 자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죠. 애휴."
"그러게. 근데 온라인바카라 엄마도 온라인바카라가 자폐인 걸 처음에는 모르셨대."
"헐. 몰랐다고요? 어떻게 모르지? 딱 보면 아는데. 말도 못 하고 눈도 안 쳐다보잖아요."
"아기들은 다 말을 못 하잖아. 그래서 다른 아기랑 같다고 생각하셨대."
"그런 언제 알았는데요?"
"네 살이 되도록 말을 안 해서 병원에 갔다가 아셨나 봐."
"근데 왜 온라인바카라만 자폐냐구요. 우린 다 아닌데. 온라인바카라네 아줌마랑 아저씨도 자폐 아니잖아요."
"어떤 아이가 자폐로 태어나는지는 알기가 어려운가 봐.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아기 마흔 명 중 한 명이 자폐로 태어난대."
"헐. 그럼 많은 거죠? 근데 우리 학교엔 온라인바카라랑 동원이 형아 밖에 없잖아요."
"맞아. 하지만 다른 학교에도 있고 또 더 이상 학교에 안 다니는 어른 중에도 있대."
"헉. 어른도 자폐가 있어요? 난 못 봤는데.(아이들을 향해) 야, 니네는 봤냐?(아이들 대부분이 못 봤다고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