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을 먹고 종이를 구겨 버리려던 찰나, 부서져있던 슬롯 쪼가리. 그러니까 그 바삭한 과자부분이 칼날처럼 우뚝 서있었나보다. 종이를 구기는 힘과 바짝 날이 선 날카로운 밀가루 과자의 만남은상처가 되었다.
오늘 내가 힘을 주어 구겼던, 말했던, 행동했고, 당겼던, 밀었던 모든 것들을 생각해봤다. 이불킥할 것은 없었는가. 과도한 힘을 주진 않았는가. 슬롯 조각은 자기 어필을 하면서 끝내 살을 팼지만, 그 외의 것들은 그저 상처를 받고 돌아서진 않았는가. 아침에 왜 우리 직원에게 그렇게 마이크로 매니징했지. 우리 강아지 똥꼬를 좀 더 조심스럽게 닦아줄걸. 가방 속의 호밀빵을 조심히 담고, 흔들지 말고 가져왔어야 하는데. 힘을 주면, 결국 내가 다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