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 머니 카지노는 과연 응답할 것인가
《프로젝트 꽁 머니 카지노》를 읽고
이 글에는 스포가 담겨 있으니 주의하세요!
《마션》으로 이름을 알린 앤디 위어의 신작 《프로젝트 꽁 머니 카지노》. 이 책은 ‘꽁 머니 카지노호’라는 우주선에서 한 남자가 눈을 뜨는 것으로 시작한다. 컴퓨터의 집요한 질문에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지만, 오랫동안 혼수상태였던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까먹은 신세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는 동료로 보이는 두 명의 싸늘한 시신이 놓여 있다.
웬일인지 실험실의 도구가 낯설지 않고 과학 개념에 빠삭한 그는 이런저런 실험으로 중력가속도를 계산해 낸다. 곧이어 자신이 현재 꽁 머니 카지노에 있지 않으며, 우주선 화면에 보이는 뻘건 항성이 태양이 아님을 눈치챈다. 그의 이름은 라일랜드 그레이스, 직업은 과학 교사. 꽁 머니 카지노를 구하기 위해 우주선에 올라탔지만, 무슨 일인지 우주선은 편도행이다. 그리고 현재 우주선에 홀로 살아남아 꽁 머니 카지노와 다른 태양계에 훌쩍 떨어져 있다. 즉, 그는 ‘헤일메리 프로젝트’를 끝내도 꽁 머니 카지노로 돌아가지 못한다.
이 책은 헤일메리호에서 홀로 살아남은 현재의 그레이스와 꽁 머니 카지노에서 ‘아스트로파지’를 파헤치는 과거의 그레이스를 번갈아 보여준다. 아스트로파지는 그가 이름 붙인 외계 미생물로, 태양을 잠식하여 태양의 빛이 사그라들게 한다. 이로 인해 꽁 머니 카지노에도 빙하기라는 위기가 닥쳐 온다.대개 과거는 그레이스가 떠올리는 대로 등장하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순간부터 일정한 순서로 나타나는 편이다.
수많은 과학적 지식으로 쌓아 올린 이 책은 과학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 그러나 어느 SF 소설보다 탄탄하고 흥미롭다. 영리하게도 이 책은 주인공이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의 상태에서 기억을 되짚고 실험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구성을 택했다. 따라서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다행히 완독할 수 있다(아예 어렵지 않은 건 아니다).
작가의 이러한 성향은 아마 전작 《마션》에서도 나타났을 테지만, 나는 그 책을 사놓고서 여태 읽지 않았다. 동명의 영화로 《마션》을 접한 상태에서 《프로젝트 꽁 머니 카지노》의 인상은 무척 낯설었다. 흥겨운 올드팝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낯선 행성에홀로 남겨진 모습이 아니었다. 바깥에는 컴컴한 우주만이 펼쳐져 있고, 주인공은 우주선을 주변을 떠나지 못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동료의 죽음과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알고 더욱 처연해진다.
이 책은 SF 소설로 접근해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내가 가장 주목한 것은 ‘소통’이었다. 이 책의 보도자료에서도 공생과 연대 그리고 우정을 강조한다. 아마 이러한 점을 많은 독자가 눈치챘을리라 본다. 꽁 머니 카지노 눈떴을 때 처음 만난 로봇부터 이후 만나는 외계 우주선의 낯선 존재까지. 주인공 그레이스가 각각의 대상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살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꽁 머니 카지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통은 대체로 일방적이다. 인류 존폐를 건 꽁 머니 카지노 최대의 고비 앞에 프로젝트의 리더들은 주로 ‘통보’를 한다. 처음에는 이 방식을 끔찍하게 싫어하던 그레이스도 어느샌가 농담을 건넬 정도로 익숙해진다. 심지어 헤일메리호의 로봇조차 꽁 머니 카지노인이 만들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일방통행이다. 정확히 말하면 꽁 머니 카지노인 ‘어른’만 일방적일 수도 있다. 그는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하던 교사 시절을 그리워한다.
반면, 우연히 만난 외계 생명체 ‘로키’와의 소통은 쌍방적이다. 사는 곳의 환경도 외모도대화 방식도 꽁 머니 카지노인과 모두 다르지만, 그레이스는 몇 번의 시도 끝에 로키와 훌륭히 소통한다. 심지어 말도 잘 통한다. 과학적 지식을 갖춘 둘은 실험을 거듭하며 아스트로파지의 비밀을 파헤친다. 그레이스가 홀로 실험하고 결과를 알리면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던 꽁 머니 카지노와는 다른 모습이다.
어쩌면 꽁 머니 카지노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보다 낯선 우주인과의 소통이 그를 일으켜 세우지 않았을까. 프로젝트가 성공하더라도 꽁 머니 카지노가 살아날지 모르는 상태로 홀로 죽어야 한다는 절망감을 이겨낼 만큼. 헤일메리(절망적인 상황에서 적진 깊숙이 내지르는 롱패스를 뜻하는 미식축구 용어이자, 버저가 울리는 순간에 먼 거리에서 던지는 슛을 뜻하는 농구 용어)는 과연 응답할 것인가.
(덧,독서를 마치고 나서 표지를 다시 보면 이야기가 새롭게 느껴진다.)
카피 사진: Photo byVincentiu SolomononUnsplash