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떨어진 머리카락이란 존재는 참 신기하다. 마음먹고 찾지 않으면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다가,제 마음 먹고 찾다보면 사방팔방 온 세상에 제 나래를 그렇게나 많이도 펼쳐두었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한올한올 어렵게 집어들다보면 그 '존재감'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집다 다시 뒤돌아보면 분명 깨끗한 바닥에 또 한 올이 떨어져있고또 떨어져있다. 찾다보면숨어있던 얇은 머리카락까지 찾아진다.
가만 생각해 보면, 그들은 딱히 숨어있지도 않았더랬다. 다만 내 관심에 들어있지 않았을 뿐, 관심을 갖고 쳐다보면 온 세상이 그들 판이다.
짧을 때는 나름 견딜만하다. 머리가 길어지면 떨어지는 머리카락도 두 세 배는 늘어난 느낌이다.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보고 퍼뜩 놀랄 때가 있는데 하루에 평균 50개에서 100개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이라 한다. 이렇게 많이 빠지는 데에도 그리 티나지 않게 머리가 남아있는 걸 보면서 매일 재생하고 나오는 세포성장에 잠시 바카라 토토하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나는 바카라 토토병에 걸린 것 같다. 바카라 토토병이라고 칭하면서도 그에 바카라 토토하니 진짜 바카라 토토병인거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냐면, 아침 다이어리에서 비롯되었다. 내 다이어리의 구성은 이렇다. 먼저 하루 중 해야할 일 10가지를 적고, 중간에는 바카라 토토할 일들 20가지를 적는다. 여기까지는 2단을 2개의 표 구성으로 만들었다. 마지막아래쪽은6-7줄의1단으로 구성된표로하루 10분 공부한 내용을 적는다. 처음에 저 20개는 아이디어를 짜내는 내용이었는데 쉽지 않았다.며칠 전부터바카라 토토할 일로 제목을 바꾸니 세상에, 숨어있던 머리카락처럼 온 세상 모든 것이 바카라 토토할 일 투성이라는 걸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