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쓰며 살지 않을까? 글 쓰는 걸로 돈을 벌 수 있든 없든 나는 평생 글을 쓰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별거 없다. 그냥 글 쓰는 걸 좋아했으니까. 머릿속에 굴러가는 모든 생각들을 주체할 수 없어 글로 쏟아내기 시작했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글들을 어떻게 다 써댔을까 싶을 정도로 썼다. 이 머릿속은 언제까지나 이렇게 복잡하고 얽혀 있을 것만 같아서 나는 내 글쓰기가 끝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가늠이 안된다. 머릿속이 명료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이 얽히고 꼬여 있는 타래들이 그대로 굳어 버린 것 같다. 어떤 것도 이야기하지 못하게 그냥 멈춰버린 것 같다. 녹이고 싶다. 굳어 버린 이 덩어리를 녹이고 싶다. 다시 꼬이고 뒤틀려 버리도록. 하지만 거기서 계속해서 글이 슬롯사이트사이트진다면 만족할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